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꿈의 4세대 LTE(롱텀애볼루션) 서비스 시대가 열리면서 이용자들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지만 국내 통신업계에서는 새로운 시장 선점 및 마케팅 전략 등 셈법이 복잡하다. 그럼에도 SK텔레콤은 최근 플랫폼 사업을 분사하고 해외시장 진출, 반도체 기업 인수 등 사업다각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의 위기의식이 팽배해진 까닭으로 해석, 지금은 LTE에 전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새로운 통신 시장이 열리면서 국내 이통사들은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전략과 전술로 하반기 진행될 서비스 경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SK텔레콤의 경우, 경쟁사 대비 사업 영역 확장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새로 해석,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 7월1일 LTE를 상용화한 SK텔레콤은 LTE 서비스로 활용할 1.8㎓ 대역을 주파수 경매에서 KT와 쟁탈전 끝에 1조에 가까운 9950억원에 최종 선정됐다. 또 플랫폼 사업부문을 분사한 ‘SK플래닛’이 오는 10월1일부터 새롭게 선보이고,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아트라스’를 설립했으며 국내 반도체 기업인 하이닉스까지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굳은 의지, 우려의 시선
이런 SK텔레콤의 사업 다각화는 새롭게 열리는 통신 시장에서 또한 부동의 업계 1위의 자리를 지키고 향상된 서비스 능력을 증진 시키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 및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SK텔레콤의 다각화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충북대학교 뉴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한광접 박사는 “SK텔레콤의 입장에서는 방송·정보·통신 부분 전반에 걸친 급속한 변화에 대해 위기의식이 그 어느 때보다도 증대됐다”며 “주파수 대역 산정가격의 적정성 여부는 논란의 여지는 있겠지만 적어도 SK텔레콤 내부에서는 그 대역의 확보를 위해 1조3000억 정도를 산정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주파수 확보 및 해외 시장 진출 등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SK텔레콤은 하이닉스 매각 가능성은 여전하다. 만일 하이닉스 인수에 SK텔레콤의 의지가 확고하다면 LTE 서비스에 집중적인 투자가 분산돼 타 통신사와의 경쟁력에서 뒤처질 수 있고, 시장 선점 또한 어려워 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SK텔레콤이 사업다각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위기의식이 팽배해진 까닭으로 해석, 지금은 LTE에 전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지난 7월 4G LTE 상용화 선포식. |
한 박사는 “SK텔레콤의 사업다각화의 필요성에 대한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특히 최근 들어 심각해졌다”며 “어찌했든 급속하게 움직여야한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진 속에서 신성장동력과 글로벌시장을 중심으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타개책을 마련해야 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또, 한 박사는 “사업이 다각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서비스 부분의 성장가능성의 한계를 느꼈을 것이고, 제조업분야로의 진출에 대한 검토를 하던 중 특히 모바일 칩의 무선통신과의 연계성을 고려해 하이닉스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LTE시장 선점이 관건
이런 정황들로 미뤄 전문가들은 사업 다각화에 따른 자금여력 및 투자 시기 등을 지목하며 LTE 경쟁력 확보와 선점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쟁사인 KT는 오는 11월 LTE 상용화하기 위해 만전을 기울이고 있고, LGU+는 SK텔레콤에 비해 2배 이상 빠른 LTE 속도를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한 박사는 “새로운 하드웨어가 나온 후 해당 소프트웨어, 그 다음 앱들이 출시되는 상황은 통신에서도 비슷하다”며 “일단 망의 속도가 먼저고, 그에 따른 새로운 앱과 서비스들이 나오기 마련이므로 시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기술경제 연구부 장재혁 선임 연구원은 “1.8㎓를 확보한 SK텔레콤은 앞으로 차근차근 사업을 확보해 나가면 되는데 타이밍이 문제다”며 “투자 부담은 가지고 가야겠지만 주파수 확보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LTE 시대에서 경쟁 업체의 맞대응에 대처 할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지만 정작 국내 LTE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생태이다”며 “선점이 중요한 것은 언제든 시장의 판도가 바뀔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현재 LGU+가 LTE 속도면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동안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며 KT도 800㎒ 주파수 대역을 저가로 낙찰 받았기 때문에 경쟁우위를 확보했다고 생각돼 올 하반기 LTE 시장을 누가 선점할 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