[프라임경제] 사회공헌이 주요기업들의 '제3의 경영 패러다임'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칼바람이 몰아치는 냉혹한 자본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화이트칼라 자산집단'으로 굳어진 이미지를 벗기 위한 금융투자업계의 상생 프레임에 새틀이 짜이고 있는 것. 특히 금융투자업계는 매해마다 국내 자본시장의 외향성장에 비해 사회공헌 실적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터라 한국 주식시장을 뒷받침하는 3대 기관인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금융투자협회의 사회공헌활동 강화가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창간특집 아홉 번째 시리즈로 이들 증권유관기관이 꾸준히 펼치고 있는, 하지만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회공헌 활동들을 정리했다.
◆거래소…"방만 경영 꼬리표, 사회공헌으로 뗀다"
우리 증시의 실질적 운영을 담당하는 한국거래소(이사장 김봉수)는 2005년 1월 설립 이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공기업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매년 국정감사 때마다 임·직원의 고액연봉 논란으로 방만경영의 극치라는 세간의 차가운 시선을 받아온 만큼 사회공헌에 임하는 다짐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 2009년 1월 공공기관으로 지정됨에 따라 사회적 책임이 더욱 커진 점을 고려해 임직원의 참여 확대를 통한 나눔경영 확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속가능한 사회공헌 실천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등 사회공익재단 설립, 사회봉사단 창단 및 나눔펀드 조성 등을 나눔경영의 일환으로 실시하는 중이다.
올해 3월 출범한 KRX 국민행복재단과 KRX 행복나눔봉사단은 거래소의 상생 의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거래소는 그간 자선음악회와 사랑의 PC기증 등을 위시해 해외의료봉사, 다산다복 사랑 그림·글짓기 대회, KRX 한국여자축구 희망 프로젝트 등 사회적 기업으로서 활동을 지속했으나 재단 설립과 봉사단 창단으로 보다 체계적인 상생활동을 전개하게 됐다.
이들은 출범 이후부터 국내외에서 다방면의 사회공헌 사업으로 지난달 30일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됐고 각 분야 구호단체와의 다양한 협약을 통해 온정이 깃든 자본의 힘을 과시하고 있다.
국민행복재단은 서울과 부산에 사무소 설치 후 금융교육사업, 인재육성 장학사업, 다문화가정 및 저소득 소외계층 지원사업, 해외협력을 위한 금융협력국 지원사업 등 대규모 사회복지사업을 추진한다는 웅대한 포부를 계획하고 실천 중이다.
금융교육사업으로는 도서벽지 농어촌 어린이 경제교육 도서 배포를 시작으로 저소득 소외계층 청소년 경제교실과 꿈나무 눈높이 경제교실을 차례로 열고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해 저소득층 자녀 학습지원 등 장학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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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국민행복재단이 의료취약계층인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동아대의료원과 함께 무료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
또한 결손가정 생활비 및 장애인 복지시설 지원 등 소외계층 지원사업은 물론 '글로벌 한국거래소(KRX)'라는 슬로건에 맞춰 현재 거래소가 진출한 캄보디아, 라오스 등에 기초생활 및 교육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아울러 'KRX와 함께하는 행복한 세상'이라는 기치 아래 출범한 봉사단은 김 이사장과 김종수 노조위원장이 공동 단장을 맡아 노사화합 측면에서 더욱 의미가 있으며 전체 680여명 직원 중 239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봉사단 운영재원에도 눈길이 쏠린다. 봉사단은 월급에서 1만원 미만의 금액을 떼어내 모으는 끝전 모으기, 최소 1만원 단위의 추가 기부금인 해피머니 등 임직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기금으로 운영된다.
또 봉사단이 끝전으로 마련한 기부금만큼 거래소에서도 후원금을 내는 ‘끝전 매칭그랜트’를 주요 재원으로 삼고 있다.
한편, 거래소는 이러한 사회공헌의 결실로 지난달 6일 '2011 서울사회복지대회'에서 '서울특별시 복지상 후원자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고 8월29일엔 농촌사랑범국민운동본부와 한국표준협회가 주관하는 '농촌사랑 1사1촌 사회공헌 인증기업'으로 선정됐다.
