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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기 욕심만 부리지 않는 대인을 희구한다

안철수 아름다운 퇴장에 박수를 보내며

백형모 남도매일 편집국장 기자  2011.09.07 14: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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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한국 정치 지형을 단숨에 파괴하고 다시 복구해놓은 ‘안철수 신드롬’ 영화 한편은 그렇게 끝났다. ‘나보다 확고한 의지를 가진 그 분이 더 적격자’라는 말을 남기고...

이 영화는 예고편도 없이 갑자기 제작돼 좁은 공간에서 상영되고 불과 몇초 만에 막을 내렸으나 마치 쓰나미가 휩쓸고 지나간 것처럼 한반도를 평정했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제작자인 안철수는 누구인가?

단숨에 정치권 지각을 흔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나이 불과 49세로, 변화의 대명사다.
안 원장은 자신이 출연하는 ‘청춘콘서트’에서 밝혔듯 지난 1988년부터 23년간 줄곧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왔다.

서울대 의학과 대학원 석사 과정 시절 자신의 컴퓨터에 감염된 세계 최초의 컴퓨터 바이러스를 분석, ‘백신’이라는 이름의 안티바이러스 프로그램을 개발한 게 변화의 첫 출발이었다.

단국대 의과대 전임 강사, 의예과 학장을 지내는 등 전도유망한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컴퓨터 전문 주치의’를 택했다.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인 ‘V3’가 그의 대표 브랜드다.

이는 안 원장 본인의 인생을 바꿔놓았을 뿐 아니라 컴퓨터 사용자에게 무료로 바이러스 ‘안전망’을 제공, 컴퓨터의 대대적 확산은 물론 ‘IT 강국 대한민국’에 일조했다.

안 원장은 1990년대 말 ‘벤처 신화’를 상징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의사 가운을 벗어던진 그는 1995년 백신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벤처기업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했고, 벤처 열풍이 꺼진 상황에서도 내실있는 경영을 이끌었다. 2005년에는 안철수연구소 대표이사를 사임하는 등 ‘아름다운 퇴장’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 때문에 그는 ‘한국의 빌 게이츠’로도 불리며, 젊은층이 꼽는 ‘벤치마킹하고 싶은 CEO’, ‘창의성 롤 모델’이다.

하지만 이제 안철수는 색다른 위치의 인물이 됐다. 하루 아침에 서울 시장의 유력한 후보에 올랐다가, 박원순 변호사를 지지한다며 유쾌한 퇴장을 감행했다. 또 그 이면에는 새로운 정당을 모색 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과 대권 후보를 꿈꾸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의 이러한 우려와 예상은 일단 정치권의 반응일 뿐인 것 같다.누리꾼들은 “이렇게 아름다운 단일화를 본 적이 없다. 출마를 포기한 안철수 교수도, 박원순 변호사도 모두 큰 짐을 짊어지게 됐다. 정말 오랜만에 뭉클해서 눈물이 난다”며 안철수의 선택을 높이 평가했다.

   
백형모 남도매일 편집국장

또다른 누리꾼은 “안철수는 자기 위치와 할 일이 무엇인지 잘 아는 사람 같다”며 “정치인이 돼서 흰머리가 나고 괴물처럼 늙어가는 모습을 보기 싫었는데 다행이고 멋지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평가를 종합하면 보듯 우리 국민은 현실 정치에 뭔가 커다란 불만이 있는 것이 확실하다.어떤 누리꾼이 안철수를 평가했던 말을 되새겨 보고 싶다. 

“(그는) 자신의 몫이 아닌 것에 욕심을 부리지 않은 진짜 대인배다”

이 말 속에는 현실 정치인들은 자기욕심만을 챙기는 소인배라는 뜻이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