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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부끄러운 '초고가 사치품' 소비행태

노현승 기자 기자  2011.09.07 17:2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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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명품을 좋아하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샤테크'(샤넬+재테크)는 이미 생소한 단어가 아니다. 한국 사람들의 명품 소비 행태를 아는 외국 브랜드들이 해마다 제품 가격을 올리다보니 아예 명품 브랜드인 샤넬 제품을 미리 사뒀다가 나중에 되팔면 돈이 된다는 뜻에서 생겨난 신조어이다.

이는 비단 샤넬 뿐 아니라 이른바 3대 '명품'이라 불리는 샤넬, 에르메스, 루이뷔통 등 고가 브랜드도 해당된다. 이들은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가격논란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매출 신장을 이뤄 뜨거운 논란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를 소비자 선호가 줄지 않기 때문이라고 풀이한다. 업계 관계자는 "FTA가 수입 명품 가격에 미친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은데도 매출액이 오히려 증가한 것은 고가 사치품에 대한 동경이 줄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3~4년 전만해도 2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었던 샤넬 클래식 미디엄 사이즈의 경우 4번의 가격인상을 거치며 현재 500만원대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불과 몇 년 새 가격이 두 배 이상 오르다보니 가격인상 전 샤넬 가방을 구입해 중고제품으로 팔아 차익을 남기는 '샤테크' 열풍이 식지 않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다. 국내에서 120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되는 에르메스 버킨백은 이미 선지불하고 프랑스에서 상품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국내 구매 대기자가 1000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경제난을 무색하게 만드는 일부 소비자들의 행태가 위화감 조성 및 소비 양극화 등 각종 사회적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한 조사결과를 보니 한국인이 고가사치품을 사느라 쓴 돈이 전체 가계 소득에서 무려 5%를 차지하며 이는 우리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두 배나 많은 일본의 4%보다 높다. 또 응답자의 45%는 고가사치품을 갖는 것이 예전처럼 특별한 일은 아니라고 응답해 이른바 '명품소비'가 일상화 된 상황이다.

   
 
물가 상승으로 고통 받는 서민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자리 잡은 소비의 양극화는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물가잡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지만 명품가격이 올라도 소비를 줄이지 않는 소비패턴을 보이고 있다.

서민들은 당장 추석 차례상 차릴 걱정을 하는데 고가 핸드백을 사기위해 줄서있는 뉴스를 접하니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