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장애아동 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성폭행 피해자에 대한 지원사업에 대중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성폭행 피해자 등 다양한 피해자 지원활동에 나서고 있는 (사)한국피해자지원협회(코바, www.trykova.org)의 이상욱 회장(사진)을 만나 협회의 피해자 지원사항에 대해 알아보았다.
얼마 전 회원들과 함께 이 영화를 봤다는 이 회장은 “평소 피해자 지원활동을 통해 이들의 억울한 심정과 어려운 현실을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이번 영화 내용이 실화에 가깝다는 얘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어떻게 아이들에게, 더구나 장애아동에게 이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며칠간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이번 영화 도가니는 광주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 재수사, 인화학교 폐교, 일명 “도가니 방지법”의 국회제출이라는 갖가지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다.
이 영화가 이 같은 파급효과를 일으킬 수 있었던 것과 관련해 그는 “피해자가 방어력이 없는 장애아동인데다 이들을 책임지고 있는 학교 내에서 이런 사건이 벌어졌던 점, 무엇보다 늑대의 탈을 쓴 교직자들의 충격적인 행태가 국민의 분노를 자극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소견을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이 정치적인 논쟁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며 이번 계기를 통해 끊임없이 발생하는 성폭행 피해자 및 일반 범죄피해자들에 대한 언론 및 사회의 관심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 여성 성폭행 사건은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사회적 관심은 여전히 미미하다”며 “예방을 위해서는 전문 지원기관과 연계해 인터넷과 언론을 통해 스토킹 예방, 인터넷 성범죄 예방 등의 사회적 캠페인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회장은 지난 90년 이후 줄곧 사업에만 전념해오다 몇몇 지인들의 권유로 한 범죄피해자지원단체에서 이사로 활동, 이후 2008년부터 몇몇 성폭행 살인피해자 가족들에 대한 지원활동에 동참하면서 지금의 순수민간 협회설립을 결심하게 되었다.
그는 “당시 피해자들의 삶이 범죄로 인해 철저하게 망가지고 뒤바뀌는 모습을 목격했지만 정부의 지원책이 이들이 피해 이후에 겪는 극심한 피해에 비해 너무 미약하다는 것을 느껴 뜻을 같이 하는 지인들과 함께 협회를 설립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남들이 회피하는 피해자 지원활동에 수장으로 나선다는 것은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처음 본 자신을 도와준 것에 대해 감사하고 자신도 이후에 피해자 지원활동에 참여하고 싶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나 지원학생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대학에 합격해 등록금을 추가 지원하는 자리에서 자신도 어렵지만 대학을 꼭 마치겠다는 다짐을 할 때, 피해자 가족들과 함께 성탄절 파티를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들을 볼 때마다 오히려 그들을 통해 기쁨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코바는 현재 범죄피해자와 가족들을 위해 다양한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우선, 이들을 위한 경제적, 정신적 지원과 함께 사회복귀를 위한 지속적인 상담을 해주고 있다. 전문상담을 위해 자체 피해상담자격관리위원회에서는 매년 2회에 걸쳐 피해상담사 1~3급을 양성하기도 한다. 또한, 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제고와 인권보호, 피해지원방법 등에 대한 토론 및 대 정부 정책제언을 위해 매년 2회 학술포럼도 개최하고 있다.
평소 피해자지원활동에 관심 있는 대학생이나 일반인이라면 피해자 가족을 위한 봉사 및 구호활동, 피해자인권보호를 위한 캠페인 참여, 구호물품 수집 및 전달 등 다양한 지원활동에 참여할 수도 있다.
이 회장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0년 15세 이상 전체인구에서 우리사회가 범죄로부터 안전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은 0.5%에 지나지 않으며 63.3%는 범죄 위험에 대해 불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5년 전 조사결과에 비하면 국민의 범죄에 대한 불안감이 매우 높아진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느 날 갑자기 당한 범죄피해 이후의 생활은 고통과 분노, 후회의 연속이며 이러한 삶은 당사자 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큰 고통을 안겨 준다. 이들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협회가 지속적으로 돕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