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우리나라 상장기업 대부분은 지난 2년간 조직개편 수단으로 자산양·수도를 가장 많이 활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회장 박승복)가 12일 발표한 '지난 2년간 상장법인의 기업조직재편실태조사'에 따르면 기업 조직개편 수단으로는 자산양수·도가 211건으로 전체 60.8%를 차지했다.
'합병'은 79건으로 2위, '분할'은 32건으로 다음 순위를 차지했고 영업양수·도는 22건으로 파악됐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주식의 포괄적 이전·교환'은 3건에 머물렀다.
자산양수·도의 경우 대상자산으로는 타법인주식이 128건(60.7%)으로 가장 많았고, 부동산이 72건(34.3%)으로 뒤를 이었다. 특히 코스닥법인의 경우 타법인에 대한 경영권 취득의 수단으로 자산양수를 많이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2년간 상장법인의 자산양·수도 현황 (단위 : 건, %) |
이번 실태조사에서는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인한 매수총액 한도 설정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상당수 상장법인이 합병 등의 추진 과정에서 과다한 현금유출로 인한 재무상태 악화를 막기 위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회사가 매수할 수 있는 매수총액 한도를 설정하고 있으며, 이를 초과할 경우 합병 등을 무산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
매수총액 한도 설정은 합병의 경우 주식매수청구권이 인정되지 않는 소규모 합병을 제외한 전체 20개사 가운데 15개사 (75%), 영업양수·도는 전체 13개사 중 9개사(69%)에 달했다.
합병 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금액 한도 설정 여부 |
특히 코스피법인이 설정하고 있는 주식매수청구 행사규모 한도 설정액은 1사당 평균 1764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행사금액 한도를 초과해 합병이 무산되는 사례도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지난 2009년 호남석유화학은 케이피케미칼과의 합병결의를 하면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규모 한도를 2000억원으로 정했으나, 행사규모가 7000억원규모에 달해 합병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상장협 조사1팀 공시제도파트 윤정재 차장은 "주식매수청구권제도가 신속한 조직재편에 어려움을 발생시키고 있다"며 "미국 24개주에서는 증권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경우 주식매수청구권을 불인정하는 시장예외조항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장법인의 주식은 공개시장을 통한 환가성이 보장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상장법인에 대하여는 합병 등에 대한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의 불인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상장협은 일본에서도 2005년 7월 간이·소규모 영업양수·도제도를 도입한 것을 근거로, 영업양·수도에도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필요 없이 이사회 결의만으로 가능한 간이·소규모 영업양수·도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양수·도 거래 당사자의 일방인 회사가 상대방 회사의 주식을 전부 또는 대부분 소유하고 있어 주주총회 특별결의가 실질적으로 의미가 없거나 중대한 영향의 판단기준이 불명확한 문제점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현행 상법상으로는 간이·소규모 합병 및 주식교환만을 인정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