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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년고찰 순천 선암사 '유령문화재' 7점

박대성 기자 기자  2011.09.14 14: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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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미술사학자 유홍준 교수가 즐겨찾는다는 천년고찰 순천 선암사(仙巖寺)의 문화재 관리가 매우 부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송광사와 함께 순천을 대표하는 사찰인 선암사는 조계종단과 태고종단의 다툼속에 그동안 수십년간 순천시에서 문화재와 재산관리를 맡아왔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14일 보도자료를 내고 "염송집(사진)을 비롯해 불화, 편액, 서지, 경판 등의 선암사에 보관된 다수의 문화재 분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잃어버리고도 신고되지 않은 염송집. 사진은 전병헌 의원 제공.

순천시가 작성한 유물카드 목록에는 등재돼 있지만, 막상 전수조사에서는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 불화 1점(행로암 신중도)과 편액 2점(강선루 편액), 서지 3점(염송집과 사찰창건연대일람, 대혜각보각서 등)과 경판 1매(침굉집 발문) 등 모두 7점에 달한다.

2005년 이후 순천시 작성 유물카드 한국의 사찰문화재, 선암사불화, 미술사학지, 전국사찰소장 목판집 등 각종 문헌자료 대비결과 600여점의 차이가 발생해 선암사 문화재관리에 허점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거꾸로 순천시 유물카드에는 2413점이었으나, 전수조사 결과 3263점에 달하는 등 850점이 차이가 나는 등 불교종단 사태와 순천시의 임시관리기간을 거치면서 유물 재산관리가 엉터리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존 불교 문화재 또한 유물수장고에 습기가 차 문화재 훼손상태가 심각했으며, 선암사 대웅전의 경우 기단하부가 파손되고 비가 샐뿐만 아니라 아치형 다리인 승선교 천정 돌틈이 벌어지는 등의 관리부실이 육안으로 확인됐다.

   
돌과 돌 사이의 틈이 벌어지고 있는 승선교(사진 위, 보물 제 400호)

전 의원은 "지난 42년간 선암사의 재산관리권을 행사해 온 순천시의 부실한 문화재 관리실태와 재산관리 실태가 확인됐다"며 "문화부와 문화재청은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도 속수무책인 상황으로 문화재관리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하는 등 전방위적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선암사 성보박물관 전수조사 결과 분실 및 훼손문화재 진상조사 후에도 후속조치가 없었던 점 ▲부실 문화재 보수공사로 인해 선암사의 보물급 문화재와 사찰건물 훼손정도가 심각한 점 ▲선암사 입장료 수입 등 관련재산을 회계.결산 자료도 없이 지자체가 사용된 점 등 문화체육관광부의 부실감사를 질타했다.

전병헌 의원은 “보물문화재이자 천년고찰인 선암사가 이지경이 되도록 문화부와 문화재청, 순천시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면서 "이런 상황이 되도록 소관 상임위인 문방위에 보고조차 없었던 것은 사실상 이런 사태를 은폐하기위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