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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하는 프로야구' 증권사 홍보도 만루홈런?

타자석 뒤 최고 명당…잠실구장 증권사 광고 최다

정금철 기자 기자  2011.09.28 13:4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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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008년 베이징올림픽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비롯된 프로야구의 흥행 열기가 올해 들어 더욱 점화되며 연일 흥행 신기록을 작성하고 있다. 27일 삼성이 두산을 꺾고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하며 5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고 SK, 롯데, 기아가 4강에 안착해 '가을잔치'에 합류, 인기를 이어갈 채비를 갖췄다.

이렇듯 당당히 대한민국 '국민스포츠'로 자리매김한 국내 프로야구 관중몰이에 국내 증권사들도 덩달아 기뻐하고 있다. 스포츠 마케팅의 일환인 프로야구 경기장 광고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 팬 사랑 가득한 야구장으로

프로야구 창립 30주년을 맞은 시점에서 잠실 등 5개 구장의 '석면 논란'이 옥에 티지만 지난 20일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6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아직 시즌을 마치지 않은 9월 20일 현재 프로야구는 486경기를 치르는 동안 627만9366명의 관중이 입장해 경기당 평균 1만2921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와 같은 추세면 산술적으로 532경기를 모두 소화할 경우 올 시즌 687만여명의 관중수를 기록할 수 있다.

이런 열기는 지난 2008년부터 예고됐다. 야구와 금융투자업계의 공통된 주요고객인 30~50대 남성들이 여전한 상황에서 2008 베이징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 신화 이후 야구에 관심을 갖는 10~30대 젊은 여성 팬이 서서히 늘었다.

이어진 2009년 WBC 준우승의 투혼이 국민들의 가슴을 적시면서 여성 팬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2009년 외부 용역을 통해 포스트시즌 관중을 분석한 결과 전체 관중의 31.4%가량이 여성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프로야구 출범 초기 야구장을 찾은 어린이 팬들이 3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가정을 이뤄 가족 단위로 야구장을 찾는 '모태 스포츠' 현상이 나타나는 점도 흥행에 가속도를 붙였다.

마케팅 효과는 야구장이 최고

국내 증권사 중 처음으로 프로야구 경기장 펜스 광고를 시작한 키움증권이 효과를 거두자 다른 증권사들도 벤치마킹 삼아 야구장 광고에 관심을 들였다. 

사실 야구장 광고는 타 스포츠와 비교해 장점이 많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올해 프로야구 139경기를 분석한 결과 평균 경기시간은 3시간 17분이며 5시간을 넘는 경우도 많다. 이 시간 내내 관중 및 시청자에게 자사를 마음껏 홍보할 수 있다.

특히 펜스광고는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지나가는 TV광고에 비해 효과가 좋다. 또 설치 후에는 또 다른 수정 작업이 필요 없고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야구장에서 광고를 할 수 있는 곳은 전광판과 내·외야펜스, 매표소, 불펜, 본부석, 홈런존, 스피드 건 등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타 종목에 비해 TV시청 효과에서 큰 이득을 볼 수 있다"며 농구의 경우 경기장이 작고 선수들 움직임에 광고가 묻히는 경우가 종종 있고 축구는 경기수가 많지 않아 상대적으로 야구의 홍보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더군다나 올해는 6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등 베이징올림픽 때부터 관중수가 꾸준히 증가해 야구장 펜스광고는 내년에도 계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구장마다 단가 달라…명당은 타자석 뒤

구장 펜스 광고의 경우 광고 시기와 사이즈, 위치 및 각 구장별로 광고 단가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1·3루에 위치한 펜스는 약 4000만~5000만원, 2루 방향 펜스는 2000만~3000만원 정도다. 명당으로 알려진 타자석 뒤 펜스 광고는 이보다 좀 더 비싼 5000만~7000만원 정도에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타자석 뒤 펜스광고는 각 구단 모기업 계열 증권사인 삼성증권과 한화증권 외 신한금융투자, 하이투자증권, 솔로몬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등이 광고를 하고 있다.

증권사 홍보전이 가장 치열한 곳은 내·외야 펜스다. 두산 베어스와 엘지 트윈스의 공동터전인 서울 잠실구장은 대신, 이트레이드, 키움, 동양종금, 현대증권 등 최다 증권사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또 △서울 목동야구장(넥센 히어로즈)은 이트레이드, KTB, 리딩 △인천 문학야구장(SK 와이번스) KTB, 이트레이드, 키움증권이 펜스 광고를 유치했다.

이어 △대전 한밭야구장(한화 이글스) 키움, 한화, 대우 △대구야구장(삼성 라이온즈) 삼성, 키움, KTB △광주 무등야구장(기아 타이거즈) 키움, 동양종금 △부산 사직야구장(롯데 자이언츠) 키움, 대신, 하이투자증권 등도 펜스 광고 중이다.

롯데와 기아, 한화의 제2경기장인 청주야구장, 군산야구장, 마산야구장을 제외할 경우 펜스 광고가 가장 많은 증권사는 키움증권으로 모두 6개 구장 펜스에서 자사를 홍보하고 있었다. 뒤를 이어 이트레이드증권과 KTB투자증권, 동양종금증권, 대신증권 등이 펜스 광고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