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신라서 방 뺀 구찌, 롯데서도 외면 당하나?

8월말 입정 예정 구찌코리아 갈곳 없어 ‘발만 동동’

전지현 기자 기자  2011.09.08 17:05:26

기사프린트

[프라임경제] 올 8월 말로 예정됐던 구찌의 롯데면세점 입점이 미뤄지고 있다. 지난해 루이뷔통 입점을 두고 롯데와 신라간 ‘오너家 딸들의 전쟁’으로 비화됐던 사건 이후 자존심에 상처받은 구찌가 던진 ‘방 빼기 작업’이 다소 무리였던 것이 아니냐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8월 말 롯데면세점에 새 둥지를 틀 예정이었던 구찌가 9월이 된 지금까지도 입점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찌는 지난 6월 인천공항 신라면세점 측에 루이뷔통 수준의 낮은 수수료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하자 신라를 떠라 롯데로 둥지를 옮길 계획이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8월 말에 입점을 예정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인터리어 등 외국에서 들여오는 부자재의 지연 문제로 입점이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루이뷔통 둘러싼 롯데-신라 갈등

지난해 말 세계적인 명품 그룹 LVMH(루이뷔통 모엣 헤네시, Louis Vuitton Moet Hennessy)가 세계 최초로 인천공항에 루이뷔통 매장을 입점 시키기로 함에 따라 신라면세점과 롯데면세점은 ‘루이뷔통 모시기’에 혈안이 됐었다.

이미 2년 전 AK면세점 인수 건으로 양측의 대결에서 탄력을 받은 롯데는 이번 루이뷔통 입점을 계기로 오는 2018년까지 세계 면세점 3위권 내에 진입시킨다는 목표를 더욱 공고히 하려던 터였다. 지난 3월에는 롯데면세점의 아성으로 불리던 김포공항 면세점 입찰에서도 A사업권(화장품, 향수)을 따내며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하는 듯 하기도 했다.

이런 까닭에 롯데면세점 측은 신동빈 당시 부회장이 지난해 4월 아르노 루이뷔통 회장의 방한 당시 아르노 회장을 면담하고 소공동 롯데면세점으로 직접 안내하며 접대하는 등 공을 들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호텔 신라 측에 루이뷔통 입점을 빼앗기면서 자존심을 구기게 됐다.

◆‘우리도 루이뷔통급 대우 해달라’

하지만 루이뷔통의 입점 결정 이후 루이비통에 대한 신라면세점의 특별대우에 불만을 느낀 구찌 등 기타 명품 업체가 신라면세점에 루이뷔통급 대우를 요구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구찌는 신라면세점에 루이뷔통과 같은 최저 수수료 수준으로 인하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인천공항 내 신라면세점 점포 두 곳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하고 지난 8월 말 롯데면세점에 매장을 입점키로 합의했던 것.

그러나 롯데면세점에 8월말로 예정됐던 구찌의 입점이 9월 초인 현재까지도 이뤄지지 않자  막대한 영업 손실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구찌는 롯데면세점 측이 애초 약속과 달리 제때 입점을 시켜주지 않아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고 보고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롯데면세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언론에서 말하는 구찌와의 소송건은 사실 무근”이라며 “면세점내 인테리어에 관련된 사항은 구찌 본사에서 지정하는 업체를 통해 이태리에서 직접 공수하는 부자재를 사용하는 등 면세점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사항이 아니다. 따라서 (어느 한쪽이 머뭇거리는 것이 아닌) 양측의 합의하에 진행하는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구찌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2740억원으로 전년대비 3.1% 감소한 반면 루비뷔통코리아는 4273억원으로 전년대비 14.8%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