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행복한 콜센터’를 모토로 하는 현대해상 콜센터는 상담사들의 심리적 케어를 위해 지난 2010년, 6개월에 걸쳐 주 1회 심리상담 서비스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상담사들의 직무 스트레스를 예방하고 심리적 소진을 해소하기 위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상담체계 구축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현대해상 콜센터는 상담사들이 상시적이고 전문적인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난 6월 사내 상담실 ‘행복쉼터’를 개소했다.
◆정당하게 화낼 수 없는 당신을 위해
많은 정신건강 관련 전문가들이 건강한 스트레스 관리법으로 ‘정당하게 화내기’를 추천하고 있다. 분노에 휘둘리거나 감정적인 대응으로 화를 분출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하고 온당한 방법으로 자신의 감정을 알리는 것은 스트레스 상황을 벗어나게 해주는 지극히 건강한 방법이다.
콜센터 상담사는 정당하게 화를 내기 힘들다. 고객만족을 위해 상담사들에게 기대하는 서비스 수준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지만 정작 이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케어 수준은 여전히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구체적인 스트레스 수준 파악하기
행복쉼터 개소와 함께 가장 우선적으로 실시한 것은 전 상담사들을 대상으로 한 직무스트레스 검사였다. 이 검사는2주간 온라인으로 진행됐으며 현대해상 콜센터 상담사의 80%가 참여했다. 검사 결과 전체 상담사의 43%가 ‘높은 수준’ 이상(Ⅲ~Ⅳ수준)의 스트레스 상태를 보였다.
현대C&R 스트레스 수준 분포를 100점 기준으로 전체 478명중 낮은 수준(Ⅰ, 0~25점) 66명, 일반적 수준(Ⅱ, 26~40점) 204명, 높은수준 (Ⅲ, 41~55점) 172명, 심각한 수준(Ⅳ, 56점 이상) 36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타사 콜센터와 비교했을 때는 낮은 수준이었으나, 다른 직군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무엇이 나를 힘들게 하는가?
지난 3개월 동안 행복쉼터를 내방한 상담사들의 주 호소문제는 크게 직무 스트레스와 결혼생활 및 자녀 양육 문제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직무 스트레스의 경우 고객과의 일방적인 관계로부터 오는 스트레스, 승급과 실적에 대한 부담감, 팀장의 지시적인 태도로 인한 불만, 업무 환경 및 제도로 인한 어려움 등 이었다.
사람과의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는 주변 동료나 가족과의 대화 혹은 상담을 통해 자신의 불쾌한 감정을 비워내고 쌓아두지 않는 연습을 함으로써 관리해 나가야 한다. 다친 감정을 내보이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다시 괜찮은 나, 편안한 나로 돌아가는 작업이 바로 상담인 것이다.
◆직무스트레스로 인한 퇴사 고려자 상담 사례
직무 스트레스에 이어 결혼생활 및 자녀 양육에 관한 문제, 남편과의 갈등, 시댁/친정 식구와의 갈등, 워킹맘으로의 고충 역시 주요 스트레스로 나타났다. 가족과의 갈등 문제의 경우 의사결정 방식이나 생활 스타일 등에서의 차이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높은 스트레스에 따른 이직이나 퇴사, 불친절한 고객 응대 등 콜센터 업무 종사자들에게 나타나는 특정한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맞는 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행복쉼터는 신입직원 응집력 형성 프로그램을 비롯해 퇴사 고려자 심리상담 서비스, 관리자 대상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사내상담실에서 심리 상담을 통해 직원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듣고 있다. 개인적 고민이 아닌 제도적 문제인 경우 그들의 불편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직원과 관리자 사이의 가교역할을 해줄 수 있다. 현재 현대해상 콜센터는 이러한 사항을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더 나아가 어떠한 심리적 특징을 가진 사람이 콜센터 업무에 적합한지를 파악하는 것 역시 사내 상담실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일 것이다.
◆묵은 감정을 내려놓는 곳, 행복쉼터
현대해상 콜센터 행복쉼터가 개소한지 이제 석 달이 조금 지났다.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다. 편안한 쉼터가 되기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이 손을 내밀고 더 오래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현대해상 김현정 상담심리 전문가는 “행복쉼터의 문턱이 지금보다 더 낮아지길 원한다. 우리가 힘들 때 스스럼없이 찾아가 어떤 이야기든 풀어놓을 수 있는 친구나 혹은 무조건 내 편이 되어 주는 엄마처럼 언제든 편히 찾아와 속상한 마음을 쏟아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