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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항의 문자’ 논란…민주 “이동관 특보 즉각 해임하라”

최봉석 기자 기자  2011.10.05 10: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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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이동관 대통령언론특별보좌관이 국회의원의 국정감사에서 정당하게 사실을 밝히며 제기한 의혹에 대해 모욕적이고도 협박적인 문자를 보냈다는 주장이 야권으로부터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당장 이동관 특보의 즉각 해임을 청와대에 촉구하고 나섰다.

5일 민주당에 따르면, 앞서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지원 의원은 “부산저축은행의 로비스트 박태규씨가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안상수 전 대표,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 여권 실세와 자주 만났다”면서 “박씨는 한나라당 대선 후보자들의 참모 역할을 했고, 당·정·청, 재계, 지방정부와도 관계가 있다. 이 사건은 이명박 정부의 권력형 로비 게이트로 검찰이 철저히 수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이날 “(여권 인사들이) 박씨에게 금품 로비를 받고 비리를 저질렀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박씨가) 이런 분들을 만나니까 큰 역할을 할 수 있었다”며 이 특보를 포함, 전.현직 고위인사 11명의 이름을 공개했다.

논란은 이 특보가 박 의원에게 “인간적으로 섭섭합니다”(오후 1시 18분),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인지 몰랐습니다”(1시 19분)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서 시작됐다.

이에 박 의원은 오후 국감에서 긴급발언을 통해 이 특보가 보낸 문자 내용을 현장에 있던 언론사에 공개하며 “국회를 무시한 처사”라며 “이 특보를 해임하라”고 강력 반발했다. 국감은 이 때문에 약 10분 정도 중단됐다.

민주당 이규의 수석부대변인은 곧바로 논평을 내고 “청와대 홍보수석까지 지낸 이 특보가 국감중인 국회의원에게 문자를 보낸 행동은 모욕적인 명예훼손은 물론 국감을 방해할 목적성까지 담고 있어 결코 간과할 사안이 아니”라면서 “국감중인 의원을 향해 협박성 문자를 보낸 것은 의회를 기만하는 것으로 이는 청와대의 국회 경시가 극에 달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무엇 한 가지라도 틀린 사실이 있거나 왜곡을 한 것이 있으면 반론을 제기하거나 사실관계를 언급하면 된다. 박지원 의원은 박태규씨가 만났다는 인사들을 공개하면서 이분들에게 비리가 있다고 언급한 적도 없다”면서 “검찰이 빗장을 잠그지 말고 부산저축은행 의혹과 관계가 없는지를 밝히라고 했고 검찰총장도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고 반박했다.

이처럼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이 특보는 “박 의원을 지칭해서 ‘그 정도 인간’ 언급한 게 아니라 짧은 문자메시지의 특성상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인지 몰랐습니다’라는 문장의 앞부분에 ‘내가’라는 표현이 빠지면서 생겨난 오해다”고 해명했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사이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실명을 공개한 것에 대해 인간적으로 섭섭하다는 것이고, 결국 두 번째 문자 역시, 같은 맥락에서 ‘내가 당신(박지원)에게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인지 몰랐다’고 한 말인데, 박 의원이 정치적으로 자신을 공격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그러나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자기를 지칭한 것이라는 어설픈 해명으로 상황을 모면하게끔 나둘 수는 없다”면서 “이 특보를 당장 해임해 국회의 권위를 살릴 것을 이명박 대통령께 촉구한다”며 즉각적인 해임을 청와대에 거듭 촉구했다.

누리꾼들 역시 트위터 등을 통해 “주어동관이 탄생했다”며 실소를 보내고 있다. 과거 BBK사건 때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주어가 빠졌다’고 주장해서 ‘주어경원’이라고 냉소를 받았던 사실을 그대로 풍자한 것이다.

누리꾼들은 “정말 코미디죠^^ 나경원도 이동관도 서로 짠건 아닐텐데, 역시 통하는 게 있는 사람들이네요. 개그도 이런 개그가 없네” “확실한 문자테러네요” “만약 노무현 정부 핵심 인사가 저런 문자를 보내고 주어가 빠졌다고 해명한다면 청와대랑 여권은 발발 뛰었을 듯” 등의 비아냥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