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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인터뷰] 김문수 경기지사 “국민과 함께 더 낮은 곳으로”

최봉석 기자 기자  2011.09.19 08:2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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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28곳을 할 때마다 늘 초보운전으로 하는 기분이다. 앞으로 초심을 가지고 계속적으로 택시도 하고, 주민들 삶에 가까이 다가가서 말씀을 듣도록 하겠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지난 18일 이천시에서 택시체험을 마친 뒤 가장 먼저 밝힌 소감이다.

김 지사는 이날 이천시 장호원읍에 위치한 오성운수에서 오전 9시부터 28번째 택시체험에 나섰다.

이천시는 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유일하게 택시체험을 하지 않은 지역으로, 김 지사는 도내 31개 시·군 ‘전역에서’ 택시체험을 하게 된 셈이다.

2009년 설 연휴 마지막 날이었던 1월 27일 수원에서 시작된 김 지사의 택시체험 대장정이 2년 8개월만에 경기도내 31개 시군 전체를 한 바퀴 돌았다.

김 지사는 그간 택시체험을 통해 236시간 동안 운전대를 잡았으며 무려 3080km를 달렸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택시체험을 마친 뒤 가진 인터뷰를 통해 “경기도가 31개 시군이 있는데, 영업구역상으로 오늘 한 바퀴 다 도는 셈”이라면서 “한 시군에 한 번씩 다녀봤다. 오늘도 초보운전이 된 기분이다. 늘 돌아다니면서 해서 지리가 익숙하지 않고 도시사정이 익숙하지 않다”고 말문을 열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택시체험을 하다보면 어떤 경우에는 아는 분들도 계시고, 전혀 모르는 분도 계신다”면서 “어떤 아는 분들은 내리실 때 요금 지급하지 않고 그냥 가시는데 상당히 곤란하다. 난감한데 꼭 요금 내주시기 바란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가 운전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는 역시 ‘교통 문제’였다.

“제일 많이 말씀하시는 것이 교통관련된 것이다. 버스가 없다, 택시도 잡기 어렵다, 이런 이야기하신다. 경기도는 아직까지 농촌지역이 많기 때문에 사실 교통이 매우 불편하다. 서울과 매우 다른 곳이다. 교통불편 특히 대중교통노선이 없고, 택시도 콜하기 전에는 잡기 어려운 교통불편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경기도의 가장 큰 문제다.”

김 지사가 택시체험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다름 아닌 ‘현장행정’ 때문이었다.

“가는 곳마다 생각하지 못한 문제가 많다. 지역, 사람마다 문제가 다르다. 경기도는 가장 공통된 문제가 대중교통이 매우 불편하다는 것이다. 지하철, 버스 노선이 약해서 노인들 관절환자, 아이들 데리고 타시는 분들이 택시를 많이 이용한다. 서민들 중에서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취약층들이 많이 이용하고 계신다.”

택시체험을 통해 느낀 택시운전기사로서의 고충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는 “택시기사들이 가장 어려운 점은 택시가 너무 많다. 과잉 남발이 돼서 아무리 뛰어도 기본생계비가 안 나오는 매우 어려운 처지에 있다”면서 “지역특성에 맞춰서 택시기사들의 생계도 유지되면서 시민들도 편리한 택시제도를 맞춤형으로 발전시켜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보조금 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직접적으로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은 영상기록장치, 카드 단말기, 미터기 계량 부분에서 지원을 하고 택시기사들의 장학금 지원, 복지에 대한 지원이 더 강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때문에 그는 앞으로도 택시운행은 계속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두 번째로 택시 운전대를 잡게 되면 마인드가 조금은 바뀌게 되지 않을까.

“조금 바뀌는 것도 있겠지만 워낙 (경기도가) 넓다. 택시 정류장, 버스 노선 등 문제가 많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주 작다는 것에서 안타까움이 깊다.”

내친김에 버스에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까지 내비쳤다.

김 지사는 “버스를 꼭 해보고 싶은데 버스는 1종 대형면허가 필요하다”면서 “1종 대형면허는 운전기술이 필요해서 제가 면허가 없다. 아직 조금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진 오후 인터뷰에서는 주요 정치 현안에 대한 조심스런 입장 표명이 있었다.

김 지사는 먼저 정치권에 불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바람에 대해 ‘정당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지적했다.

그는 “(안철수 바람은) 아직 지나갔다기보다 강한 힘이 있다”면서 “역시 우리 정당정치에 대해서 국민께서 많이 불신하고 계신다”고 우려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고칠 점이 많겠지만 헌법상으로 정당정치가 민주정치의 근간”이라면서 “정당이 없으면 모두 다 개인이 나와서 후보가 되고 하려면 우리나라가 과연 어떻게 되겠는가. 정당 자체가 여러 문제가 있지만 정당을 중심으로, 100년 가는 정당, 잘못된 점은 고치면서 정당을 토대로 해서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원장의 서울시장 후보 도전 ‘포기’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냈다.

“본인이 나간다고 비슷하게 하다가 안 한다고 했는데 아직까지 평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본인이 아직 정치가라든지 선출직, 소위 말하는 뜻을 세우고, 입지를 한 상태가 아니다. 여러 가지 좋은 일을 하고 싶지만 선거에 나가서 국민과 소통하면서 심판받겠다는 그런 것은 아직 아닌 것으로 본다.”

향후 대권 행보를 묻는 질문에는 여전히 도지사로서 ‘정공법’을 택했다.

그는 “어떤 행보보다 국민과 함께 더 낮은 곳으로, 그러면서 국가적 목표를 잊지 않는 공직자로 열심히, 겸손하고, 뜨겁게 국민을 섬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