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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휴게소 불법노점상 관리 ‘한 박자 늦다’

김관식 기자 기자  2011.09.09 09:3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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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아직도 영업하는 곳이 있네요. 철거 안하나….”

기자가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쉬면서 기자 선배와 나눈 이야기다. 고속도로 휴게소 내 불법 노점상 영업이 아직 한창이다. 코앞으로 다가온 추석을 전후로 휴게소에 귀성객들이 붐빌게 뻔한데 철거보다는 오히려 대목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난 2일 오후 4시경 제 25호선 천안논산고속도로(하행) A 휴게소 화장실 앞. 기자는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불법 노점상이 한참 영업 중인 것을 목격했다. 주차장 끝자락에 위치해 화장실에서 나오면 바로 보이는 곳에 있어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는 최적의 공간에 버티고 있는 모습이다.

불법 노점상은 수년간 같은 자리를 지켜온 듯했다. 불법인데도 노점상 테두리에는 자동차 출입을 제한하는 빨간색 원뿔형 표지판까지 들여놨다. 다소 흉물스러운 외관에는 선글라스, 모자, 노래 테이프 등 각종 잡화가 질서 없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기자가 발견한 불법 노점상은 민자고속도로에 속한 휴게소 내에 있다. 국토해양부에서 운영하는 민자고속도로는 총 9개 노선. 이 중 5개노선(인천공항 구간 영종대교 기념관 제외)에 휴게소가 설치돼 있다.

앞서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는  전국 휴게소 164개소의 불법 노점상 328개소의 자진철거를 모두 마무리하고 대체시설로 ‘하이숍(hi-shop)’영업을 실시 중이다. 휴게소를 이용하는 내·외국인들의 관광객에게 수준 높은 고속도로 휴게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특히 도공은 지난 8월27일 열린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휴게소 철거를 모두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알려지진 않았지만 민자고속도로에 속한 휴게소 내 불법 노점상 역시 철거가 진행 중이다. 추석에 맞춰 불법 노점상 철거를 완료한다는 계획이지만 시간적인 여유는 찾아볼 수 없다.

지난 6일 국토부 광역도로도시과 관계자는 “지난달 말까지 노점상 주인과 철거 협상을 완료하고 현재 잡화코너 제작 중”이라고 밝혔다. 또 민간노선 5개 휴게소 중 한 곳의 노점상 철거가 이미 완료됐고, 추석 전까지 모든 노점상 철거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자가 불법 노점상을 발견한 날은 지난 2일이다. 국토부의 설명대로 노점상 철거에 대한 협약 체결이 지난달 말에 완료됐다면 불법 영업이 아니라 철거를 준비했어야 맞는 시기다. 대체시설로 들어서는 잡화코너의 구체적인 명칭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어찌됐든 간에 앞으로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내 불법 노점상은 완전히 사라진다. 잘된 일이다. 최근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지속적으로 수준 높은 시설들을 관광객들에게 제공하는 등 선진화 단계에 있다고 한다. 하지만, 고속도로 휴게소는 운전자들과 승객들에게 잠시 쉬어가라고 마련된 곳이다. 명절이 아니더라도 언제나 사람들로 붐비는 장소란 이야기다. 그래서 아쉽다. 무조건 추석에만 맞추면 된다는 정부의 느긋한 운영방식이 결국 고속도로 휴게소 선진화를 더욱 늦추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