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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 임원은 낙하산이 대세

[2011 국감] 이성남 의원, 자회사 코스콤도 인사시스템 문제 심각

정금철 기자 기자  2011.09.30 11:2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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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올해 한국거래소 국정감사에서도 여지없이 낙하산 문제가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30일 국회 정무위 소속 이성남 의원(민주당)에 따르면 거래소 본부장급 이상 임원 7명 전원이 외부인사, 즉 낙하산이다. 실제 이들 거래소 임원진 7명은 전원 청와대나 기획재정부 또는 외부 증권사 출신들로 구성돼 있다.

김봉수 이사장은 키움증권 대표를 지냈고 김덕수 상임감사위원은 청와대 선임행정관 출신이다. 김도형 시장감시위원장은 기획재정부, 박종길 경영지원본부장은 동부증권 부사장, 이창호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장으로 재직한 바 있다.

또 진수형 코스닥시장본부장은 한화증권 대표, 김진규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은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통계청 차장을 지냈다.
 
이성남 의원은 "요즘 거래소 직원들이 우스갯소리로 '거래소는 7대0'이란 말을 자주한다"며 "이는 낙하산인사를 자조해서 나온 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그리고 선물거래소, 세 기관이 통합해 거래소가 출범했는데도, 임원진에 내부 출신이 한명도 없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거래소 직원 중 임원이 될 만한 인물이 단 한명도 없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의원은 "지난 2009년에 거래소를 공공기관으로 지정한 이유가 청와대나 기재부 등 소위 힘 있는 기관들이 자리 나눠먹기를 하기 위해서가 아닌지 의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임원진 구성은 거래소 직원들의 사기저하뿐 아니라 복지부동을 양산하고 결국은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다.

이러한 행태는 거래소의 전산 자회사인 코스콤 역시 마찬가지다.

코스콤은 지난해 청와대 출신 윤석대 전무에 이어 올해 3월엔 마찬가지로 청와대 선임행정관 출신이자 MB대선조직이었던 안국포럼 출신인 김상욱씨를 상임감사로 선임했다.

당시 코스콤 노조가 낙하산 인사에 강력 반발해 장외투쟁까지 벌이자 코스콤은 비밀리에 주주총회를 개최해 의결하기도 했다.

특히 코스콤은 감사 등에 대한 인사시스템에 상당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콤은 지난 2008년부터 업무상 효율을 위해 비상임 감사를 두지 않고, 상임감사만 두고 있다.

그러나 코스콤 정관은 존재하지도 않는 비상임 감사와 관련해 여러 자격요건을 명시하고 있다.

정관에 기재된 비상임감사의 자격요건은 △금융기관 유관기관 및 금융투자회사의 이사 및 감사 △자본시장 금융 및 정보통신 관련 분야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경력자 △법학·경제학·경영학·전산학 기타 자본시장 및 정보통신 관계분야의 학문을 전공한 자로서 대학 등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자 △변호사·공인회계사·기술사 자격소지자로서 관련분야에 10년 이상 종사한 경력이 있는 자 등이다.

그런데 상임감사의 자격요건 및 선임절차와 관련한 상세 규정은 정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으며 '비상임이사·감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한다' 정도로만 요약돼 있다. 사실 상 상임감사 선임은 전적으로 사장이 맡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한마디로 낙하산 인사를 위한 '안성맞춤형 인사시스템"이라며 "지금이라도 임원 선임과 관련된 자격요건과 관련 절차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