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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1등’ 정유업계 춘추전국시대

[창간특집③] 분야별 각각 최고…물고 물리는 ‘정유 전쟁 스토리’

전훈식 기자 기자  2011.10.11 14: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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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휘발유 시장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정보가 부족했던 과거와 달리, 여러 매체를 통해 많은 정보를 습득한 소비자들은 자기의 입맛에 맞는 주유소를 선택하고 있다. 게다가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로 국내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이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맞서 국내 정유사들은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각기 다른 전략을 내놓고 있다. 이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총성 없는 ‘오일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프라임경제 창간특집 세 번째 시리즈로, 물고 물리는 국내 정유사들의 경쟁 내막을 정리했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정제 마진 개선과 수출의 호조세로 사상 최대의 매출. 하지만 오히려 전 분기 대비 62%나 줄어든 4513억원의 영업이익.’ ‘휘발유 리터(ℓ)당 100원 할인’ 정책을 진행한 SK이노베이션(이하 SK에너지)의 2분기 실적이다.

에쓰오일 역시 1분기보다 무려 17.7%나 상승한 8조258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62.7% 감소한 2418억의 영업이익을 냈다. 나머지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유가 현상이 지속되자 정유사들은 국민들의 부담을 분담하고자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고 지난 4월7일부터 3개월간 ‘기름값 100원 할인’ 정책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들의 내놓은 할인 정책은 다른 형태로, 시비가 엇갈리는 형국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 정유사들은 각기 다른 전략으로 한정된 내수시장에서 국민의 뇌리에서 남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부동의 1위’ SK에너지

지난 4월5일 국민들의 고유가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SK에너지는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면서 ‘기름값 100원 할인’ 정책을 업계 최초로 실시한다. 업계 1위에서 시작된 할인 정책은 모든 정유사 할인 정책으로 이어졌다.

   
고유가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SK에너지가 실시한 ‘기름값 100원 할인’ 정책은 다른 정유사에게도 이어졌다.

‘업계 1위’ SK에너지는 ‘대한석유공사’라는 이름으로 1964년 국내 최초로 제1정유공장을 가동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40년 이상 석유의 안정적인 공급을 통해 국가 경제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수행해 왔다.

전국 1만3284개의 주유소 가운데 4459개의 주유소를 보유한 SK에너지는 국내 시장에서는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으며 또 2008년부터는 수출이 전체 매출의 54.3%를 차지하며 ‘내수 전문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뗐다.

당시 지속된 유가의 하락으로 시설 투자를 게을리 한 세계 다른 정유사와는 달리,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한 SK에너지는 이후 수출증대를 통해 해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현재는 중국 및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해외 역량 집중을 통해 아·태 지역 메이저 회사로 도약할 수 있도록 본원적인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정유사에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기술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지구 환경의 보전을 위해 SK에너지는 친환경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울산 및 인천 CLX 주변의 환경 보전을 위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도록 규정해 준수하고 있으며 자체관리 기준 규정 등 자사만의 전략목표를 세워 환경경영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창사 첫 1위’ GS칼텍스, 단계적 환원

지난 6월 그간 국내 휘발유 시장 점유율에서 ‘부동의 자리’라 여겨왔던 1위의 주인공이 바뀌는 일이 벌어졌다. 창사 44년 이래 처음으로 GS칼텍스가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지난 6월 국내 휘발유 시장 점유율에서 GS칼텍스가 창사 이래 첫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당시 점유율에서 32.2%를 차지한 SK에너지보다 적은 주유소를 보유하고 있는 GS칼텍스가 32.7%를 기록해 0.5%포인트 차이로 앞질렀다. 카드할인 방식을 선택한 SK에너지에 비해 GS칼텍스의 공급가 할인이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할인이 달랐던 것이다.

GS칼텍스는 여기에 한술 보태 할인 종료 후, 단계적 환원을 업계 최초로 결정했다. 제품 가격이 급변하면 수급에 차질을 줄 수 있어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기름값을 단계적으로 올린다는 것이다.

지난 1967년 5월, 락희화학공업사와 미국 칼텍스석유회사 간의 합작투자계약에 따라 ‘호남정유’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GS칼텍스는 1969년 6월, 일일 원유처리능력 6만배럴 규모의 여수공장에서 시작됐다. 현재 전 세계 정유공장 중 단일공장으로서 전 세계 4위의 시설 경쟁력을 갖춘 여수공장은 국내 하루 평균 석유 소비량의 30%이상에 해당하는 76만배럴의 원유정제시설과 21만5000배럴의 중질유분해실설을 통해 휘발유, 등유, 석유 및 윤활기유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아울러 GS칼텍스는 원유 구입선 다변화를 추진하며 중동뿐만 아니라 러시아 원유를 도입하는 등 하루 76만배럴의 석유정제시설 및 등·경유 탈황시설 등 자동화 생산설비에서 고품질의 석유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국내뿐만 아니라 중동 산등성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에서도 주유소를 운영하면서 고객관리 및 운영시스템을 바탕으로 현지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유망주 현대오일뱅크, 고도화율 국내 1위

원유를 정제 시설에 넣고 끓이면 품질이 낮아 원유보다도 가격이 싼 중질유(벙커C유)가 남는다. 이렇게 남는 중질유가 원유의 40%를 차지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제2고도화 설비 준공으로 업계 최고인 ‘30.8%의 고도화율’을 달성했다.

