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제약사들의 무분별한 제네릭 시장 진출로 시장성 없는 제품들이 속출해 심지어 3달에 5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제네릭제품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데일리메디가 제약사별 제네릭제품의 매출현황을 조사한 결과 글리메피리드 성분의 K제약사 G제품은 지난 3/4분기에 5만182원어치 팔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환자 1명이 276원의 이 제품을 평균 한 달 분량을 처방받는 것을 적용하면 1인당 한 달 약제비가 8280원이 나오므로 3달 동안 단 5명의 환자가 이 약을 처방받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만큼 시장에서 이 제품의 존재가치나 의미조차도 불분명하다는 방증이다.
뿐만 아니라 글리메피리드 성분의 N제약사 G제품, H제약사 H제품, 알렌드로네이트 성분의 K제약사 A제품 및 암로디핀 성분의 H제약사 H제품 등 상당수의 제품이 3달 동안 채 10명의 환자에게도 처방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어느 시장에서도 꼴찌는 있기 마련이지만 똑같은 제품을 생산하는 제네릭시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는 극히 이례적인 현상이다.
더욱이 이 제품들은 모두 출시된 지 채 2년이 되지 않은 품목들이기 때문에 제약사 자체적으로 시장정리품목과는 상관없어 시장에 진출할 당시부터 시장성이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제네릭시장 형성 후 무분별하게 많은 제약사들이 뛰어든 부작용이라고 진단했다.
한 관계자는 “제네릭 제품이 연구능력이나 개발비에 비해 손쉽게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사고가 만연해 너도 나도 시장에 뛰어들어 제네릭 시장이 난립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암로디핀 유사의약품은 68개, 글리메피리드는 112개, 심바스타틴 제네릭이 133개나 시장에 출시됐을 정도로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제품이 같은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협회 기준으로 국내제약사 수가 200여개인 것을 감안하면 2개사 중 1개 제약사는 글리메피리드와 심바스타틴을 생산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오기 때문.
한 국내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제네릭제품이 나름대로 특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효능과 안전성을 따져 봐도 좋은 제품이 많지만 눈 앞의 이익에만 혈안이 된 제약사들이 제네릭시장을 흐리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성이 없는 제품이라고 무작정 나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극소수의 제약사 때문에 전체 제약사의 이미지마저 나빠지지는 않을까 걱정된다”며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