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올해 3분기 주가 하락과 변동장으로 인해 자금의 단기 부동화 양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투자처를 찾아 투자금을 짧게 운용하는 ‘단타 베팅’에 길들여졌다는 얘기다. 한국금융투자협회(회장 황건호·이하 금투협)가 7일 발표한 2011년 3분기 증권시장 자금동향에 따르면 하락장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예탁금, CMA 등 증시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증시에 있어서는 불편하기 그지없는 3분기였다. 지난 8월5일 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서 불거진 글로벌 위기는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를 타고 한 달여 만에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전역을 뒤흔들었다. 대외적 불안은 고스란히 국내 외국인 자본의 탈출로 이어졌다.
◆ 外人, 3분기 4조5천억 순매도
지난 3분기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매서웠다. 지난 9월말 1769.65포인트를 기록해 앞선 분기 같은 기간 대비 331.04포인트, 15.8%나 주저앉았다. 코스닥 역시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449.66포인트로 저점을 찍었다. 역시 전기 말 대비 29.89포인트, 6.2% 하락한 수치다.
낙폭이 두드러졌던 8월에는 주식거래대금이 전월 대비 48조원까지 크게 증가했지만 시장 불안이 이어지며 9월에는 감소세로 반전됐다.
국내 증시를 흔든 것은 외국인이었다. 글로벌 신용경색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한 외국인 자금이 주식시장에서 급격히 빠져나갔다.
코스피 기준으로 올해 3분기 외국인은 4조5000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000억원, 4조8000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외국인은 같은 기간 국내채권 10조80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말 32.9%를 차지한 국내 주시식장 외국인 자금 비중은 올해 1분기 32.5%, 2분기 32.2%를 기록했으며 지난달 말 기준 32.9%로 일정한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 동양종금 인가종료 CMA 잔고·계좌 급감
증시 불안이 지속되면서 투자 예정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석 달 만에 3조1000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일시적으로 맡긴 돈을 말한다. 장래에 주식 재투자에 이용될 자금으로 예탁금이 늘어났다는 것은 주식을 사기 위해 기다리는 수요가 많다는 것을 뜻한다.
투자자 예탁금은 저가매수세 유입 등 증시불안이 커지자 상당수 투자자들이 현금화에 나선 지난 8월 초 사상 최고치인 22조7000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분기 18조~20조원대를 유지해왔다.
반면 예탁금을 어음·채권 등에 투자해 그 수익을 돌려주는 CMA(Cash Management Account)는 9월말 38조9639억원으로 전기 대비 2조5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이후 CMA 월평균잔고는 39조∼40조원대를 유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9월말 기준 CMA 잔고는 38조9000억원으로 앞선 분기 같은 기간 41조4000억원보다 2조5000억원, 6%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 신용잔고 연중 최저치로 급감
특히 동양종합금융증권의 종금업무 인가가 올해 11월 말 종료됨에 따라 종금형 CMA잔고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말 6조8000억원이었던 종금형 CMA 잔고는 올해 2분기 4조4000억원으로 줄었고 지난 9월말 1조9000억원에 그쳤다.
종금형 CMA 계좌가 감소함에 따라 9월말 현재 계좌 수도 전기말 대비 32만개 줄어든 1134만개로 집계됐다.
한편 하락장 속 변동성 심화로 신용융자 잔고 역시 지난달 30일 연중 최저치인 4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전기말 대비 1조9000억원 줄어든 수치다. 신용융자 잔고는 주가 상승률이 정점에 달했던 지난 5월 2일 연중 최고치인 6조9000억원을 기록한 뒤 5개월 만에 2조7000억원 급감했다.
금투협 신동철 증권시장팀장은 “3분기에는 증시 불안에 따른 관망세 확산 등으로 증권매수 대기자금 성격의 투자자 예탁금이 2분기에 비해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증시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퇘 투자자 예탁금도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