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바야흐로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눈앞에 성큼 다가왔다.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 따르면 ‘100세 시대’ 진입시점은 앞으로 불과 10년도 채 남지 않았다. 2020년이면 90세까지 사는 사람이 태반일 것이란 전망이다. ‘장수시대’를 맞아 우리가 가장 신경 써야 할 점은 무엇일까. 아무래도 살기 위해 필요한 최소 기본요소인 ‘의식주(衣食住)’ 해결이 아닐까. 그중에서도 특히 이동성이 약한 ‘주(住)’가 가장 최우선적으로 고려된다. 정부나 민간단체서 노숙자에게 ‘옷(衣)’과 ‘음식(食)’은 나눠주더라도 수면의 공간인 ‘집’을 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은퇴 후 주거선택은 누구에게나 고민스런 문제다. 60세에 은퇴할 경우 40년 동안이나 살아야 할 곳을 골라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100세 시대를 맞아 60세에 은퇴하면 40년 동안 살게 될 집 문제에 대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며 ‘ABC원칙’을 제시했다.
[A] 자기 집에서 보내는 노후
먼저 연구소는 ‘은퇴 후 주거계획 보고서’를 통해 ‘자신의 집에서 보내는 노후(Aging in place)를 생각하라’고 주문했다. 이는 고령자들이 자신의 집에서 독립적 생활을 꾸려가며 삶의 질을 유지하는 주거형태를 말한다. 반대 개념이 노인 요양시설이다.
그러나 위험도 따른다. 고령에 자신의 집에서 생활할 경우 욕실에서 미끄러지거나 집앞 계단에서 발을 헛디디는 등 낙상의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실제 미국의 경우 2003년에만 65세 이상 노인 1만3700명이 낙상해 사망했고, 한국에서도 65세 이상 재가노인 3분의 1이 매년 1회 이상 낙상사고를 당하고 있다.
따라서 연구소는 낙상을 막기 위해 욕실에 미끄럼 방지시설을 갖추는 등 고령자 친화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B] 부동산과 금융자산의 균형
연구소는 또 60대 가구주 자산 중 부동산 비중은 85.6%로 부동산 자산 편중 현상이 심각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특히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안정적 금융자산이 늘어나야 하는데도 오히려 △40대 70.7% △50대 78.6% △60대 85.6% 등 나이가 들수록 부동산 비중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연구소는 주택 과소비 여부 판단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가장 이상적인 사례로 연구소는 네덜란드를 꼽았다. 네덜란드는 가구원 수보다 방이 1개 많은 형태를 띄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장경영 수석연구원 CFP는 “우리나라 일반 가정은 부모와 1~2명 자녀로 이뤄진 ‘보통’에 해당하다가도, 자식들이 성장해 집을 떠나면 주택 ‘과소비’가 된다”며 “불안정한 부동산보다는 매달 현금소득이 생기도록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마디로 ‘부동산 연금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얘기다.
‘부동산 연금화’는 주택규모를 줄이는 다운사이징으로 여윳돈을 마련하고, 그 돈을 일시납 즉시연금에 가입하는 게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7억원짜리 아파트에 사는 60세 남성이 4억원짜리 아파트로 옮기고 3억원을 ‘일시납 즉시연금’에 넣으면 다음달부터 134만원을 받을 수 있다. 또 집을 담보로 맡기고 생활비를 연금으로 받는 ‘역모기지론’도 대안이다.
[C] 사회적 고립 피할 지역선택 중요
이어 연구소는 ‘사회적 고립을 피할 커뮤니티를 찾으라’고 소개했다.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해지면 자연스레 외부활동이 줄고 그로 인해 사회적으로 점차 소외된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사회적 고립이 외로운 죽음으로 이어져 매년 3만명 이상이 ‘고독사’로 세상을 등지고 있다.
이밖에 은퇴 후 주거지로 전원주택을 선호하는 이들이 많은데 몸이 불편할 때를 고려해 대중교통과 의료혜택에 대한 접근성도 고려해야 한다.
다음은 은퇴 후 주거계획 수립 시 고려해야 할 10가지 팁이다.
‧ 주택 과소비를 피하라.
‧ 은퇴까지 남은 기간과 자녀독립 시기를 감안해 주택 소비수준을 조정하라.
‧ 주택 소비수준을 낮추려면 크기를 줄이거나 집값이 싼 지역으로 이사하라.
‧ 현재까지 준비된 평생소득(은퇴자산)을 계산하라.
‧ 부족한 평생소득 보충방법을 찾아라.
‧ 부부가 함께 희망하는 은퇴 후 주거형태를 선택하라.
‧ 자신의 집에서 보내는 노후에 적합한 주거형태를 택하라.
‧ 자신의 집에서 보내는 노후를 위해 필요한 준비를 갖춰라.
‧ 은퇴 후 사회적 고립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지역을 찾아라.
‧ 거주할 지역에서 주변과 활발하게 교류하면서 살기 위한 준비를 갖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