더불어 지난달 1일부터 8일까지를 'KRX 사회공헌주간'으로 선포하고, 모두 150여명의 임직원이 서울과 부산, 대구, 광주 소재 8개 사회복지기관에서 봉사활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또 최근인 지난 17일 KRX국민행복재단은 국제구호단체인 기아대책과 '캄보디아 글로벌 사회공헌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캄보디아에 'IT직업훈련센터'를 세우는 등 사회공헌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선언하기도 했다.
◆예탁원…금투업계 사회공헌 이끄는 첨병
금융투자업계에서 증권 등의 집중예탁과 계좌 간 대체, 매매거래에 따른 결제업무 및 원활한 유통을 위해 설립된 딱딱한 이미지를 가진 위탁집행형의 준정부기관이자 국내 유일 중앙예탁결제기관.
예탁결제원(사장 김경동)은 이렇듯 냉정함이 먼저 느껴지는 업무를 처리하는 기관이지만 의외로 금융투자업계의 사회공헌 활동을 이끄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예탁결제원 임직원들은 이미 1992년부터 자발적 봉사체인 '풀꽃회'를 통해 불우한 청소년들을 돕는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해 왔다. 하지만 이마저도 성에 차지 않아 더욱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공헌활동으로의 발전을 위해 2009년 4월 공익재단인 KSD나눔재단을 출범시켰고 예탁결제원은 지금까지 모두 200억원을 출연했다.
KSD나눔재단은 금융소외지역·계층과 청소년 등을 위한 금융교육, 금융인력 양성 및 다문화가정·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을 위한 장학사업, 해외저개발국 금융인력 양성을 위한 저개발국 지원 등을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다.
이와 함께 예탁원은 나눔재단 외에도 사회공헌활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권오문 전무이사를 위원장으로 지난 6월말 KSD사회공헌위원회를 설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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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탁결제원이 개최한 행복찿기 캠프에 참여한 사회복지법인 디차힐(DichaHill)의 어린이·청소년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또 한국거래소, 한국금융투자협회 등 증권유관기관들의 뜻을 모아 미소금융중앙재단과 기부 협약식을 체결, 이렇게 모은 기부금을 제도권 금융 이용이 곤란한 금융 소외계층인 저소득·저신용 계층의 경제적 자립 지원에 사용하고 있다.
아울러 쪽방촌 도배봉사와 '온누리 상품권'을 사용한 설맞이 장보기 행사, 문화예술인들의 창장의욕을 고취하고 무료대관과 전시작품 구매로 실질적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KSD문화갤러리'까지, 이들의 사회공헌 활동은 말 그대로 때와 장소,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특히 대학등록금 문제가 아직까지 불편한 이슈로 남아있는 현재 더욱 빛을 발하는 공헌활동은 바로 장학금 지원 사업이다. 예탁원은 지난 3월18일 장학증서 수여식을 갖고 초중고생 298명, 학점은행제 30명, 지방대생 30명 등 총 358명에게 연간 7억원의 장학금을 KSD나눔재단을 통해 지원하기로 했다.
예탁원 장학제도의 특징은 초중고생은 고교 졸업 때까지, 대학생은 대학 졸업 때까지 지속 지원, 학비부담 없이 안정적으로 학업에 전념하도록 하는데 있다.
이미 예탁원은 지난 2009년 어려운 형편에도 성실히 공부하는 소년소녀가장과 다문화가정, 장애인가정 등 전국 초중고생 269명과 지방대학 금융관련학과 재학생 29명 등 모두 298명에게 졸업 때까지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한 바 있다.
만리타국 바다를 건넌 해외에서도 예탁원의 사회공헌은 빛을 발한다. 2007년 베트남, 2009년 라오스, 캄보디아, 지난해 몽골, 올해 캄보디아 등 아시아 저개발국가에 해외자원봉사단을 파견,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데 크게 일조했다.
