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 10일 저녁 7시 광산구청 5층 전략사업단. 굉음을 울리며 전투기가 야간 비행에 나서자 전화가 울린다.
광산구청 전략사업단에서 근무하는 A 주무관이 지난 10일 저녁 전투기 소음을 항의하는 주민의 전화를 받고 있다. A 주무관은 전화를 받으면서 일지에 호소 내용을 요약해 적고 있다. |
퇴근을 서두르는 동료들 사이에 앉아있던 A 주무관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수화기를 집어 든다. 불편을 항의하는 전화에 A 주무관은 괜스레 죄송한 마음이 든다. 불편의 내용은 다양하지만 원인은 하나다. 바로 전투기 소음이다.
이날처럼 전투기의 야간 비행이 있는 날이면 군용 비행기 소음 문제를 담당하는 전략사업단 직원 3명은 순번을 정해 야근을 한다. 군부대에 비해 접근이 쉬운 구청에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전화는 전투기들이 모두 귀환한 밤 9시가 넘어서야 잦아든다.
직원들은 지난 4월부터 전화 당번을 서고 있다. 그리고 주민들의 호소 내용을 일지에 기록하고 있다.80여 사례가 기록된 일지를 살펴보면 주민들의 고통이 예상보다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종일 계속되는 굉음으로 아기가 경기를 일으키거나, 집중되지 않는 학교 수업, 두통과 청력 저하 심지어는 정신질환에 대한 공포를 호소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수완지구 등 신도심 지역의 주민들도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달 30일에는 광산구 사회단체 대표들이 제1전투비행단을 직접 찾아가 소음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한 일도 있었다.
광산구는 군 비행기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전투기의 이·착륙 절차 및 항로 변경, 야간 이·착륙 훈련 최소화 등 5개 항의 개선안을 협의했다. 이 과정에서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제1전투비행단을 두 차례 찾아 협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광산구는 궁극적인 소음 대책으로 군 비행장의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민형배 광산구청장은 “당장에는 주민들의 고통과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실행하고, 궁극적으로는 군 비행장이 이전할 수 있도록 지역 사회와 연대해 활동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