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서울·수도권 전세값 폭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 지역 전·월세 매물 중 월세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8·18대책 한 달을 맞아 부동산 업계에서 예측했던 월세값 상승도 그리 먼 얘기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정보업체 (주)부동산써브가 지난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서울시 '점유 형태별 주택현황'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년간 전셋집은 9% 줄어든 반면 월세집은 72%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50만2623가구였던 월세(보증부·무보증·사글세) 주택이 10년만에 36민247가구 늘어나 86만2870가구를 기록한 것.
월세 가구수 급증은 전체 임대주택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율도 높였다. 2000년 28%에서 지난해 43%로 급증한 가운데 같은 기간 전셋집은 오히려 11만8616가구(9%)가 사라져 2000년 127만1330가구에서 2010년 115만2714가구로 줄었다.
임대 형태별로 살펴보면 월세주택 중에서도 일정액의 보증금과 매달 월세를 지급하는 '보증부월세'가 44만5236가구에서 78만2696가구로 76% 상승해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무보증월세 역시 3만6370가구에서 6만903가구로 2만4533가구 증가했다.
이에 비해 임대차기간 만큼의 금액을 한 번에 지불하는 ‘사글세’는 2만1017가구에서 1만9271가구로 소폭 감소했다. 이는 한 번에 방값을 모두 받는 것보다 매달 일정한 방값을 받고 싶어하는 집주인들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 10년 간 각 자치구별 월세 증가율을 관악구가 223%로 가장 높았다. 2000년 당시 월세집이 2만5357가구였던 관악구는 지난해 8만1805가구로 늘어나, 서울에서 가장 월세주택이 많은 지역이 됐다. 이어 동작구(109%), 은평구(98%), 도봉구(94%), 마포구(92%) 등이 가파른 상승을 보였다.
이와 관련 부동산써브 나인성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서울 집값과 전세값이 크게 오르면서 월세집 비중이 높아졌다”면서 “전세값 폭등과 집주인들의 월세 선호가 맞물려 월세집은 당분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월세가 부동산 시장을 잠식한 가운데 전세값 폭등에 이어 월세값 역시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데 있다. 실제 부동산 전문가들은 앞서 월세 가격 역시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부동산써브 여대환 연구원은 “내년까지 전세난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월세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지속되는 전세값 상승은 월세값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고 이로 인해 세입자들의 고층이 더욱 심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