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여자들은 이성의 외모에 민감하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자들이 외모 중에서도 ‘제발 이것만큼은’이라는 심정으로 가장 민감하게 따지는 조건이 바로 키이다.
지난해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2010년 제6차 한국인 인체치수 측정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자 평균키는 174cm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평균일 뿐, 여자들이 생각하는 남자의 이상적인 키는 이를 훨씬 뛰어 넘는다.
이처럼 여자들은 왜 남자의 외모 중에서도 유독 키에 민감한 것일까? 그 첫 번째 원인은 키 작은 여자들의 보상심리라고 할 수 있다. 키 큰 여자들도 물론 그러하겠지만 오히려 키 작은 여자들이 키 큰 남자에게 열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자신이 가져보지 못한 것을 갖고 있는 남자에 대한 로망인 셈이다. 키 큰 남자를 통해 자신의 콤플렉스를 해소하고 대리만족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둘째는 큰 키가 남성성을 대변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남자다운 남자’에 대한 상징성이 매우 크고 이를 요구하는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만연돼있으며 기본적으로 남자가 약한 여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 잡혀 있다. 이에 따라 큰 키는 남자가 남성으로서의 매력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에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확실한 조건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셋째는 최근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외모지상주의의 결과이다. 여자가 예쁜 얼굴과 늘씬한 S라인의 몸매를 지녀야 더 대접받는 것처럼 남자 역시 근육질 몸매와 함께 큰 키가 전제조건으로 깔려있어야 흔히 말하는 ‘훈남’의 범위 안에 포함될 수 있게 됐다.
2009년 KBS ‘미녀들의 수다’의 ‘루저발언(남자 키180cm 이하는 루저다)’이 사회적인 큰 반향을 일으킨 사례를 보면 남자에게 있어서 키가 얼마나 예민한 자존심의 문제인지 예측할 수 있다. 작은 키를 커버하기 위한 키높이 깔창과 굽 있는 신발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가 반영된 결과이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결혼정보회사 가연의 조정연 매칭매니저는 “7~8년 전만 해도 여자는 남자의 능력, 남자는 여자의 외모를 보는 게 공식처럼 받아들여졌지만 요새는 남자도 여자의 능력을, 여자도 남자의 외모를 많이 따지는 편이다. 상담 받으러 오는 여성분들의 경우 10명 중 7,8명은 남자의 키를 조건으로 제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교과서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좋은 사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키 보다 배려심과 성품 등을 좀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함은 거스를 수 없는 엄연한 정답”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