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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일반노조 회사측에 임금교섭 위임

조종사 노조 전격 총파업 관련

최봉석 기자 기자  2005.12.08 10:4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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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8일 임금 및 상여금 인상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지난 8월 극적으로 단협을 체결했던 이 회사 노사는 또 다시 격랑에 휩싸이게 됐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가 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건교부와 산자부는 긴급조정권 발동 등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다. 하지만 긴급조정권 발동 권한을 갖고 있는 노동부는 신중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동관계조정법 등에 따르면, 국민경제를 해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하는 때에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으나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부는 앞서 7일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결정에 대한 정부 입장’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파업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노사간 대화해결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 등 강력한 특단의 대책을 적극 강구할 것”이라고 밝혀 파업 정국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파업 참가자들은 즉각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회사측은 일반노조와의 형평성 문제로 노조의 요구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파업대책반을 설치하고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소속인 조종사노조와는 달리 한국노총에 가입한 일반노조는 회사측에 임금교섭을 위임했다.

고소득 노동자들의 파업에 따른 시민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노동의 대가를 제대로 돌려받을 것”이라며 강력한 투쟁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언론들은 일제히 “항공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항공기 결항 소식을 위주로 조종사 노조의 파업 소식을 전하고 있다.

노사 양측은 파업 하루 전인 7일 오전 막판 교섭을 벌였으나 서로간의 입장차만을 확인하고 협상은 결렬됐다.

총파업 돌입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여전히 사측의 입장 변화에 따라 극적인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 같은 입장은 회사측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현재까지 양쪽은 협상점을 전혀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노사간 협상 타결은 그래서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총파업을 결의한 이유를 두 가지로 들고 있다.

하나는 ‘임금총액 대비 6.5% 인상과 상여금 50% 인상’이고 다른 하나는 지난해 체결된 임금협약서 중 ‘비행수당 보장항목’의 개선이다.

노조는 지난 10월과 11월 사측과 11차례에 걸쳐 임금교섭을 했으나 번번이 결렬됐다. 지난 달 18일 노조는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했다.

이런 가운데 노조는 지난 달 30일부터 지난 6일까지 전체 조합원 1344명을 대상으로 파업찬반투표를 실시했다. 총 1126명이 참석했으며 찬성 897명(재적대비 66.7%)으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노조측은 사측이 올해 60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영업이익에도 불구하고 노조에게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달 실시한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55.3%의 득표로 재선된 신만수(51) 노조 위원장은 “회사가 엄청난 흑자임에도 불구하고 중노위의 안을 내놓고 있다”며 “이것은 굴욕적인 임금협상”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측은 경영 외적인 환경의 악화를 이유로 임금동결을 노조에 요구했으나 중노위가 ‘기본급 2.5% 인상’안과 ‘상여금 50% 조건부 인상’안을 조정안으로 제시하자 이를 수락한 상태다.

사측에 따르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조종사 전체 평균 1억2000만원의 연봉과는 별도로 올해 성과급을 포함해 지난해 대비 기장은 1인당 2236만원, 부기장은 1684만원을 더 받게 된다.

대한항공 조종사들의 연봉은 기장의 경우 평균 1억2000만원, 부기장은 평균 8800만원인 것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실수령액이 그보다 적다며 언론의 보도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회사측 관계자는 노조의 파업에 따라 운항차질을 최소한한다는 방침이나 3일 이상 장기 파업시 대부분의 국내선 및 국제선 운항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이어 “수송분담율을 고려할 때 아시아나 항공파업을 능가하는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대한항공의 항공수송 분담율(작년기준)은 국제여객 40.6%, 국제화물 48.1%, 국내여객 65.2%로 국내여객의 비중이 다소 높다고 밝혔다.

정부는 쟁점에 대한 낮은 타결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 때문에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아시아나 파업사태로 인해 ‘파업공화국’이라는 이미지가 부각된 상황에서 대외신인도 하락을 우려,  또다시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긴급조정권을 발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에는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와 운송하역노조 아시아나공항서비스지부, 아시아나항공노조, 대한항공해고자동지회 등이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결항율이 74%(150편)에 이름에 따라, 시민들은 현재 큰 불편을 겪고 있으며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게시판 등과 정부 관련 부처 홈페이지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시민들은 파업을 지지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파업이 앞으로 장기화될 경우 결항 항공편은 더 늘어날 전망이어서, 시민들의 불편 또한 더욱 증가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건교부와 산자부는 이번 파업으로 인해 수출입 화물은 하루 약 2000억원, 여객은 하루 4만4000명을 수송할 수 없을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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