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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성악가 조수미 불임 원인 '자궁근종'이란

유상욱 유광사여성병원 소장 기자  2011.09.15 18: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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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세계적인 성악가 조수미씨가 방송을 통해 자신이 자궁근종으로 인해 하혈을 심하게 했고 이후 '불임'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혀 더욱 안타깝게 했다.

그녀를 힘들게 했던 자궁근종이란 ‘자궁 평활근(smooth muscle)’에 생기는 종양으로 우리나라 35세 이상 여성의 20~30%에서 나타날 만큼 흔한 질병이다. 현재까지 정확한 발병원인은 규명되진 않았지만 여성호르몬 이상 분비와 스트레스, 영양 불균형 등에서 문제점을 찾고 있다.

또한 상당한 크기로 발달할 때까지 특별한 자각증상은 없으며 근종이 있는 약 30%만이 증세를 호소한다. 근종의 크기가 커지거나 개수가 증가하면 생리 양이 많아질 뿐만 아니라 골반 한쪽이 뭉근한 느낌이 들고 때로는 데굴데굴 바닥을 구를 정도로 통증이 밀려오기도 한다.

자궁근종을 발견하는 대부분의 여성은 산부인과 검진을 받다 우연히 알게 되는데, 이는 미혼여성이라도 산부인과를 자주 찾아 봐야 한다는 일반적 상식을 재확인 시켜 준 사례다.

특히 스트레스가 과다하고 바쁜 일정으로 생리통이나 생리불순을 소홀히 한 골드미스라면 미래를 위해서 정기적인 병원 검진이 필요하다.

자궁근종 치료는 환자의 나이, 출산가능성, 근종크기와 위치에 따른 증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택한다. 특별한 증상이 없고 근종이 4cm이하라면 보통 수술하지 않고 3~6개월 마다 재검사를 하면서 변화를 지켜본다.

수술도 고려할 수 있는데 의외로 간단하다. 특히 복강경 자궁근종절제술은 개복할 필요 없이 배에 조그만 구멍을 2~3개 정도 뚫고 초소형 카메라가 달린 기구를 삽입해 진행하는 수술로, 근종만 제거하기 때문에 3개월 정도면 자궁기능이 회복돼 재임신이 가능하고 수술 후 2~3일이면 퇴원이 가능하다.

그러나 대장, 방광, 요로 등 주변 장기를 압박하고 암 전이가 예상될 정도로 상태가 심하거나 더 이상 임신을 원치 않을 때라면 자궁절제를 하기도 한다.

여성호르몬을 분비하는 난소를 함께 수술하지 않으면 정상생활에 별다른 지장이 없다. 그렇다면 조수미씨 처럼 자궁근종이 불임으로 이어지는 것은 어떤 경우일까.

전문가들은 혹의 위치가 나팔관을 가로 막는 등 아주 나쁘게 잡혀 있거나 자궁 속에 종유석처럼 혹이 생기는 ‘점막하근종’이 자궁내막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근종이 2개 이상인 경우 재발하기 쉽고 수술을 해도 자궁 장기가 많이 손상돼 있기 때문에 불임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만약 임신 중 자궁근종이 발견된다면 태아와 산모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통상 자궁근종이 있으면 임신 중 유산이나 조산이 된다고 생각하는데, 근종이 자궁내막(자궁 안쪽의 점액질 막)에 존재하고 10㎝이상 돼 태아를 압박하지 않는 한 태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또 근종이 자궁경부(자궁 입구)나 산도(태아가 모체 밖으로 나올 때 지나는 길)를 막고 있거나 둔위(태아 머리가 아래쪽 정상 방향이 아닐 때)같은 태아위치 이상을 일으켰을 경우엔 제왕절개를 하지만 그 외에는 자연분만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예방이 최선의 방책인 셈이다.

유상욱 유광사여성병원 난임(불임)의학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