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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보감]무릎이 편안해야 노년 길도 순탄

서동현 정형외과전문의 기자  2011.09.30 11: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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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김복순씨(76세, 여)는 10여 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혼자 살고 있다. 자식이 셋이나 있지만, 다들 자기 살기 바빠서 명절이나 생일 때 잠깐 얼굴을 비추는 정도다. 5년 전부터 심해지는 무릎 통증으로 현재는 일상생활이 버거울 정도로 관절염이 악화된 김씨. 동년배들에게 무릎 통증을 이야기 한 적도 있지만, 막상 다 늙어서 무슨 치료냐며 병원에 가길 미뤄왔는데, 수술 후 잘 걷는 친구를 보고 병원에 내원해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받기로 결심했다.

요즘에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절염에 대한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나이가 들면 자연히 생기는 병으로 치부하고 통증을 참았다면, 요즘에는 치료에 적극적인 환자도 많다. 평균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관절염이 발병하면 그 고통을 안고 가야 하는 기간도 길어지는 탓도 있다. 관절염은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8명이 앓을 정도로 흔한 질환으로, 노령화가 급격화되면서 환자 수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70세 이상의 고령층도 관절염 치료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고통이 심한 관절염 환자를 많이 대하는 전문의로서 참 다행한 일이다.

무릎 관절염은 관절이 붓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불편함을 느끼는 것으로 시작하여 연골이 계속 손상되면서 걸을 때에도 통증이 심해진다. 말기로 가면 무릎 안쪽 연골이 다 닳아 다리가 0자 형으로 휘어지며, 앉았다 일어나는 것도 힘들고 통증으로 밤잠을 설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보통 병원에 내원하는 고령층 관절염 환자는 무릎 통증을 오랜 기간 감내해온 관절염이 말기 환자들이 많다. 더욱이 요즘에는 자식들과 따로 살다 보니 자녀가 부모 관절염 발병 사실을 조기에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하고, 노인들도 자식에게 짐이 될까 자신의 질환을 숨기다 보면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는 연골이 많이 닳아 일상생활이 힘들게 되어 버린다.

초기에는 약물-물리치료로 더 이상 관절염 진행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지만, 말기 관절염 환자의 경우 인공관절치환술이 최선의 치료다. 고령층 환자의 수술은 위험부담이 클 수 있다고 걱정하는 경우도 많은데, 최근에는 의학기술의 발달로 고령층 관절염 환자도 인공관절치환술로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다. 또한 최소절개법으로 절개부위가 작은 만큼 출혈이 적어 통증이 적고 그만큼 회복도 빠르다. 세라믹형 인공관절, 여성용 인공관절, 고굴곡 인공관절 등 환자 상태에 따라 맞춤형 인공관절을 적용함으로써 치료 효과도 높아졌다.

이런 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무릎에 하중이 많이 가는 쪼그려 앉기나 무거운 물건 드는 일은 피하고, 매일 꾸준한 운동으로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하면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해 통증을 경감할 수 있다. 오는 10월 2일은 노인의 날이다. 누구나 나이가 들고 노인이 된다. 우리 부모님 건강에 이상이 없는지, 이번 기회에 부모님 관절 건강을 체크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은평 힘찬병원 서동현 과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