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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12% 고금리 적금의 실체

권택기 의원 “카드 1800만원 써도 이자는 고작 13만원”

박지영 기자 기자  2011.09.19 16: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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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고금리 적금을 미끼로 여신영업을 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끈다. 이러한 사실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권택기 의원이 금융감독원이에 요청한 ‘신용카드 실적연계 적금판매 현황’을 통해 알려졌다.  

권택기 의원은 최고 연 12% 이자를 준다는 적금이 실제로는 신용카드를 연간 1800만원 이상 써야 했다고 19일 밝혔다.

권 의원에 따르면 신용카드 사용실적과 연계해 제일 처음 고금리 적금상품을 내놓은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7월4일 기본금리 4.0%보다 3.0% 높은 ‘매직7 적금’을 출시했다. 단, 7.0% 금리를 받기 위해선 한 가지 지켜야할 약속이 있다. 매달 우리카드로 42만원 이상을 사용해야만 한다는 조건이다.

소비자 호응은 말 그대로 폭발적이었다. 우리은행은 상품출시 70일 만에 21만9185계좌 1440억800만원을 판매했다. 우리은행 ‘매직7 적금’이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자 동종은행들도 속속 따라 하기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7월22일 ‘에스-모어 생활의 지혜 카드’로 월 150만원이상 결제 시 연 최고 12% 금리의 ‘생활의 지혜 적금 점프’를 내놓았다. 이 상품은 출시 후 1만3495계좌 39억200만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그러나 권택기 의원은 이러한 상품에 대해 한 마디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적금’이라고 정의했다.

권 의원은 우리은행 ‘매직7’ 상품에 대해 “소비자가 최고금리 7%를 받기 위해서는 연평균 신용카드 추가이용액이 1000만원 이상”이라며 “매월 적금 한도가 50만원이기 때문에 실제 소비자는 8만2485원 이자를 받기위해 전년보다 1000만원을 더 쓰게 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또 신한은행 ‘생활의 지혜 적금 점프’ 상품과 관련 “고작 13만1900원 이자를 받기 위해 연간 1800만원을 소비해야 하는 황당 상품”이라고 단언했다.

권 의원은 “소비자가 12% 금리를 받기 위해서는 매월 150만원 이상 연간 1800만원의 카드사용 실적이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매월 적금한도가 3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최고 우대이자는 연간 13만1900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어 시중은행들의 과장광고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내뱉었다. 신한은행이 ‘생활의 지혜 적금 점프’를 홍보하면서 우대금리만 명시했을 뿐 자세한 조건 등은 게재하지 않아 소비자를 현혹시켰다는 얘기다.

또한, 이자 지급액이 아닌 신용카드 포인트를 최고 36만원 제공한다는 사실을 덧붙여 금융소비자의 잘못된 선택을 유도하고 있다는 게 권 의원 측 주장이다.

권 의원은 “은행들이 금융소비자를 속여 금전적 이익을 취할 때 이를 바로잡고 금융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해야 할 금융감독당국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은행들의 불공정 영업행위로부터 금융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이 절실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