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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족한’ 아이폰4S…주식투자자는 ‘방긋’

국내 제조사 하드웨어 우위 분석 속 “삼성vsLG 희비 엇갈릴 것”

이수영 기자 기자  2011.10.05 09: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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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애플이 지난 4일 오전(현지시간) 아이폰4S를 공개한 이후 시장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기존 아이폰4와 비교해 디자인과 성능에서 별 차이가 없어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 가운데 애플의 경쟁상대인 국내 기업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높아질 전망이다. 아이폰5를 기대한 소비자들은 다소 맥이 빠졌지만 국내 IT, 모바일 업체들에 베팅한 투자자에게는 나쁘지 않은 소식인 셈이다.

애플이 16개월 만에 신제품 아이폰4S를 공개했다. 오는 14일부터 미국을 비롯한 7개국에서 판매가 시작돼 이달 28일 추가로 22개국에 판매 물량이 풀릴 예정이다. 국내 출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오는 12월까지 세계 70개국, 100여개 통신사로 판매처가 확대될 계획이다.

◆ 김빠진 아이폰4S “혁신의 한계”

당초 아이폰5 출시를 기대했던 시장은 다소 맥 빠진 분위기다. 이전 버전인 아이폰4에서 디자인 등 외형적인 요소는 거의 차이가 없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와 카메라 해상도 등이 약간 개선된데 그친 탓이다.

   
애플 아이폰4S. 오는 14일부터 미국을 비롯한 7개국서 판매가 시작돼 이달 28일 추가로 22개국에 판매 물량이 풀릴 예정이다. 국내 출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애플에 따르면 아이폰4S는 듀얼코어 A5칩셋을 탑재해 아이폰4 보다 속도가 최대 2배(이미지 처리속도는 최대 7배) 빨라졌다. 아이클라우드(iCloud) 서비스와 음성제어 서비스인 Siri를 지원하며 카메라 모듈이 기존 5M에서 8M으로 업그레이드됐다. 또 기존 제품군이 32GB까지 내장메모리를 지원한 반면 아이폰4S는 최대 64GB로 저장용량이 늘었다.

그럼에도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특히 블랙과 화이트 색상의 아이폰4와 디자인이 거의 같고 최근 본격 상용화에 접어든 LTE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이미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등 경쟁 제품들이 4인치 이상의 액정스크린을 탑재하고 LTE 서비스를 지원하는 상황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반대로 얘기하면 애플 아이폰과 경쟁 관계인 제품군, 제조사에는 시장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한은미 연구원은 “하반기 다양한 제품 출시 계획을 갖춘 경쟁 진영에게는 이번 아이폰4S에 대한 시장의 실망감이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갤럭시 S2 LTE를 출시했고 이달 중 갤럭시S2 HD와 올해 안에 안드로이드 OS4(아이스크림 샌드위치)를 탑재한 넥서스 프라임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LG전자와 HTC 역시 최근 LTE 폰인 옵티머스 LTE, 레이더 4G 등을 출시했다.

하나대투증권 전성훈 연구원은 “아이폰4S는 애플이 스스로 혁신의 한계에 달했음을 입증한 것”이라며 “과거에는 애플의 혁신을 후발업체들이 빠르게 따라가는 상황이었지만 지금부터는 전체 휴대폰 업체들이 하드웨어 스펙을 중심으로 한 경쟁구도를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 애플, 공짜폰 대열 합류 “가격경쟁이 변수”

애플의 행보가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변수는 여전히 있다. ‘공짜 아이폰’을 내세우며 애플이 가격 전략을 전격 수정했다는 점이다. 애플은 iPhone 4S 출시와 함께 기존 제품 가격 인하를 선언했다. 미국 통신사에서 2년 약정을 조건으로 아이폰4(8GB)는 99달러, 아이폰 3GS(8GB)는 무료로 살 수 있다.

한은미 연구원은 “애플의 기존 모델 가격 인하와 무료 모델의 등장은 아이폰 수요 증가와 스마트폰 가격 경쟁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며 “기존 아이폰3GS가 AT&T에서 49달러에 팔릴 때도 꾸준히 수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전성훈 연구원은 “애플이 혁신의 한계를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 등 컨텐츠 락인(Lock-in) 전략과 가격 인하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글로벌 휴대폰 시장의 가격 하락 부담으로 인해 수익성 약화가 진행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정황으로 미뤄 국내 휴대폰 관련 업체에는 당분간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전 연구원은 “애플의 디자인과 하드웨어 혁신 속도가 둔화된 상황에서 당분간 휴대폰 산업의 핵심 경쟁 요소가 하드웨어의 스펙으로 옮겨갈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제조 경쟁력에서 앞서는 국내 업체의 시장 경쟁력 향상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삼성에는 ‘미풍’ LG에는 ‘태풍’될 것”

한편 아이폰4S의 출시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희비를 가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SK증권 리서치센터 조진호 연구원은 “아이폰4S 출시가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아이폰5 출시가 늦어짐에 따라 갤럭시S2의 판매 호조 속에 4분기 아이폰4S와 경쟁할 수 있는 200달러 미만 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이 확대될 예정”이라며 “상대적인 볼륨이 풍부하기 때문에 가격경쟁에 따른 수익성 훼손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반면 LG전자에 대해서는 아이폰4S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조 연구원의 분석이다.

조 연구원은 “아이폰4S 출시로 저가 스마트폰 가격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북미 이동통신사가 아이폰에 대한 보조금 지급 정책을 우호적으로 지속할 전망”이라며 “하지만 2군 격인 LG전자, RIM, HTC 등에 대한 보조금 정책은 보수적으로 전개돼 이는 개발비 부담과 마케팅 비용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