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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들 살려줘서 고마워요”

경기도, 해외의료사업지원에서 러시아 축구선수 살리다

김현경 기자 기자  2011.09.08 10:4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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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블라디보스톡 루치’팀의 이리아 카르러젠코브(Iliya Kharloshenkov, 25)는 일본에서도 선수생활을 한 장래 유망한 프로축구 선수였다.

그러나 지난 5월 말, 아침에 일어나 머리를 가볍게 부딪친 후 쓰러졌다.

다행히 당시 함께 있던 친구의 도움으로 신속히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뇌출혈과 수술 부작용으로 인한 반신마비라는 최악의 결과를 얻었다.

삶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절망에 빠져있던 이리아를 바라보며, 어머니 빅토리아씨(Victoria Kharloshenkov, 50)는 한국행을 결심하게 되었다. 지난 6월 30일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 경기도 의료사업설명회에서 한국의료진을 만나고 나서였다.

이리아씨는 경기도 부천시의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경외과 김범태 교수에게 뇌동정맥 기형(AVM)수술을 받고 인생 제2막을 열게 됐다.

반신마비 상태에서 수술 후 현재는 완전히 회복되었고 일 년 정도 재활치료를 받게 되면 사고 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의료진들은 전망하고 있다.

그는 싱가포르와 일본 등 다른 의료 선진국도 선택할 수 있었지만 주변지인들이 모두 의료 수준이 높은 한국을 추천했다고 한다.

또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좋은 병원을 찾을 수도 있지만, 비행기를 탈 수 없는 그의 상태에서는 배로 이동할 수 있는 한국이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병원에서 불편한 점은 전혀 없었다”면서 “5점 만점(러시아의 만점 기준)에 5점으로, 특히 친절히 대해주신 것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지난 7월 19일 수술을 받은 이리아씨는 성공리에 수술을 마치고 재활 수술을 받았으며, 놀라운 속도로 건강을 회복해 지난 8월 28일에 러시아로 돌아갔다.

귀국 후 약 1년간 재활치료를 받을 예정이며 충분히 회복되면 축구선수로 다시 활동하고 싶다는 것이 이리아씨의 희망이다.

수술을 집도한 신경외과 김범태 교수는 “입국 당시 뇌출혈에 의한 좌측 상하지 마비상태였다. 뇌출혈 원인인 뇌동정맥기형의 근치적 제거, 뇌출혈 제거 그리고 두개골결손에 대한 두개골 성형술을 한 번에 시행했다”면서 “현재는 일상생활이나 운동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귀국해서 꾸준한 물리치료와 운동요법을 병행하면 축구선수로 다시 뛰고 싶다는 소망은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며 환자의 건강 상태를 전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시 문화부 공무원 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리아씨의 어머니 빅토리아씨는 “축구선수로 활약하며 그동안 너무 건강하게 지냈던 아들이 하루아침에 반신 마비가 됐을 때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며 “아들을 보통의 건강한 남자로 만들어줘서, 나의 아들을 돌려줘서 정말 고맙다”고 한국 의료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