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이머징 마켓의 경제 건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10개 신흥국의 경제 건전성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내놓은 ‘글로벌자본 이동과 10개 신흥국의 건전성 분석’보고서에서는 인도네시아, 필리핀의 건전성은 대폭 개선되었으나, 터키, 브라질, 인도는 개선 정도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경영연구소는 BRICs, Next 11, MIKT, MAVINS 등 성장잠재력이 뛰어난 신흥국 중 경제규모가 일정수준 이상이며 최근 주목 받고 있는 한국,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브라질, 멕시코, 러시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0개 신흥국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KB경영연구소는 △해외부문의 통화증발 압력 △통화 및 민간신용의 팽창 정도 △실물경기의 과열 여부 △경제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기초 체력(재정 건전성, 대외채무 적정성) △환율 변동 등 5가지 항목을 중심으로 경제의 건전성 정도를 분석하였다.
이 같은 분석은 과거 신흥국의 경제위기가 주로 △ 해외자본의 유입으로 통화가 과잉 공급되고 내수버블이 발생하면서 경제가 악화되는 경우와 △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내수지출을 과도하게 한 나머지 대외부채가 급증하고 대외채무 지급능력이 떨어지는 경우에 발생하였으며 △ 경제위기가 발생할 때 정부의 재정 건전성에 따라 대응 능력이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KB경영연구소는 국가별로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인도네시아
통화, 국제수지, 재정건전성, 실질금리 등이 적절하게 관리되고 있으며 경제성장률도 (높지만) 추세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등 5가지 항목 모두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분석했다. 인도네시아는 건전성 개선을 바탕으로 최근 유럽의 부채위기 기간에도 환율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필리핀
경제 성장세가 양호하고, 통화공급이 적절하게 관리되는 등 경제 안정성이 대폭 향상되었고 이를 반영하여 환율이 안정적인 절상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재정구조 개선이 미흡하여 해외 통화증발압력이 지속될 경우 (통화관리를 위해 정부의 화폐주조차익이 줄어들어) 정부재정이 악화될 소지가 있다고 보았다.
◆중국
건전성이 양호한 가운데 경기과열, 해외통화증발 압력 등에 대응하여 경제 안정화 정책이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의 경우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해외부문의 통화증발압력이 높은 상황이나 정부는 이에 대응하여 환율절상, 해외자산매입 등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경기연착륙을 위해서 (외국자본이 유입될 수 있는) 금리인상보다는 지준률 인상을 선호하고 있다.
◆터키
터키는 물가안정, 고성장 등이 진행 중이지만 재정구조, 경상수지, 저축률 등 다방면에서 취약점이 노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KB경영연구소는 터키의 경우 투자율이 높지 않은 가운데 저축률이 하락하면서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있으며, 재정구조가 취약하여 최근 나타나고 있는 물가 안정기조가 구조적으로 정착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은 상황을 반영하여 터키의 최근(2011년 하반기) 환율은 큰 폭으로 절하되었다.
◆브라질
양호한 성장세가 이어져 왔지만 재정구조 개선이 미흡한 가운데 통화공급 급증, 물가상승, 경상수지 적자 등이 진행되고 있어 경기과열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저축률이 터키, 남아공과 더불어 10개국 중 가장 낮은 가운데 DSR(외채 원리금 상환액/수출액)이 10개 신흥국 중 터키 다음으로 높다는 점도 건전성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인도
고성장이 지속되고 있고 저축률과 투자율이 높으며 DSR이 양호하다는 점 등이 긍정적이나 경상수지 적자, 재정수지 큰 폭의 적자 등이 진행되고 있어 내수 과열 우려가 상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