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론스타가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자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를 둘러싼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인수까지는 넘어야 할 걸림돌이 많은 게 사실인 만큼 하나금융의 득실을 계산하는 금융투자업계의 분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서울고등법원 형사 10부는 파기환송심에서 론스타 펀드에 벌금형 250억원을 선고했다. 론스타코리아 유회원 전 대표는 징역 3년, 외환은행에는 무죄가 선고됐다. 론스타가 오는 13일까지 상고하지 않으면 판결이 확정돼 론스타 관련 재판과정은 종결된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론스타가 은행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사전통지를 거쳐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도록 명령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은행 법령에 따르면 대주주가 최근 5년간 공정거래법과 금융관련법을 위반한 경우 대주주 자격이 상실된다. 금융위는 론스타가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론스타의 외환은행 보유지분 10%를 초과한 41.02%에 대해 6개월 이내의 시한을 두고 매각명령을 내릴 수 있다.
현재 하나금융의 가장 큰 리스크는 지체보상금과 계약파기 가능성이다. 하나금융은 론스타와의 계약에 따라 10~11월까지 매달 지체보상금 329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인수계약이 다음 달로 넘어가면 이달에 이어 329억원의 지체보상금 부담이 생긴다.
아울러 론스타와의 계약만료일인 11월 25일 이후에는 구속력이 없어 다시 인수를 위한 재계약을 해야 한다.
이에 대해 금융위는 강제매각 방식을 두고 고민 중이다. 강제매각 방식에 대한 규정 없이 매각 명령을 내리면 론스타는 하나금융에게 외환은행 지분을 매각하면 된다.
그러나 이는 론스타에 유리한 방식인 만큼 시민단체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하다. 현재 시민단체는 시장에서의 매각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투자증권은 론스타 재판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을 긍정요인으로 보고 결국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봤다.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론스타가 유죄로 판결이 확정될 경우 이미 대주주 수시적격성을 사실상 충족할 수 없게 되므로 신속하게 처분명령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하나금융의 3분기 순익은 2224억원으로 추정돼 기존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되지만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6배 수준이라 주가 조정을 적극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목표주가는 하나금융 단독 기준으로 기존 5만1000원을 유지한다"고 조언했다.
삼성증권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남룡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순이자마진(NIM)회복과 충당금 부담 감소에 따른 펀더멘털(기초여건) 개선을 감안할 경우 주가가 저평가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외환은행 인수 성사 때 레버리지 효과를 통한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이 기대된다"며 단기유망종목으로 하나금융지주를 꼽았다.
다만 일부 증권사는 무조건적인 낙관론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보였다.
유진투자증권은 금융위의 결정 등 외환은행 인수가능성이 구체화할 때까지는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며 투자의견 홀드와 목표주가 4만원을 유지했다.
이 증권사 김인 연구원은 "판결이 확정되어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 가능성은 높아진 상황이나 론스타가 고등법원 판결에 반발하여 상고할 가능성과 금융위의 결정에 따라 인수가능성은 유동적"이라고 예상했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도 "론스타 산하의 지속적인 고액배당을 노리고 뛰어든 배당 투자자들도 상당수였다"며 "하나금융지주로 편입 때는 배당성향이 줄어들 수밖에 없어 투자자 입장에선 부정적인 영향도 있다"고 낙관론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한편 7일 오후 1시 3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나금융지주는 전일대비 800원(2.25%) 오른 3만6300원에 거래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