◆금투협…금융교육으로 아름다운 투자 실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투자 '나눔'은 금융투자협회(회장 황건호)의 사회공헌 슬로건이자 철학이다. 무엇보다 금융투자협회는 교육으로 실천하는 사회공헌 활동에 특화한 장점을 갖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산하 투자자교육협의회는 합리적 투자문화 정립과 투자자 보호를 기치로 내건 명실공히 국내 금융교육의 산실이다.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금융투자협회,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증권금융, 코스콤 등 5개 증권유관 기관이 공동 설립한 투자자교육기관으로 2005년부터 7년간 전국을 누비며 금융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올해 투교협은 지난해의 성과를 올해 교육의 기본 바탕으로 깔았다. 지난해 경찰·군인 등 직능별 투자자와 지역 투자자, 온라인교육 수강생 등 22만명과 초·중·고등학교 학생, 교사 11만명 등 모두 33만명의 교육인원이 투교협의 교육시스템을 경험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많은 교육인원 44만명을 목표로 잡고 다양하고 선진화한 프로그램으로 푸른 꿈들을 유혹하고 있다.
놀토 어린이 금융교실, 꿈꾸는 여의도 경제버스, 금융교육 협력학교, 금융특성화학교, 복지시설 청소년 금융교실, 맞춤식 현장방문교육, 경제증권 캠프 등 청소년들의 금융능력을 향상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을 자랑한다.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는 주말을 이용해 자녀들이 엄마, 아빠와 함께 경제공부를 하는 놀토 금융투자교실을 월 2회 진행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놀토 금융투자교실은 미래 금융시장의 주역이 될 우리 청소년의 금융노력 향상을 위해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교육비용을 투교협에서 전액 제공해 부담없이 배울 수 있다.
이와 함께 협회는 사회적 책임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회원사 및 협회 임직원과 함께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해왔다. 이는 기업의 나눔은 단순한 자선이 아니라 일상적 활동이 돼야 한다는 황건호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
쪽방촌 연탄배달, 장애인 배식활동, 사랑의 도시락 배달, 해비타트 사랑의 집짓기 등도 자랑할 만하지만 연계를 통한 사회공헌에 초점을 둔 거대한 '상생 마스터플랜'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이를 위해 사회공헌 신규사업 지속적 발굴 및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Bulls사회봉사단'을 확대 운영하는 한편 'one year one volunteer' 캠페인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내 산학, 지자체 및 NGO단체와의 연계를 강화한 시너지 효과도 노리고 있다.
노사공동 임직원 급여를 갹출한 성금 마련으로 해외구호활동 및 재해성금 기부에 동참하고 있으며 단순 금전기부 이외에 임직원 참여 활동을 확대해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함께 실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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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는 나눔문화의 일환으로 여의도 야외에서 거리 음악회를 진행하고 있다. |
임직원 가족 참여 활동을 확대하기 위해 문화·스포츠 체험활동, 재능기부와 같은 테마 자원봉사 등으로 봉사활동을 다양화했으며 업계 공동 성금기부, 업계 공동 자선음악회, 업계 공동 사랑의 헌혈행사 등 업계의 참여를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금투협은 각 회원사별로 산발적으로 이뤄지는 금융투자업계 사회공헌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고 활성화를 지원하고자 올해 초인 1월24일 '금융투자사회공헌위원회'를 설립했다.
금융투자업계 대표성과 운영 효율성을 고려해 협회 이사회와 연계해 운영하며 금융투자업계 공동의 사회공헌 활동 추진을 통한 업계 사회공헌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6월30일에는 전 회원사 사회공헌 담당 임직원 대상으로 컨설팅 자료 공유 및 교육을 위한 금융투자업계 사회공헌 워크숍을 실시했으며 금융투자인의 모범적 시민의식 함양 및 거리환경 조성을 위해 여의도 길거리·공원 청소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또한 나눔문화의 일환으로 회원사 및 일반인 대상 여의도 야외에서 거리음악회를 펼치고 있으며 정부의 출산정책에 부응하고 사회적 책임과 금융투자업계 직원 자녀의 보육지원을 위해 업계 보육시설 운영을 추진 중이다. 금투협은 이달 19일에도 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사회공헌 워크숍을 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