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먼 길을 떠나려면 속이 든든해야 한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말 그대로 긴 여정을 탈 없이 마무리 하려면 잘 먹어둬야 한다는 세인들의 경험담인데요, 최근 국내를 대표하는 항공사가 이러한 얘기를 몸소 실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안타깝게도 구설수에 오르고 말았습니다. 좋은 음식을 제공해야 탈이 발생하지 않았을 텐데, 그만 상한 음식을 제공한 것이죠.
승객이 촬영한 문제의 '상한 나물'. 승객의 항의에 따라 대한항공은 급히 컵라면을 준비했다고 한다. 사진은 포털사이트 블로그 등에 올라있다. |
지난 달 28일 이스탄불에서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대한항공 항공기에서 제공된 비빔밥이 문제였습니다. 한 승객이 기내식을 받아 들었지만 이상한 냄새에 음식을 살피니, 상한 나물이 비빔밥을 장식하고 있던 것입니다.
승객은 “다른 사람이 음식을 더 먹기 전에 방송을 통해 식사 중단을 알려야하지 않냐”고 항의했지만 대한항공 측은 조용히 무마하려 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승객의 항의는 거세졌고 다른 승객들도 이를 알아채자 대한항공 측은 “일부 비빔밥에서 불쾌한 냄새가 나고 있다”며 “원하시는 분들은 기내식을 교체해 드리겠다”고 기내방송을 하고 맙니다.
상황이 진정되기를 기대했지만 승객들은 이미 비빔밥을 대부분 먹은 상태라 남은 승객들의 기내식 거부는 더욱 거세졌습니다.
이번 일을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해당 기내식은 국내에서 제공한 것이 아닌 터키에서 준비해 탑재된 기내식이었고, 대한항공은 승객에게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생각하자니 이날 기내에 있던 승객들의 귀에는 사과가 아닌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터키에서 준비해 탑재된 음식이라고 하더라도 대한항공 기내에서 제공되는 음식은 해당사의 얼굴이나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대한항공은 세계 최고 기내식, 항공사 최초 비빔밥을 표방하며 대고객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고 있던 터라, 이번 사태가 대한항공을 좋게 생각하는 고객들의 믿음에 큰 실망감을 떠안길까 걱정됩니다.
그간 대한항공의 기내식 서비스는 최고를 지향해왔습니다. 대한항공 비빔밥과 비빔국수는 국제기내식협회 ‘머큐리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관련 상들을 잇단 수상했습니다. 게다가 식재료 사전위생 점검 및 품질을 강화하기 위한 인하대 식품안전연구센터도 개소하는 모습에서도 ‘기내식’ 사랑은 충분히 짐작이 됩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대한항공은 지난 5월12일 중국 여행전문지 ‘월드 트래블러 어워드’에서 ‘최고 기내식 항공사’에 선정되기도 했는데요, 단 한 번의 실수로 ‘명불허전(名不虛傳)’ 대한항공 기내식이 국내외 고객들에게 잘못 인식될까봐 걱정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