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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삼성 인사] ‘구조본 사람들’ 진짜 움직이나?

[심층분석] ‘왕의 귀환’과 ‘왕의 남자’ 재연 가능성에 재계 이목

나원재 기자 기자  2011.10.05 14: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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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세계경제가 금융위기 속에서 요동치고 있다. 기업들도 저마다의 방식대로 치열한 ‘생존경영’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 삼성전자 역시 위기돌파를 위해 전력투구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건희 회장의 오너십이 그 어느 때보다 강화되고 있는 모습에서 비장함마저 읽힌다. 이런 가운데 옛 구조조정본부 인물들이 속속 떠오르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왕의 귀환’ 이후 이어진 ‘왕의 남자’들의 등장이 새삼 주목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3월 이건희 회장이 경영복귀를 발표할 당시만 해도 삼성은 3세경영이 전면 부각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이재용-이부진-이서현 등 3세들의 승진이 있었고 이들 3세는 경영 일선에서 활발한 행보를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이 회장이 올초부터 삼성 안팎으로 그룹의 기강을 다잡고, 막강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3세경영 완성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시선이 돼버렸다.

이 회장은 지난 1월을 기점으로 “10년 뒤 모습은 장담할 수 없다”며 “제대로 된 물건으로 1등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 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반도체 사업의 집중을 주문하기도 했고, 그룹 전체에 부정부패가 만연하다며 깨끗한 조직문화 훼손을 강도 높게 질타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여러 현안에 직면한 가운데 확실한 구심점이 필요한 삼성에 이 회장의 복귀는 막강한 컨트롤타워 부활로 회자되고 있다.

이는 앞서 지난 2008년 4월 이 회장의 퇴진과 함께 해체된 전략기획실의 부활을 그간 기대해온 그룹 계열 임원들의 바람이 실현된 것과 같은 맥락이기도 하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확정에 일조하며 마음의 짐을 털어버린 이 회장은 이제 그룹 추스르기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전망이다. 이 회장의 행보 하나하나에 세간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미래전략실 2인자 ‘회장님의 향수’ 등장

이 회장의 복귀 이후 예전 구조조정본부와 전략기획실을 거친 일명 ‘왕의 남자’가 속속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 회장 복귀 이후 삼성의 가장 큰 변화는 예전 사장단협의회 산하에 운영하던 투자심의, 브랜드관리, 인사위원회가 통합된 미래전략실 신설로, 비록 모양새는 다르지만 옛 구조조정본부와 전략기획실의 부활로 바라보고 시선이 대부분이다.

정황은 속속 모습을 드러냈다. 우선, 지난해 11월 미래전략실 신설과 함께 김순택 삼성전자 신사업추진단장 부회장이 책임자로 임명된 것.

김 부회장은 예전 삼성 회장비서실 실장보좌역 부사장을 역임한 바 있는 인물로, 이번 인사가 이 회장의 핵심 라인으로써 그룹 신수종 사업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여간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와 함께 지난달 21일 장충기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의 미래전략실 실차장 임명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복귀 이후 예전 구조조정본부와 전략기획실을 거친 일명 ‘왕의 남자’가 속속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은 김순택 부회장(좌), 장충기 사장(우)
장 사장은 이번 실차장 임명으로 미래전략실 2인자로 떠올랐다. 장 사장은 구조본 기획팀장 출신으로, 예전 불법로비 의혹을 받아온 바 있는 ‘이 회장의 향수’로 거론돼온 인물이다.

삼성에 따르면 장 사장은 이 회장 보좌 업무를 강화해야할 필요성이 대두되며, 관계사 현안과 미래 신수종 발굴 등 업무수요 증가에 대응할 예정이다.

김 부회장과 장 사장을 두고 일각은 옛 ‘이학수-김인주’ 체제에 빗대기도 한다.

“지난 10년간 21세기 변화를 대비해 왔지만 곧 닥쳐올 변화를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하고, 때문에 그룹 전체의 힘을 모으고 사람도 바꿔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는 이건희 회장. 삼성은 이보다 앞서 이 회장을 구심점으로 이미 변화를 꾀하고 있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흐름대로라면 옛 구조본 부활

올 연말 삼성의 인사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관전 포인트도 있다. 이건희 회장과 ‘김순택 부회장-장충기 사장’ 라인으로 이어지는 미래전략실이 어떠한 모습을 만들어낼지 지켜볼 일이다.

흐름대로라면 옛 구조본과 전략기획실 출신 인사들의 전진배치가 예상된다. 이 회장은 최근 올해 인사와 관련해 시기와 폭을 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지난 2009년에도 옛 구조본 인사를 대거 중용한 그룹인 터라 미래전략실의 변화무쌍한 모습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와 관련, 삼성은 지난 4일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 기획업무 총괄로 육현표 전무를 내정했다. 이번 조치는 장 사장의 미래전략실 차장 임명의 후속 조치다.

육 전무는 삼성경제연구소에 입사해 연구조정실 수석연구원을 지냈고, 구조본과 전략기획실 기획팀 및 삼성물산을 거쳐, 지난해 12월부터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에서 근무한 바 있다.

이재용 사장 등 삼성 3세경영을 지원하기 위한 이 회장의 복심 또한 어떻게 녹아들지 곧 다가올 그룹 인사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