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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안철수, 결국 대권행? 여야 ‘주판알 튕기기’ 분주

최봉석 기자 기자  2011.09.06 17:2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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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지지율 1위를 기록했던 안철수(사)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6일 서울시장 불출마를 선언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박 상임이사가 출마하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안 원장이 사실상 박 상임이사에 대한 공개 지지 입장을 밝힌 셈이다.

안 원장은 이 자리에서 후보단일화 배경에 대해 “박원순 상임이사가 우리사회에 헌신하면서 시민사회 운동의 새로운 꽃을 피우면서 서울시장직을 누구보다 잘 수행할 수 있는 아름답고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이번 서울시장 보선에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이 이처럼 서울시장 불출마를 천명하면서 그의 향후 ‘정치적 행보’에 대해 여야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여의도 정가는 당장 주판알 튕기기에 바쁜 모습이다.

안 원장은 대선출마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지금은 서울시장 문제로 고심하고 있어 (대선 출마를) 고민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안 원장이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피력한 뒤 일부 언론매체를 통해 드러낸 ‘구체적인 정치관’을 미뤄볼 때 서울시장 보다는 더 큰 물로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다시 말해 차기 대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는 시각이다.

안 원장은 지난 4일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서울시장 예상후보) 여론조사 결과 내가 두 배 차이로 1등을 한 것은 나에 대한 지지라기보다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나를 통해 대리 표현된 것”이라면서 “기존 정치권이 제발 자각했으면 좋겠다”고 여야 정치권에 비판을 퍼부었다.

안 원장의 등장은 여권으로 하여금 ‘반성’과 ‘변화’를 주창하게 했고, 야권은 단일화 가능성과 관련 ‘환영’의 뜻을 피력하며 ‘러브콜’을 시시각각 보냈지만, 그는 오히려 정치권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뒤로 물러서는 길을 일단 선택했다.

‘폭발적인’ 안철수 신드롬에 대해 기성 정치인들과 역시나 다른 행보를 선택하며 또 다른 ‘신드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행보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이유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두 사람의 단일화와 관련, 브리핑을 통해 “야권통합과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향한 큰 진전”이라면서 “두 분의 단일화는 반(反)한나라당 단일대오를 형성해 야권통합을 이루는데 중요한 물꼬를 튼 청신호”라고 높게 평가했다.

반면 안 원장으로부터 직격탄을 맞아 휘청였던 한나라당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좌파 단일화 정치쇼’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김기현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안 원장을 ‘지난 며칠간 국민을 혼란시켰던 강남좌파’라고 칭하며 “안철수 파동은 결국 좌파 단일화 정치쇼로 막을 내렸다. 선거만을 위해 야합한 곽노현식 단일화가 연상된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김 대변인은 “나름대로 신선한 충격을 주는 듯 하던 안철수씨의 본색도 알고 보니 자신이 그토록 비난하던 구태 야합정치인에 다름없음이 확인된 것”이라면서 “위선 좌파는 곽노현식의 선거야합으로 국민을 속이고 현혹하더니, 안철수와 박원순 역시 좌파 야합 정치쇼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안 원장을 맹비난했다.

여의도 정가는 일단 안철수의 ‘한발 양보’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당장 목전에 다가온 선거와 관련, 이해득실을 따지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노련한 정치 전문가들은 그가 차기 대선에 나설 경우를 미리부터 계산하며 재빠르게 주판알 튕기기에 나서는 형국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안철수·박원순 단일화 회동이 알려질 때부터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박 변호사가 나서고, 차기 대선에 안 교수가 나설 것이라는 목소리가 정치권 안팎에서 제기됐었다”면서 “그게 현실화된 것일 뿐”이라고 이번 단일화를 간단하게 정리했다.

안 원장이 만일 일각의 시나리오대로 대선에 전면적으로 등장하게 되면 정말 사태는 상상을 초월하게 될 전망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그의 ‘바람’과 ‘위력’을 감안하면 그는 ‘매머드급’ 폭풍을 불러 일으키며 선두에 나서게 될 것이고, 박근혜 바람과 손학규 바람을 손쉽게 제압하는 가능성까지 여야 정치권은 염두해야 하는 상황이다.

안 원장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안철수 교수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사항으로 떠올랐다. 여야 모두 그의 멘트 하나에 귀를 쫑긋하며 차기 대선 전략을 원점에서 다시 짜야 하는 묘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