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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방 손석효 회장 145억 절세 비결에 ‘눈총’

‘박근혜 테마株’ 아들 회사에 증여, 560억 현금화

이수영 기자 기자  2011.09.16 18:4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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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일명 ‘박근혜 테마주’로 불리는 아가방컴퍼니의 손석효 명예회장이 보유지분 상당량을 증여하는 과정에서 ‘얌체 절세’ 논란에 휘말렸다. 손 회장은 주가가 최고치에 달했던 지난 8월과 이달 초 두 차례에 걸쳐 총 430만5760주, 시가 560억원어치를 아들이 최대주주인 벤처투자사 쿼츠라인에 증여했다. 쿼츠라인은 이를 장내 매도해 대부분 현금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법상 30억원 이상을 증여할 때는 50%를 증여세로 떼이지만 영리법인에 증여했을 때는 법인세 명목으로 최대 24.2%만 내면 된다. 손 회장은 수백억원어치의 지분을 아들에게 넘겨줌과 동시에 최소 145억원의 ‘절세효과’까지 본 셈이다.

올해 초 3000원대였던 아가방컴퍼니 주가는 유력한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저출산·유아복지’ 공약에 힘입어 정치 테마주로 급부상했다. 주가는 지난 7월 1만7650원까지 치솟았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지난 7월 20일 회사의 주가급등과 관련해 조회공시를 요구하기도 했다.

◆ 증여지분 대부분 현금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손 회장은 지난 7월 27~28일 이틀 간 각 100만주씩 총 200만주(7.14%)를 쿼츠라인에 증여했다. 쿼츠라인은 이미 보유한 지분을 합쳐 총255만주를 장내 매도했다.

손 회장은 또 이달 5~8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230만5760주(8.24%)를 같은 방식으로 넘겼다. 쿼츠라인 역시 총 234만주를 주당 1만395원에 또 내다 팔았다. 모두 243억2439만원어치다. 손 회장의 지분매도 금액은 560억원에 이른다.

이번 증여로 아가방컴퍼니의 최대주주도 바뀌었다. 손 회장의 개인지분은 당초 18.9%에서 3.5%로 쪼그라들었고 쿼츠라인 역시 2.8%에서 0.7%로 지분율이 줄어들었다. 현재 아가방컴퍼니의 최대주주는 김욱 회장으로 지난달 1일 현재 544만7210주, 19.45%의 지분을 갖고 있다.

그러나 특수관계자의 지분을 포함해 손 회장의 우호 지분은 945만7760주, 33.7%를 기록해 경영권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업계는 손 회장이 경영권에 위협이 되지 않는 선에서 보유 지분에 대해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 쿼츠라인, 사실상 실적 전무

일각에서는 최 회장이 50%에 달하는 증여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영리법인 증여를 택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쿼츠라인의 최대주주는 손 회장의 아들 손승현씨로 21.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쿼츠라인과 아가방컴퍼니는 전혀 무관한 사이라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쿼츠라인은 1973년 설립됐으며 현재 벤처기업 투자와 운동설비운영업, 부동산임대업 등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쿼츠라인은 지난해 매출액이 없고 영업손실 1억4077만원을 기록했다.

올해 임대업을 목적으로 서울 구로구에 지상 8층, 지하 3층(연면적 5,920.8㎡) 건물을 신축했지만 해당 토지의 원래 주인은 손 회장이었다. 2008년 손 회장은 46억원에 이 토지를 쿼츠라인에 팔았다. 그러나 지난해 말까지 35억원의 토지대금이 미지급 상태로 남아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 10억원, 미지급금·단치차입금 85억원의 쿼츠라인은 사실상 빈털터리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보유한 토지를 담보로 은행권에 72억원 대출도 끼고 있다.

◆ “손 회장은 아가방 투자자, 차익실현 문제없어”

이에 대해 아가방컴퍼니 측은 “투자자로서 일부 차익실현과 증여 상 이득을 본 것은 인정하지만 법적이나 도의적 책임을 묻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아가방컴퍼니 최현우 기획팀장은 “(손 회장이)절세 목적으로 이 같은 결정을 하신 건지 회사가 정확히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일각에서 대주주가 지분을 대거 매도하는 바람에 주가 상승이 주춤하고 있다는 지적은 있지만 관련주인 보령메디앙스 등에 비교하면 등락 패턴이 거의 일정하게 유지됐다”고 말했다.

손 회장이 보유지분 상당수를 시장에 내놨다고해서 회사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은 과장됐다는 얘기다.

최 팀장은 또 “사실상 아가방컴퍼니의 설립과 경영은 현재 최대주주인 김욱 회장이 주도하고 있고 그의 보유지분율에는 거의 변동이 없다”며 “손 회장은 경영보다는 투자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일부 시세차익을 위한 매도에 나섰다해도 회사가 관여할 사항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한편 쿼츠라인과 관련해서 그는 “아가방컴퍼니와는 무관한 기업으로 손 회장이 직접 관리하는 개인회사라는 것 외에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