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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실업배구연맹 내년 존폐 위기

'광양자원팀' 출전 못해 내년 전국체전서 남자실업배구 시범종목 격하

박대성 기자 기자  2011.10.12 13:2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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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지난해 3월 재창립 된 대한배구협회 산하 실업배구연맹이 내년 존폐위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내년부터 전국체육대회에서 남자 실업배구 종목이 시범종목으로 격하되면서 기업과 체육회의 지원이 대폭 축소되거나 끊기기 때문이다.

12일 대한배구협회 등에 따르면 현재 운영중인 남자 실업배구팀은 현대제철, 용인시청, LG전자, 전북체육회, 광양자원팀 등 8개 팀이다. 이들 팀들의 구성원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에 입단하지 못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이번 제92회 전국체전에선 전남 소속 광양자원팀이 전남배구협회의 방해로 출전이 무산돼, 내년 전국체전에선 남자실업배구가 시범종목으로 격하되게 됐다.

현행 대한체육회 규정 제6조(경기종목)는 당해년도 전국체육대회에 8개 시.도미만이 참가하는 종목은 익년도부터 시범종목으로 실시, 2년이 경과되야 경기종목으로 재검토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시범종목의 경우 채점대상에서 제외된다.

내년에는 메달없는 시범경기를 할 수도 있고, 대학팀과 실업팀을 통합해 지역 예선을 거쳐 경기를 치른다. 하지만 실업팀이 대학팀을 이길 가능성이 거의 희박해 자연스럽게 실업팀들이 해체 수순을 밟게 될 것이란 것이 중론이다.

현재 대학 졸업생 가운데 30% 가량이 프로배구로 진출하고, 나머지 선수들은 실업팀 등 일반 직장으로 움직이는 상황을 고려하면 한순간에 상당수 졸업생들의 진로를 막은 셈.

이번 사태에 이르기까지 전남배구협회 이모 상임부회장의 책임이 크다. 이 부회장은 대한배구협회 심판위원장과 대학배구연맹 부회장겸 심판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이 부회장은 전남배구협회 상집이사회가 광양자원팀의 전국체전 출전을 승인했음에도 불구하고 "5년간 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출전 불가입장을 도 체육회에 전달, 결과적으로 광양자원팀의 체전 출전을 막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최근 광양자원팀 감독은 당시 전국체전출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전남체육회에 진상파악을 요구했으나, 체육회가 일방적으로 전남배구협회의 손을 들어줘 사건을 키웠다고 비난도 받고 있다.

실업배구가 전국체전 정식종목에서 탈락하는 중대 사안이 발생했음에도, 진상을 파악해야 할 상위기관인 전남도청과 대한체육회, 대한배구협회가 현재까지 별다른 진상규명 의지가 없는 것도 논란거리다.

대한배구협회 한 원로는 “대한배구협회 심판위원장이 사태를 이 지경까지 악화시켰다니, 상식적으로 이해 할 수 없다”면서 "회장.부회장과 전무이사 등 중요 임원들이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또 다른 원로는 “이번 사태는 전남배구협회와 대한배구협회에 만연된 부조리와 관행이 드러난 것”이라면서 “자체 정화기능이 없다면, 전남도청과 대한체육회가 나서서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