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TV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 욕조에 물을 가득 받아 거품과 꽃잎을 띄워 놓는 로맨틱한 장면이 종종 등장한다. 또한 목욕으로 건강하고 예쁜 피부를 가꾸는 법에 대한 정보가 많이 있다. 목욕을 하면 피부가 촉촉하고 고와진다고 생각하지만, 과유불급,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잘못된 목욕으로 오히려 피부를 망칠 수도 있다.
분명 목욕은 피부 겉면, 즉 표피의 더러움을 제거하고, 혈액순환 개선으로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물 속에서는 피부가 촉촉한 느낌이지만, 막상 물 밖으로 나오면서 반작용으로 급격히 피부가 머금고 있던 수분이 발산되어 버린다. 특히 몸이 더워진 상태라면 수건으로 닦을 여유도 없이 몸이 빨리 마르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따라서 목욕 후에는 흐르는 물기 정도만 닦고 피부가 완전히 마르기 전에 보습제를 발라 수분이 달아나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목욕물의 온도와 시간, 횟수도 중요하다. 물 속에 오랜 시간, 자주 있으면 피부를 보호하고 있어야 할 최소한의 피지마저 뺏긴다. 물이 뜨거울수록 더욱 그러하고, 더운 물에 피부에 지나친 자극을 줘서 탄력을 잃고 늘어지게 하거나 홍조증을 일으킨다. 탕욕은 적당히 따뜻한 온도의 물에서 10분 정도만 하고, 만약 아토피가 있거나, 요즘처럼 건조한 계절이라면 탕욕은 일주일에 1회 정도로 제한하는 대신 짧게 끝마칠 수 있는 샤워를 해야 한다.
그렇다면 때를 미는 것은 어떨까. 때를 미는 문화는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있는데, 이것만으로도 꼭 때를 밀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말했다시피 피부 표면의 더러움은 일상적인 샤워로도 충분히 없어지며, 피부 재생 주기인 4주 간격으로 자연스럽게 노화된 피부는 새로운 피부로 교체된다. 가볍게 마사지하듯 밀어주는 것은 피부에 탄력과 생기를 주고, 불필요한 각질층의 제거를 도울 수 있지만, 역시 너무 심하게, 자주 때를 민다면 피부 보호막이 깨져 건조해지고, 속살까지도 상해 오히려 피부 재생에 해가 될 수 있다.
때를 미는 사람들은 때를 밀면 피부결이 좋게 느껴지고, 때를 밀면 밀수록 잘 밀리며, 때를 밀던 사람이 밀지 않으면 피부가 허옇게 일어나 마치 때처럼 보인다고 한다. 때를 밀면서 각질층 상층부가 떨어져 나가고 부드러운 속살이 드러나기 때문에 점점 더 때가 잘 밀리고 피부가 좋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다. 또 때를 안 밀면서 손상되었던 각질층이 재생되는 과정에서 피부가 안 좋게 느껴지는데, 그 시기를 지나 안정화되면 건강한 피부가 된다. 꼭 피부에 좋아서가 아닐지라도 습관적으로 때를 밀어야 개운하다면, 주 1회 정도 스크럽제를 이용하여 부드럽게 마사지해주는 것이 낫다.
만약 그간의 잘못된 목욕습관으로 피부가 심하게 건조해졌거나, 홍조증이 생겼다면, 우선 목욕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피부 상태가 개선될 것이다. 그러나 모세혈관이 영구적으로 확장되어 버린 심한 홍조증의 경우에는 IPL과 같은 레이저 치료를 받아야 하겠다.
글 김성완 피부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