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주식·환율·금값은 물론 부동산 시장도 짙은 안개 속을 헤매고 있다. 건설시장 침체는 부동산 시장의 불황을 이끌었고, 재테크 수단으로 활발하게 이용됐던 부동산 시장까지 잠잠해졌다. 그나마 움직임이 보이는 매물은 ‘소형’으로 축약된다. 아파트 시장은 중소형이 그나마 분양률에 영향을 미쳤고, 1~2인형 도시형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등 소형 평수만 현상을 유지했다. 수익형부동산 정도만 면피했을 정도다. 10월이 이후 하반기에는 건설경기가 풀리는 시점으로 건설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부동산 시장에 쏠려있다. 본지는 창간 6주년을 맞아 ‘2011년 부동산 트렌드’를 이슈별로 두 번에 걸쳐 정리했다. 먼저 △전세품귀·월세확산 △수익형부동산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해 알아봤다.
‘2011년 대한민국 부동산 트렌드’는 크게 ‘소형’ ‘도시형’ ‘수익형’으로 나눌 수 있다. 아파트, 1~2형 오피스, 소형 미니아파트 등 ‘작으면서’ ‘도심’에 위치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매물에만 눈길이 쏠리고 있는 것.
여기에서 ‘수익’은 과거 투자의 목적보다 안정적인 주거공간 확보라는 측면에서 월세를 받는 정도의 ‘임대수익’을 뜻한다. 전세와 월세를 적절하게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1] 전세품귀…반전세·월세천지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부동산 투자의 초점이 달라졌다. 매매차익을 목표로 했던 투자 방식에서 임대료에 기초한 소득이득을 중심으로 하는 투자 방식으로 전환된 것. 결과적으로 2011년 아파트 트렌드를 보면 고액 중대형 아파트보다 환금성과 리스크 관리가 수월한 실속형 소형을 이용한 임대수익사업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
전세값 상승으로 임대인들은 매달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월세를 선호하고 있다. 이로 인해 월세거래 비중이 늘고 전세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반전세’ 계약 형태까지 출현했다. |
특히 도심 1~2인 가구의 빠른 증가와 함께 부동산 투자가 임대 수익을 극대화하는 형태로 변화하면서 소형주택을 중심으로 한 월세형 임대주택 상품이 활성화 됐고, 기존 아파트 중에서는 저가 소형아파트가 주목을 받고 있다.
또 부분임대형 아파트 같은 새로운 타입의 개발과 도시형생활주택 등 새로운 대체 상품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추세다.
결국 투자 관점과 짐에 대한 마인드가 달라지면서 투자성이 불확실한 아파트 구매의사가 감소하는 대신 전월세 임대시장에 머무는 기간이 늘고 수요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부동산114 김규정 본부장은 “젊은 주택 수요자들의 실질 주택 구매력이 하락하고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임대시장 쏠림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임대인의 경우 매달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월세거래 비중이 늘고 전세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반전세’ 계약 형태까지 출현했다”고 덧붙였다.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 주변의 소형 아파트들은 월세를 선호하고 있고, 잠실의 경우 최근 나오는 아파트 임대는 절반 이상이 반전세나 월세 형태다.
학군이 좋은 강남 지역의 경우 이런 전월세 전환이 타지역에 비해 비교적 활성화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여전히 전세를 선호하지만 교육 문제 등으로 강남 지역에 거주하려는 세입자의 경우 반전세나 월세라도 임대를 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그런가 하면 2011년 아파트 시장 트렌드 중 하나는 지역 양극화가 더욱 심화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지역 경기 수급 현황에 기초한 지역별 차별화가 뚜렷하게 나타남으로써 지역 구매력이 회복된 지방 주요 도시의 거래나 가격 동향이 서울 수도권에 비해 눈에 띄게 활발했다.
아파트 매매가격 역시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부산 등 일부 지방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줄어들고 있는 반면, 수도권의 미분양은 빠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대전 충청권과 강원 등 지역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은 상대적인 상승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 ‘믿을 구석’ 수익형부동산
부동산시장의 투자 패턴이 바뀌었다. 수도권 아파트시장이 침체되면서 아파트 가격이 붕괴, 더 이상 시세차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끌지 못했다. 결국 시세차익 기준이었던 기존의 투자 패턴은 안전한 자산을 선호하는 임대수익형을 선호하게 됐다.
시세차익 기준이었던 기존의 수익형부동산 투자 패턴은 안전한 자산을 선호하는 임대수익형 선호로 무게가 쏠리고 있다. |
현금 10억대 이상인 사람들은 중소형 빌딩을 선호한다. 매달 임대수익도 얻을 수 있고 땅값 상승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5억에 미만의 사람들은 수익형 상품을 선호한다.
과거에는 오피스텔이 주된 수익형 상품이었다. 하지만 공급이 많고, 들어가는 비용이 많아 7%이상 수익을 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 2~3년 후면 과잉공급에 수요자가 떨어질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게다가 지금은 주춤하고 있지만 아파트 시장이 다시 회복되면 소형 오피스텔을 제외한 일반 오피스텔의 수익률은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최근에는 도시형생활주택과 소형 아파트도 수익형부동산으로 인기가 좋다. 작은 평수와 월세로 자리를 잡으면서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아파트는 시세차익을 볼 수도 있고, 세금도 감면해 주기 때문에 수익형부동산에 눈독 들이는 사람들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3] 임대수익 새 개념 ‘도시형생활주택’
1~2인 가구의 빠른 증가와 시세차익에서 임대수익 중심으로 바뀐 부동산투자 트렌드의 변화로 도시형생활주택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지난 상반기에는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불황 속에서 이들 소형 주거상품만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며 ‘나홀로 인기’ 행진을 이어갔다.
정부가 전세난에 대처하기 위해 소형 주택의 공급을 늘리는 정책을 폄에 따라 올 하반기에도 도시형생활주택의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부동산 업계는 보고 있다.
도시형생활주택의 인기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 도시형생활주택이 늘고 있다. 실제 1호선 부천역 인근 역세권에는 도시형생활주택 3곳이 위치하고 있다. |
이 때문일까. 수도권 도시형생활주택 분양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경기도는 2009년에 비해 2011년 분양된 도시형생활주택의 3.3㎡당 분양가가 평균 600만원 가량 높은 1793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은 2010년에 비해 200만원 가량 높아진 평균 1760만원에 분양됐다.
서울, 경기지역의 분양가 상승의 원인은 도시형생활주택 인기와 함께 평면 경쟁과 내부 부대시설에 신경을 쓰면서 업체들이 분양가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서초, 용산 등 지가 수준이 높은 지역에서도 도시형생활주택을 공급하기 시작한 것. 앞으로 대형 건설업체들이 브랜드화 고급화 전략으로 도시형생활주택 사업에 전략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도시형생활주택 분양가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서울 강남, 서초, 용산, 동작에서 2009년 이후 공급된 도시형생활주택 3.3㎡당 분양가격이 평균 2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2009~2011년 현재까지 분양한 서울 36개 단지를 조사한 결과, 강남구가 평균 2686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그 뒤로 서초(2202만원), 동작(2156만원), 용산(2153만원) 순으로 이어졌다.
서울 외각지역인 도봉, 노원, 중랑, 강서, 구로 등은 1500만원 이하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분양됐고, 강남 및 서울중심지역의 고분양가의 원인은 강남, 서울도심의 높은 지가로 인해 도시형생활주택의 사업비 대부분을 차지하는 토지매입비가 높아짐에 따라 고분양가로 책정 될 수밖에 없는 원인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