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사춘기의 시작을 알리는 일련의 성적 증후들이 또래의 평균 시기보다 빨리 출현하는 것을 성조숙증이라 한다.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시기에 여아에서는 가슴의 발달이나 음모, 남아에서는 고환이 커지거나 음모 또는 음경의 발달이 이루어진다. 이후부터 점차 신체 발달이 진행되어 여아는 여성스러운 부드러운 곡선의 체형으로 바뀌며 초경이 시작되고, 남아는 남성스럽게 넓은 어깨와 근육이 발달한 체형으로 바뀌며 몽정이 시작되게 된다. 요즘은 대표적인 2차 성징 징후가 평균적으로 여아는 5학년에 초경이, 남아는 6학년 경에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점차 그 시기가 점점 많이 앞당겨지고 있는 추세다.
성장클리닉과 성조숙증을 진료하는 서정한의원의 박기원 원장에 의하면 “10년 전만 하더라도 아이의 작은 키 문제로 병원을 찾는 환자의 보호자들에게 ‘성조숙증’이라 하면 십중팔구는 ‘그게 무엇인가요?’라는 반문을 할 만큼 성조숙증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었다. 다행히 이제 의료서비스를 쉽게 받을 수 있을 만큼 경제적으로 풍요로워 지고, 외형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면서 「성조숙증」이 이슈화 되자 성호르몬의 조기 분비에 대처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겨나게 되었다.”고 전했다.
성조숙증은 분명 과거에도 있었다. 동네마다 선천적 혹은 후천적인 요인의 장애인이 한 두명씩은 꼭 있었던 것처럼, 성조숙증 환자도 우리 주변에 있었다. 다만, 먹고살기도 빠듯했던 시기에 아이가 외형적인 기형이나 살아가기 어려울 정도의 정신적 장애만 아니라면 별다른 의학적 치료를 생각하지 않았으므로「병」이었다는 인식을 하지 못했을 뿐이다. 성조숙증으로 인해 최종 키가 유달리 작으면 그 원인을 부모와 조부모, 하다 못 해 먼 사촌중의 키가 작은 누군가라도 가져다 붙여 ‘유전’이라 단정 짓고 운명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성조숙증의 아이들은 어린 시절의 신체 발육이 빨라 또래보다 키가 크고, 정신적으로도 조숙해 생각이 남다르고 사춘기도 일찍 겪는다. 하지만 이러한 아이들은 남들보다 빠른 시기에 분비된 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성장판의 조기 폐쇄를 가져와 최종 성인키는 정상적인 시기에 사춘기를 지낸 또래들보다 오히려 작다. 일부는 성적인 관심을 해결하지 못하고 중·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성적이 많이 저조해져 초등학교 시절 꿈꾸던 장래희망의 모습과 멀어져 가기도 한다.
성조숙증은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부모님이나 조부모 등 가족들 중 성조숙증이 있었으면 아이들도 유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게 되는데 병이 그렇듯이 이러한 유전적인 요인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은 환경적인 요인이 조금만 작용해도 쉽게 발병하게 된다.
하지만 굳이 유전적인 요인이 아니더라도 요즘 아이들의 경우는 식생활 변화로 인한 과도한 트렌스지방의 섭취량 증가와 성조숙증의 강력한 인자인 환경호르몬에 노출되어 후천적으로 성조숙증이 발병하게 된다.
성장클리닉과 성조숙증을 진료하는 서정한의원의 박기원 원장은 “유전적, 환경적인 요인이 적더라도 체질적으로 성조죽증 발병이 쉬운 학생들이 있다. 바로 간기능이 약하며 스트레스가 심한 아이들, 신장의 과항진으로 인해서 신장에 열이 있는 경우다.”라고 지적했다. 한방에서 신장의 경우 단순히 콩팥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분비와 호르몬계까지 포괄적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신장의 기능이 과항진되어 신장에 열이 있게 되면 호르몬 분비의 증가가 되고 더불어 간기능의 과항진으로 인한 간열 상태가 나타나 심장기능의 약화를 초래한다. 심장기능의 약화와 간기능의 과항진은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고 예민한 상태를 유발하여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가중되는 이중고를 겪게 한다. 이로 인해 2차 성징이 더 빨리 나타날 수가 있게 된다고 한다.
글 박기원 서정한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