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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은 재벌 나팔수 역할 그만둬라”

산업자본 금융산업 진출 논리 대기업 입장 대변

임경오 기자 기자  2005.12.08 10: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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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국경제인연합회(회장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전경련이 최근들어 재벌의 이익을 옹호하는 목소리를 잇따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지난달 적대적 M&A가 불가능한 삼성전자에 대해 적대적 M&A가 가능하다고 호도(본보 11월24일“삼성전자 적대적 M&A 사실상 불가능” 기사 참조)한데 이어 이번에는 산업자본의 금융산업 진출 허용을 주장하면서 대기업 집단의 이익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전경련은 최근 발표한 ‘GE사례로 본 산업과 금융 결합의 새로운 추이’라는 보고서에서 “산업자본과 금융산업의 결합이 국제적 조류”라면서 “우리나라 정책당국과 국회도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자본의 금융산업 진출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할 때”라면서 재벌이익 옹호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전경련은 이 보고서에서 “1992년 GE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 13개 부문 중 금융부문은 1개에 불과했으나 2004년에는 11개 부문 중에서 기업금융, 소비자금융, 보험 등 금융부문이 3개로 그 비중이 높아졌다면서 한국도 산업자본의 금융산업 진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껍데기만 살펴보고 속내는 들여다보지 않은 엉터리 분석이라는게 중론이다.

GE은행권 자회사 전혀 없이 다른 금융권 100% 출자

GE는 은행권 자회사를 전혀 소유하지 않고 있고 오직 GE캐피탈서비스란 중간지주회사를 통해 GE캐피탈 재보험지주회사등과 기타 금융사등을 자회사로 두고있다는 데서 국내 재벌들이 은행만을 소유하지 못하고 있을 뿐 증권 투신 캐피탈사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는 데서 전혀 차이가 없다.

   
GE 그룹은 국내 대기업집단과 달리 금융자회사와 제조업 자회사간에 상호출자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점선 단절부분)
오히려 GE는 금융 자회사와 제조업 부문 자회사에 모두에 대해 100% 출자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수의 지분으로 이리저리 얽혀있으면서 지분보다 수 배의 의결승수효과를 내고있는 한국과는 전혀 다르다.

무엇보다 GE는 금융권 자회사가 GE의 제조업부문 자회사에 대해 일절의 출자지원이나 신용공여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금융자회사와 제조업자회사간 지분이 이리저리 얽혀있는 한국 재벌들의 출자구조와 완전히 다르다.

GE는 GE캐피탈서비스에 대해 100% 출자하고 있고 GE캐피탈서비스는 역시 GE캐피탈에 대해 100%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GE캐피탈 역시 다른 금융자회사들에 대해 100% 지분을 갖고 있다.


GE 제조 금융 자회사간 상호출자 신용공여 전혀 없어 

그러나 국내는 예컨대 삼성그룹의 경우 지난달 24일현재 삼성카드는 제일모직에 대해 4.9%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제일모직은 다시 삼성석유화학의 지분을 21.4% 갖고있다(도표 참조).

현대차그룹의 경우 현대자동차는 현대캐피탈의 지분을 61.1% 소유하고 있고 현대캐피탈은 현대하이스코의 지분 10.0%, INI스틸의 5.9%, 현대모비스의 지분 2.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또 현대자동차는 현대카드의 지분을 59.0%나 갖고 있는등 제조업 자회사와 금융 자회사간 지분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한화그룹 역시 한화가 23.9%의 지분을 갖고있는 한화석화는 한화증권의 67.1%의 지분과 대한생명의 지분을 1.0% 보유하고 있어 금융 자회사와 제조업 자회사간 상호출자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현대 한화 동부 금호그룹 모두 제조 금융자회사간 상호 출자

금호그룹 역시 아시아나 금호석유 금호산업등이 금호생명의 지분을 27.8~32.8%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동부그룹도 동부제강과 동부생명 동부증권 동부생명이 지분관계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따라서 이들 그룹의 경우 제조업부문 자회사에서 부실이 일어날 경우 이는 금융자회사의 연쇄부실로 이어지고 금융시장에 대혼란을 초래하게 된다. 전경련이 이같은 사정을 모르지 않을진대 산업자본의 금융산업 지배를 주장하는 것은 결국은 삼성 현대를 비롯한 재벌의 이익옹호에 다시 발걷고 나섰다는 뜻으로 밖에 해석이 안된다.

전경련은 또 GE의 계열사인 GE캐피탈은 체코, 폴란드, 헝가리 등 동유럽 신흥시장을 비롯 서유럽의 독일에서도 소매금융에 진출하고 있으며 특히 GE캐피탈은 동구권에서 가계수표 발행, 요구불예금과 저축예금 등 은행업무 부문에 진출해 있다면서 국내에서 산업자본의 금융산업 지배를 위한 어거지 논리를 만들어냈다.

GE 동유럽 은행 보유는 현지 법체계 따른것 뿐

그러나 이같은 논리는 큰 허점이 있다. GE는 동유럽 법체계에 따라 은행산업에 진출한 것으로 GE그룹은 미국에서는 은행을 소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한 아전인수식 해석이다.

한성대 김상조 교수는 “예전에 국내 한 그룹이 그리스의 상업은행을 소유한 적이 있었다”면서 “그 나라의 법에 따라 은행을 소유한 것을 마치 GE그룹이 은행업에 진출한 것처럼 호도한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보고서 말미에는 은행도 아닌 여신전문기관인 삼성카드의 삼성 애버랜드 주식소유를 문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진짜 속내를 드러냈다.

전경련, 언제까지 회원사들의 이익에만 앞장서고 진짜 국내 경제와 서민들을 생각하는 정책을 미뤄두기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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