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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 타는 하나금융, 외환은행 인수 ‘첩첩산중’

[집중분석] 대주주적격성·주가급락·주식담보대출 등 묘수찾기 어려워

임혜현 기자 기자  2011.10.07 10: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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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외환은행 합병 당시 허위 감자설 유포 논란에 대해 증권거래법 위반 유죄 판결이 나오면서, 외환은행 매각 문제가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

6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에 대해 유죄판결이 나오면서, 론스타의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생겼다. 유 전 대표의 유죄가 확정되면, 양벌 규정에 따라 론스타도 외환은행 대주주로서의 적격성을 잃게 된다. 은행법 시행령은 은행 대주주 적격성요건으로 최근 5년간 공정거래법과 금융 관련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6일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에 대해 주식 51.02% 중 10%를 제외한 한도초과보유주식(41.02%)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못 한다고 해석했다. 금융 당국은 대주주 적격성 요건을 충족하도록 명령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6개월 내 지분매각 관련 규정은 어떻게?

   
외환카드 관련 파기환송심 판결이 나왔으나, 론스타-하나금융간 가격 재협상 등 여러 문제가 남아 있다. 사진은 을지로 외환은행 본점.
이제 문제는 △론스타가 대법원에 상고하는가, 그리고 상고를 포기할 경우 △가격협상을 어떻게 할 것인가로 귀결된다고 볼 수 있다.

론스타가 대법원에 상고하고, 양벌규정의 고리를 끊기 위해 헌법소원을 내는 등 시간을 벌 가능성이 있다. 서울고법에서 이 사건을 다루게 된 경위 등을 볼 때(7개월 전에 대법원의 파기 환송으로 돌아왔던 사건이기 때문에) 의미 없는 상고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론스타가 상고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간단한 수순으로 흘러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보통 매각을 추진하던 중에 소유주에 불리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 매각 추진이 빨라지는 상황이 기대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워크아웃의 경우인데, 삼안이 워크아웃 상황을 맞으면서, 사실상 프라임그룹의 계열사 중 가장 수월하게 매각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 사례가 있다.

즉, 이전까지는 유동성 위기를 겪던 프라임그룹이 높은 매각 가격을 고수했지만, 워크아웃 이후부터는 매각 주도권이 사실상 채권단으로 넘어가는 국면이 조성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론스타가 이번에 외환은행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됐다고 해서, 바로 하나금융이 유리해진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다.

반 토막난 주가, 협상력 한계상황

문제는 주가하락이다. 하나금융이 가격을 협상하던 조건에 비해 현재 주가가 거의 반 토막이 난 상황이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11월까지로 계약 기한을 연장하면서, 당초 주당 1만4520원이던 외환은행 인수가격을 지난 7월 1만3390원으로 낮췄지만, 현재 외환은행 주가는 7000원대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가격 재협상에 하나금융측이 ‘의욕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의 주가 하락 국면에 대해 론스타가 막바로 가격 조정에 응해야 할 의무를 찾기는 어렵다. 이는 글로벌 경제 사정에 따른 변화로, 계약의 사정 변경을 넓게 인정하지 않는 관행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다. 과거에도 HSBC가 론스타와 외환은행 매각을 타진했다가 가격 조건이 맞지 않아 포기한 전례가 있다.

론스타가 지분을 담보로 하나은행으로부터 1조5000억원을 대출받은 상황도 하나금융에 유리한 협상 국면 조성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과거에는 이 같은 담보 대출이 양자간에 계약을 확실히 묶는 조치로 해석됐지만, 주가가 하락한 상황에는 일방 당사자에게 주식 가치의 상당 부분을 이미 현금화해 앞당겨준 상태와 유사한 모양을 만들게 된다. 론스타로서는 서둘러 재협상에 나설 필요성을 줄이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가격 재협상이 잘 안 되는 경우 하나금융만한 매각 상대를 빠른 시일 내 찾기 어려운지의 여부다. 외환은행과 관련 과거부터 많은 해외 은행들이 관심을 보여 왔기 때문에, 정상적인 상황에서라면 론스타는 외환은행 매각 대금의 협상이 여의치 않더라도 매각 시한 내 다른 상대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 위기로 유동성 위기 상황 우려가 현존하는 상황에 외환은행 인수에 당장 대규모 자금을 투입할 상대가 바로 나서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글로벌 경제 위기로 인한 외환은행 주가 하락 상황은 하나금융에게는 문제의 원인인 동시에, 문제 협상력에 영향을 주는 모호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