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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헤지펀드 잡아라’ 운용사 전쟁 관전포인트

‘모회사 후광’vs‘한국시장 강자’ 맞대결

이수영 기자 기자  2011.09.12 11: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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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이르면 내달 사업자 인가신청이 시작되는 한국형 헤지펀드에 국내·외 자산운용사들의 물밑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기준으로 현재 헤지펀드 신청 자격을 갖춘 운용사는 13곳 정도로 추려진 상태다.

대표적인 업체는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하나UBS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이 꼽힌다. 특히 ‘헤지펀드 1호’라는 상징성을 얻기 위한 업체들의 신경전이 대단하다.

일단은 막강한 해외 네트워크와 모회사의 후광을 업은 외국계 운용사들이 초기 선전할 가능성이 높지만 국내 시장에 강한 토종 운용사의 준비 작업도 만만치 않다.

◆ 스팩·PEF 대박처럼···1호는 뜬다

운용사들의 신경전은 ‘1호 헤지펀드’가 갖는 상징성을 쟁취하기 위한 것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과 사모투자회사(PEF)에서의 ‘대박’이 일종의 학습효과가 됐다는 분석이다.

   
헤지펀드란 국제증권 및 외환시장에 투자해 단기이익을 올리는 민간 투자기금을 말한다.
1호 스팩인 대우증권스팩은 지난해 3월 일반인 공모 청약에서 87: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1조1000억원의 청약자금이 몰렸다. 한국 1호 PEF인 ‘미래에셋 PEF 1호’는 기관 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미래에셋그룹 인지도에 상당부분 기여했다는 평가다.

운용사들이 ‘1호 헤지펀드’를 선점하려는 이유도 이 같은 ‘대박’이 재현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대형 자산운용사들 입장에선 매우 매력적인 타이틀이다.

외국계 운용사와 국내 금융사가 합작품인 하나UBS와 신한BNP파리바는 1호 헤지펀드에 가장 큰 욕심을 드러낸 곳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을 모회사로 둔 이들은 직·간접적 지원과 헤지펀드 운용 노하우면에서 단연 우위에 있다.

특히 하나UBS의 자문단격인 UBS글로벌자산운용 A&Q팀(Alternative and Quantitative Investments)은 헤지펀드 등 대안투자 전문 부서다. 세계 재간접헤지펀드 시장에서 1~2위의 성적을 올리기도 했다.

신한BNP파리바는 완전한 외국계는 아니다. BNP파리바는 신한BNP파리바 지분 35%를 보유한 2대주주다. 하지만, 헤지펀드 사업에 대한 지원은 모회사 못지않다. BNP파리바그룹 자회사 중에는 프랑스와 영국, 캐나다 등에서 재간접 헤지펀드를 취급하는 회사가 두 곳이 있다. 이 분야에선 메이저급 회사들이다.

◆ 미래에셋ㆍ삼성자산ㆍ한국투신 ‘토종의 반격’

국내 3대 자산운용사로 꼽히는 미래에셋운용과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먼저 미래에셋그룹에서는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하 맵스운용)이 헤지펀드를 주도적으로 준비해왔다. 형님뻘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하 자산운용)은 기존 사모펀드 수탁액을 기준으로 한 자격요건에 미달됐기 때문이다.

현재 미래에셋은 자산운용과 맵스운용이 각자 인가를 받아 서로 차별화된 헤지펀드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이른바 ‘투톱’ ‘투트랙’ 전략이 셈이다. 두 회사 간 헤지펀드 운용 인력을 교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신운용도 상품 기획을 끝내고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