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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동반성장 비법은 자동차 분해?

협력사 R&D 기술지원·육성…공생발전 추구

서영준 기자 기자  2011.10.05 15: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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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귓가를 울리는 소음. 닛산 리프 차체에서 배터리가 분리되고 있다. 옆에는 포드 퓨전이 다음 분해를 위해 기다리고 있다.

배터리 분리 후엔 차체 밑으로 현대기아차 연구원과 협력사 직원이 모여든다. 경쟁차종의 기술력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함이다.

경쟁차 공동 분해분석에는 유라코퍼레이션 홍종하 선임연구원이 참여하고 있었다. 유라코퍼레이션은 현대기아차에 와이어링 하네스 및 각종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협력업체다.

   
남양 기술연구소 분해·분석실에서 현대기아차 직원들과 부품협력사 R&D 인력들이 수입 경쟁차들을 분해하여 최신 부품기술을 확인하고 있다.
홍 선임연구원은 “협력업체에서 5000만원이란 비싼 돈을 들여 외국 신차의 와이어링 기술만 확인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며 “현대기아차가 신차를 구입해 기술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해주고 부품을 공급해 주기 때문에 차량개발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5일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에서는 R&D(연구개발) 동반성장 설명회가 열렸다.

인사말을 전한 현대기아차 지혜환 전무는 “자사는 협력사와 함께 발전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며 “협력사 순회 방문을 통해 기술 개선 필요 사항과 우수 사례 등을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현대기아차 동반성장의 핵심은  R&D 기술지원과 육성. 부품산업의 기술 경쟁력이 완성차의 경쟁력으로 직결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탑 협력사 기술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다양한 기술 노하우를 협력사에 전수하고 있다. 경쟁차 공동 분해분석도 이 같은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현대기아차가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제도는 △협력사 R&D 기술지원단 △게스트 엔지니어 제도 △협력사 기술문제 해결 지원 △R&D 모터쇼 및 선진 부품기술 벤치마킹 등이다.

특히 10년 경력 이상의 분야별 최고 엔지니어 260여명으로 구성된 협력사 R&D 기술지원단은 올해 9월까지 4000여건 이상 협력사 기술 지원에 나섰다.

이들은 지원에 나서기 앞서 협력사의 기술 수준과 생산 부품, 품질문제 등을 분석한다. 이후 신기술 및 품질문제 개선 노하우에 대한 현장교육을 실시한다.

기술지원단의 이 같은 맞춤형 지원은 협력사의 제품개발 능력 강화와 기술력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을 얻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또 협력사들의 기술적인 문제 해결능력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 수많은 부품으로 구성된 자동차에 고장이 발생해도 하나의 부품을 생산하는 협력사 입장에서는 자체적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협력사의 기술적 문제 해결을 지원함으로써 현대기아차는 대외적으로 신뢰성을 높이고, 협력사는 비용 절감과 문제 개선을 위한 능력 확보가 가능한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연간 주요 26개 부품의 문제 해결 지원을 통해 시험기간 단축비, 부품교체비, 재료비, 시험비 등 회계적인 비용에서 944억원을 절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신뢰성 회복에 따른 효과까지 합친다면 총 40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얻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1차 협력사들을 글로벌 부품 메이커로 성장시킨 동반성장 노하우를 2?3차 협력사들에게도 확대 적용함으로써 영세 업체들과도 함께 성장하는 진정한 공생 발전을 추구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