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대한마사회(회장 김광원·이하 마사회)가 사외이사를 상대로 지나치게 ‘후한’ 수당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김영록 민주당 의원이 27일 발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마사회 사외이사의 월 평균 출근일수는 이틀 정도에 불과하지만 매달 350만원, 연 5000만원 상당의 수당을 챙긴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일반 직장인 기준으로 환산하면 마사회 사외이사의 연봉은 약 3억2000만원에 달한다. 마사회 사외이사진은 영천경마장 등 표류 중인 대규모 투자 사업을 비롯해 감사원으로부터 부적정 지적을 받은 안건들조차 원안 그대로 통과시켜 ‘거수기’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 4000억 넘는 ‘실패한 투자’
마사회는 2009년 12월 서울, 제주, 부산경남에 이어 제4경마장 후보지로 경북 영천시 금호읍 성천리와 대미리 일원 218만5648㎡를 확정하고 오는 2015년까지 부지매입비 1000억원을 포함 총 4132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영천경마장 건설은 후보지 확정 후 2년 째 지지부진해 지역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김영록 민주당 의원(해남·진도·완도)은 27일 마사회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 마사회 사외이사들이 말 산업이나 경영분야 전문가로서 경영견제를 하기보다 ‘호의호식’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이날 김 의원은 마사회가 영천경마장 건설과 서초·용산·마포·순천장외발매소 개설 등 대규모 투자 사업에 실패해 감사원 감사에서 업무처리 부적정 지적을 받은 것 등을 예로 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김 의원은 “회장이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되고 임직원들이 면직·해임건의 등 중징계 처분을 받은 안건까지 모두 원안 통과됐다”며 “이는 사외이사들이 견제와 감독은커녕 거수기 노릇만 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마사회 사외이사는 매달 조사연구수당으로 250만원씩 받으며 이사회 참석 때마다 50만원을 각각 수령한다. 사외이사 회의 참석 때도 30만원을 별도로 지급받는다.
김 의원은 “이사회에 한 달에 두 번 정도 출석해 받는 수당 350만원을 일당으로 환산하면 한 번 출석하면 162만원, 1년이면 연봉이 5000만원 가까이 된다”며 “이를 매일 출근하는 직장인으로 환산하면 약 3억2000만원짜리 ‘초고액연봉자’라는 결론이 나온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또 “이것도 모자라 매년 해외출장 예정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게 바로 공기업 방만경영의 결정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 마사회, 순천장외발매소 ‘불법강행’ 논란
이날 국감에서는 마사회가 추진 중인 순천장외발매소 개설 사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장외발매소 신규 증설 불허 방침을 밝혔음에도 마사회 측이 사문서 위조 등을 통해 장외발매소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까닭이다.
순천장외발매소 사업은 2006년 11월 농림부가 계획폐지를 발표했으나 올해 2월 마사회가 농림부에 순천장외발매소 사업에 대한 승인신청을 내고 지난 4월 농림부로부터 승인을 받아 추진해왔다.
그러나 지난 5월 순천시민에 의한 국민감사청구가 이뤄졌으며, 7월 검찰이 사업 주주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검찰과 감사원 등 감독 당국의 수사가 진행 중이다.
김 의원은 순천장외발매소 전면철회를 요구하며 앞서 2006년 국정감사에서 취소 결정된 사안을 일방적으로 강행하는 것은 국회를 무시하는 처사임을 지적했다.
특히 ㈜팔마 건물주와 건물 계약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점을 언급한 그는 뇌물공여부분에 대한 자체감시 실시여부를 따지기도 했다.
한편 이날 국감장 입구에서는 순천지역 시의원과 범대위 관계자들이 순천장외발매소 사업 추진 중단을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