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농어촌공사의 무책임과 무사안일 업무처리가 할 말을 잃게 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저수지를 불필요하게 준설하여 예산을 낭비하더니 이번엔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무단으로 산림을 훼손하고 수백그루의 편백나무 등을 무참하게 잘라 야산을 벌거숭이로 만들었다.
한국농어촌공사 전남지역본부 영암지사가 발주한 ‘율치지구 농업용 저수지 둑높이 공사’ 사업 시행을 위해 지난해 11월 전남 영암군 학산면 상월리 산 141-1번지 일대를 벌목했다.
이 사업은 영암지사가 170억 원을 들여 발주하고 A건설이 공사를 맡아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둑 높이기 공사 현장이 아닌 엉뚱한 지역의 나무까지 무차별적으로 벌목했다.
이곳에서만 리키다 소나무 646주와 편백나무 165주를 벌목해 울창한 산림은 오간데 없이 사라져버렸다.
이것도 영암지사의 주장일뿐 땅 소유자는 편백나무 250그루가 잘려 나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고 A건설이 영암군청에 무단벌목 사실을 자진 신고했고, 영암군 고발에 따라 시공사에 기소유예 처분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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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그루 편백나무가 무차별적으로 잘려나간 현장. |
이 과정에서 영암지사는 모든 잘못을 시공사에 떠넘겼다.
분명 시공사의 잘못이 크다. 또 토지 구분을 착각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쉬움을 떨쳐버릴 수는 없다. 이를 감독하고 관리해야할 영암지사가 제 역할을 충실히 했다면 이 같은 문제는 미연에 방지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영암지사가 뒷짐만 지고 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는 않았을 테고 또 현장에 한번 이상은 살펴보았을 텐데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나다니. 이해하기에는 부족함이 많다.
그래서 또 다른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 편백나무는 항암효과가 탁월한 피톤치드를 생성되고 그 효능이 입증돼 톤당 25만~30만원선에서 판매되고 있다.
벌거숭이인 이곳을 예전의 모습으로 되찾으려면 얼마만큼의 세월이 필요한지 모른다. 또 자연이 허락할지도 의문이다.
영암지사의 조금만 신중한 업무처리가 있었다면 편백나무가 무참히 사라지는 일은 없었을 텐데 그저 아쉽기만 하다.
‘율치지구 농업용 저수지 둑높이 공사’와 관련해 이런저런 소문이 무성하다. ‘프라임경제’는 언론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하기 위해 탐사보도를 시작할 계획이다. 시간이 걸리고 고생이 되더라도 끝까지 취재해 부끄럽지 않는 언론으로 남을 것을 약속한다.
한편, 농어촌공사는 저수지를 준설(浚渫)하여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긴급준설사업(사업비 600억원, 대상 저수지 307개소, 준설량 805만㎥)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준설이 필요 없는 저수지까지 포함해 예산을 낭비했다.
또 필요저수량을 과장하거나 유효저수량을 축소하는 방법으로 준설이 필요한 저수지인 것처럼 검토서를 부실하게 작성하여 총 48억여원의 예산을 낭비한 사실이 드러나 감사원으로부터 주의 통보를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