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매출 하락세가 ‘종합뷰티전문기업’ 발돋움 계기로

[대기업해부] 코리아나화장품…②지분구조 및 계열사

전지현 기자 기자  2011.09.16 08:19:42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국내 대기업들은 대내외 경제 상황과 경영 방향에 따라 성장을 거듭하거나, 반대로 몰락의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기업일지라도 변화의 바람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2, 3류 기업으로 주저앉기 십상이다. 기업은 끊임없이 선택과 집중을 요구받고 있다. 국내 산업을 이끌고 있는 주요 대기업들의 선택과 집중을 조명하는 특별기획 [대기업 해부] 이번 회에는 코리아나화장품을 조명한다. 그룹의 태동과 성장, 계열사 지분구조와 후계구도 등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코리아나화장품은 지난 90년대 초반 머드팩을 앞세워 10년 넘게 승승장구 했지만 2000년대 중반 ‘저가화장품 브랜드 숍’이 우후죽순 등장하면서 경쟁력이 위축됐다.

국내 화장품 업계는 시장 점유율 34.9%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과 13.9%인 LG생활건강, 4%인 페이스샵에에 이어 에스티로더 그룹 및 로레알 등의 외국 기업들이 독식하는 구조다. 초창기 국내 시장을 이끌었던 코리아나, 소망, 한국 화장품 등의 중견 기업들은 1990년대 후반 발생한 IMF를 기점으로 매출감소에 직면하면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지 못한 채 4% 남짓의 시장을 나눠 갖고 있는 형태다.

◆종합 뷰티 전문기업 경쟁력

화장품 대표 기업들의 올 1‧2분기 매출액을 살펴보면 아모레퍼시픽이 1조2237억원, LG생활건강이 1조13억원을 기록함에 따라 부동의 1, 2위를 지키고 있다. 그에 비해 코리아나는 506억원으로 미샤 1170억원에 비해 2배 이상
   
유상옥 코리아나화장품 창업주.
뒤쳐져 있다. 여기에 지난해 런칭한 Re:NK로 동종 업계에 발을 딛은 웅진코웨이가 화장품 매출만으로도 353억원을 기록, 바짝 추격하고 있다.

코리아나화장품은 지난 2000년 3435억원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지속, 지난해 매출액이 1051억원이었다. 그러나 하락세를 보이는 매출액으로 코리아나가 부실하다는 것은 아니다.

코리아나 화장품의 계열사 구조를 보면 창업주 유상옥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라 화장품 제조 및 판매에 주력, 종합 뷰티 전문 기업으로 경쟁력을 키워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코리아나 화장품의 계열회사는 현재 총 7개. 이는 순환출자, 계열사 편법지원 등의 국내 여타 그룹들이 안고 있는 지배구조와는 확연히 다른 구조다.

현재 코리아나 화장품의 계열사는 주력사인 코리아나화장품을 중심으로 북경고려아나화장품 유한공사, 코리아나 화장품 천진 유한공사, 에브코 화장품, 아트비아, 씨엔에이치 이노이브(주), 코비스 코퍼레이션 등이 있다.

코리아나화장품은 계열사간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핵심으로 꼽힌다.

코리아나화장품은 북경고려아나화장품유한공산 65%(청산 진행 중)를 비롯, 코리아나화장품 천진유한공사 100%, 에브코화장품 59%(청산 진행중), 아트비아 63.21%, 씨엔에이치이노이브(주) 32.22%, 코비스코퍼레이션 99.98% 지분을 각각 보유, 각 계열사들이 코리아나화장품의 ‘우산’ 속에 있다.

   
 
이런 지분구조는 지배주주 입장에서는 계열사들의 핵심 연결고리인 코리아나화장품에 대해 안정적 지분을 확보하고 그룹 전체에 대한 막강한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도다.

이러한 코리아나화장품의 지배구조는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막강하게 형성돼 있다. 현재 창업주 유상옥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지만 코리아나 화장품 지분을 통해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놓고 있지는 않다.

