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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초 밀폐형 원료처리…‘친환경 철강’ 대표주자

[대기업해부] 현대제철①…성장과 태동

이진이 기자 기자  2011.10.04 14: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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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국내 대기업들은 대내외 경제 상황과 경영 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반대로 몰락의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기업일지라도 변화의 바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2, 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고 있다. 국내 산업을 이끌고 있는 주요 대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을 조명하는 특별기획 ‘대기업 해부’ 이번 회에는 현대제철을 조명한다. 그룹의 태동과 성장, 계열사 지분구조 등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한국전쟁 막바지이던 1953년, 대한중공업(현 현대제철)은 국내 최초의 철강업체로 출범했다. 한국전쟁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거치면서 철스크랩을 원자재로, 복구 작업에 필요한 철근과 형강 등 건설자재를 생산, 공급하며 국가 기간산업으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후 1962년 인천중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민영화에 성공했고, 1978년 현대그룹에 편입됐다. 이후 2000년 3월 강원산업을 합병하면서 그해 9월 현대그룹에서 계열분리 됐다. 이듬해 4월 현대자동차그룹에 편입된 뒤, INI스틸을 거쳐 2006년 4월 현대제철로 사명을 변경했다.

그해 10월 당진 일관제철소를 착공해 2009년 연산 420만톤의 조강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고, 2010년 11월 2고로를 추가로 완공하면서 총 조강생산량은 2000만톤 규모로 확대됐다.

또, 지난 4월 당진제철소 3고로 건설공사에 돌입해 오는 2013년 9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고품질의 자동차용 강판과 조선용 후판 공급체제 구축해 글로벌 종합철강회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양한 포트폴리오…세계철강 10위권 넘본다

현대제철은 △연간 1100만톤 규모의 철스크랩 재활용 △철근, H형강 등의 건설자재 △조선용 형강 △열연강판 등 철강제품을 수요산업에 공급하고 있으며, 당진제철소가 세계 최초로 밀폐형 원료처리설비를 도입해 친환경 철강업체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제철은 총 6조2300억원을 투자해 당진지역에 연간 조강생산능력 8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건립, 지난해 1월 연산 400만톤 규모의 1고로가 가동을 시작해 안정적인 조업에 돌입했다.

이어 11월 2고로를 추가로 완공해 연산 8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를 구축, 고로 2기 정상화로 사상 최초로 분기 매출 4조원을 달성했다. 현대제철은 총 조강생산능력 2000만톤 규모로, 세계 10위권 철강업체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지난 4월 연산 400만톤 규모의 3고로 건설공사에 돌입, 총 3조2550억원을 투자해 2013년 9월 완공할 계획이다. 3고로가 완공되면 일관제철소는 연산 1200만톤 규모로 확대되며 전기로를 포함한 조강생산능력은 연산 2400만톤에 이른다.

   
현대제철 당진 일관제철소 1, 2고로 전경.
현대제철이 1, 2고로 완공 이후 4개월 만에 3고로 공사에 돌입한 것은 1, 2고로의 조기 안정화와 이를 바탕으로 한 흑자 실현이 이유로 꼽힌다. 특히, 2고로는 최적의 조업기술을 확보해 적용한 결과 1고로보다 한달 가량 앞서 정상 조업에 돌입했다.

일관제철소 건립으로 기존 전기로조업으로 생산하는 철근, H형강, 주단강 등에 고로조업으로 생산하는 열연강판, 후판제품이 추가됨으로써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통한 종합제철소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지난 2008년까지만 하더라도 제품구성비가 봉형강 68%, 판재류 26%로 봉형강류에 대한 사업의존도가 높았다. 반면, 당시 국내 철강재 내수 출하비중이 건설업 36%, 제조업 64%이던 것으로 감안하면 판재류에 대한 시장점유율은 낮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일관제철소 가동으로 판재류에 대한 제품구성비가 높아져 지난 2분기 기준 판재류 비중이 53%까지 확대됐다. 게다가 고로 3기가 완공되면 판재류는 65%로 국내 철강재 제품 출하비율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 건설 및 제조업 시장 커버가 가능해진다.

◆프로세스 단계별 연구개발

현대제철은 일관제철소 건설과 함께 기술연구소 건설을 시작했다. 2005년 12월부터 당진공장 A지구에 8000여평 규모로 건설되는 이 연구소는 2007년 2월 완공됐으며, 현대제철연구소로 명명했다.

현대제철연구소는 조선, 기계, 자동차 등 수요업계에서 핵심 부품 소재로 사용되고 있는 고급 철강제품들의 국제경쟁력 제고와 철강재의 안정적 조달을 위해 기능이 향상된 신강종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 일관제철소는 고품질의 자동차강판 전문 제철소를 목표로, 기술개발에 힘쓰고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업체의 경우 신차 개발단계에서부터 철강업체와 강판 기술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하며 시너지효과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11월23일 충남 당진제철소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회장이 제2고로 가동을 위한 첫 불씨를 심었다.
최근 자동차강판은 안전성 확보와 연비절감을 위해 강도는 높고, 무게는 가벼워야 하며, 갈수록 정교해지는 자동차 디자인을 적용할 수 있도록 두께가 얇으면서도 가공성이 뛰어나야 한다.

이와 관련, 일본 토요타자동차와 신일본제철, 독일 폭스바겐과 티센크루프스틸, 중국 상하이자동차와 바오산강철 등이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자동차업체는 원하는 품질의 자동차강판을 확보하고, 철강업체는 기술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로 제품경쟁력을 제고하는 상생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의 제철업체로서 조강생산과 열연강판 제조분야를 연구하고 있으며, 현대하이스코가 냉연강판 제조분야를, 현대·기아차가 완성차 개발 분야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프로세스 단계별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