고도화설비는 이 중질유를 재처리해 부가가치가 높은 휘발유와 경유 등으로 바꾸는 시설을 말하며 저가 원료로 고가 상품을 만든다고 해 ‘지상유전(地上油田)’으로 불린다. 고도화율이 높을수록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 생산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정제 마진을 크게 개선할 수 있어 손익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러한 고도화율과 관련해 국내에서 현대오일뱅크가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달 1일, 현대오일뱅크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2조6000억원이 투입된 제2고도화 설비 준공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기존 시설(6만8000배럴 규모)과 함께 5만2000배럴의 제2고도화시설을 준공한 현대오일뱅크는 일일 원유처리량 39만배럴 중 12만배럴의 고도화가 가능해져 업계 최고인 ‘30.8%의 고도화율’을 달성했다. 

국내 최초의 민간 정유회사인 현대오일뱅크는 1964년 창립 이래(당시 극동정유) 국가 에너지 사업의 발전과 안정적인 수급을 위해 매진에 왔습니다. 특히, 지난 1989년 국내 최초로 중질유 분해시설을 가동해 석유정제 기술을 한 단계 끌어 올렸으며 1994년에는 업계 최초로 '오일뱅크’ 주유소 브랜드를 도입하기도 했다.
 
대산공장 내 108만3000㎡ 부지에 건설된 제2고도화시설은 연 공사인원 220만명, 15톤 덤프트럭 17만대 분량 토사, 레미콘 트럭 4만대 분량의 콘크리트가 투입됐다. 각종 배관들의 길이를 합하면 서울-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920㎞에 달한다.
 
현대오일뱅크는 한층 개선된 수익 구조와 설비 경쟁력, 마케팅 경쟁력을 바탕으로 더욱 성장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동시에 지난해에는 현대중공업그룹의 가족이 됐으며 내년에는 상장도 예상돼,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의 발돋움도 기대되고 있다.

◆‘착한 기름’ 에쓰오일, 활발한 사회공헌

가수 김태원 씨가 딸과 함께 멋진 경치를 느끼며 드라이브를 하면서 따뜻한 대화를 하는 내용이 광고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빠르게 가는 것도 좋지만 길을 돌아가면서 멋진 경치에서 삶의 여유를 찾는 것도 좋다는 내용으로, 이렇게 하는 게 ‘1리터의 힘’이라 해서 기름 광고의 효과까지 볼 수 있는 멋진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착한 기름’이라는 TV 광고룰 진항하고 있는 에쓰오일은 ‘햇살나눔’ 활동을 진행하며 국민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

노란색 간판, 좋은 기름, CM송 등. 새롭게 부각되는 에쓰오일의 이미지다.

쌍용정유에서 사명을 변경한 에쓰오일은 브랜드 색상을 노란색으로 채택하면서 2005년 6월 TV광고부터 본격적인 컬러마케팅을 시작했다. 흑백영상의 광고임에도 불구하고, 테두리와 마지막 기업로고를 선명한 노락색으로 표기해 ‘노란색’과 ‘에쓰오일’이라는 두 단어를 인식시켰다. 뿐만 아니라 2006년 4월부터는 CM송을 추가하면서 ‘경쾌함’ 이미지도 강조하고 있다.

‘좋은 기름’, ‘착한 기름’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해오던 광고는 경쟁사에 습관화돼 있던 고객 행동을 조금씩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단순히 광고 몇 편으로 인지 수준을 높여 구매로 직결시키게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인내심을 유지한 에쓰오일은 시장에 변화를 가져온 것이다.

에쓰오일은 이러한 광고 효과와 더불어 진정성·효과성·적시성을 사회공헌활동 추진원칙으로 삼은 ‘햇살나눔’ 활동을 진행하며 국민들의 호감을 사고 있다. 지역사회와 문화의 발전을 위한 ‘지역사회 지킴이’를 비롯해 △밝고 건강한 사회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을 지원하기 위한 영웅 지킴이 △자연환경을 가꾸고 지켜나가기 위한 환경 지킴이 활동 등으로 전개된다.

여러 사회공헌 활동 중 ‘소방영웅지킴이’는 힘든 근무여건에서도 각종 재난에서 국민을 지켜주는 소방관을 2006년도부터 지원하고 있다. 특히 순직 소방관 가족에게 위로금과 자녀학자금을 지원하고, 연말에 모범소방관들을 표창해 사기를 진작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다.

지난 6년간 순직 소방관 22명의 유족에게 각 3000만 원의 위로금을 전달했으며 순직 및 장애로 인해 퇴직한 소방관들의 자녀들에게 해마다 100명을 선발해 교육비 300만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또 부상 소방관들을 돕기 위한 공상소방관 격려금 지원 프로그램도 함께 시행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회사 수익과 상관없이 햇살나눔 활동을 조직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 기부금 규모를 줄이지 않고 일정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기부 및 봉사 참여율을 80% 이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