유 회장은 501만1615주로 12.53%를 보유한 최대주주. 주가 하락기였던 지난 2009년 1월 유 회장은 학수·민수씨 등 친인척 7명에게 보통주 총 200만주를 증여함에 따라 기존 17.53%에서 줄었든 이후 줄곧 같은 수치다.

또 장자승계 원칙이 일반적인 다른 그룹과 마찬가지로 장남인 유학수 대표가 유 회장 다음으로 많은 153만9738주를 보유(3.85%) 2대 주주이다. 유 회장의 차남·녀인 민수 대표와 승희 부관장은 각각 2.65%(106만주), 2.64%(105만3977주)로 3·4대 주주다.

친인척을 모두 포함한 지분은 총 24.31%로 계열사 출자구조가 간단하다는 점은 오너 일가의 지배력 강화에 크게 기여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유학수 대표이사의 ‘홀로서기’ 왜?

유상옥 회장의 장남인 유학수 대표이사는 지난 2009년 공동대표에서 단일체제로 바뀌면서 실질적인 경영수업을 마치고 수장으로써 코리아나를 이끌고 있다. 이전까지는 유 회장의 사위인 김태준 대표와 공동대표 이사를 맡아왔다.

   
유학수 코리아나화장품 대표(사진 좌측), 김태준 전 대표(사진 우측)
코리아나는 지난 2006년 CJ(주) 상무로 일하던 김사장을 마케팅‧영업 전문가로 영입, 김사장은 처남 사이인 유학수 대표와 공동으로 회사를 운영해 왔었다.

그는 고려대와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MBA를 졸업한 후, CJ(주) 상무 및 삼성자동차에서 재직하며 잔뼈가 굵은 전문 경영인이다.

유학수 대표는 1960년생으로 세종대학교와 고려대 경영대학원을 나와 1990년 기획 및 뉴프로젝트 총괄이사로 코리아나 화장품에 입사했다.

이후 기획-홍보이사(2000년)와 기획담당 상무(2002년)를 거쳐 경영수업을 다져왔다.

유상옥 회장은 지난 2007년 말 당시 유학수 경영총괄부사장과 김태준 마케팅 영업총괄부사장을 각각 공동대표로 승진 발령을 내고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유상옥 회장은 고려대 상대를 거쳐 미국 유니온대학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한 뒤 지난 1989 코리아나를 창업 오늘날의 코리아나화장품을 일궈냈다.

유 회장은 슬하에 학수-민수-승희 등 2남1녀를 두고 있다. 유상옥 회장 둘째 아들이자 유학수 코리아나 사장 동생인 유민수 씨는 코리아나의 계열사인 ‘코비스코퍼레이션’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유승희씨는 현재 코리아나가 밀고 있는 복합문화 공간 ‘SPACE*C’를 맡고 있다.

◆화장문화의 전당, 코리아나 복합문화 공간 ‘SPACE*C’

   
서울 압구정에 위치한 spce*c(코리아나 화장박물관, 코리아나 미술관) 내부모습.
코리아나화장품은 복합문화 공간인 ‘SPACE*C(스페이스씨)’를 지난 200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SPACE*C는 유 회장이 30년 동안 모은 화장용구와 장신구, 각종 여성생활용품, 도자기 등으로 열었다.

전통과 현대의 소통을 바라는 의미에서 함께 둥지를 튼 코리아나미술관, 국내 최초의 뮤지엄 카페 등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사실상 ‘살아있는 박물관, 살아있는 집, 서있는 정원, 근원의 땅’을 콘셉트로 설계한 SPACE*C는 ‘사회적 공헌’이라는 코리아나 기업 정신의 발현으로 채택된 사업이다.

지난 1999년 11월15일 창립 11주년을 기념해 설립 논의를 마쳤고 이듬해 설립을 결정, 2001년 9월4일 토지 매입을 완료하고 2002년 3월8일 착공식을 가졌다. 창립 15주년에 맞춰 개관 준비, 지난 2003년 11월 개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