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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썩인 코스닥 ‘안철수 출마’ 의미는?

2일 안철수연구소 +14.86% 치솟은 내막

이수영 기자 기자  2011.09.03 13:2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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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 이튿날, 코스닥 테마주가 요동쳤다. 안 원장이 최대주주인 안철수연구소(053800)의 주가는 2일 전일대비 14.86%, 5150원 급등해 3만9800원을 기록했다. 하루 만에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은 셈이다. 이날 거래량도 전일 97만주보다 훨씬 늘어난 261만주, 거래대금은 1028억7900만원을 기록했다.

◆ 최대주주 이름이 ‘간판’

   
 
안 원장은 안철수연구소의 최대주주로 총 372만주, 37.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코스닥 상장법인 1000여개 가운데 최대주주의 이름을 간판으로 내건 유일한 회사다.

10·26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1일 안 원장이 야권 서울시장 후보로 영입될 것이라는 추측이 그의 ‘무소속 출마’ 가능성으로 구체화 된 것이 주가 급등의 원인이었다.

유력 정치인의 출신지나 측근의 지분소유 만으로도 ‘테마주’가 되는 국내 시장에서 이는 당연한 일인 셈이다. 특히 안철수연구소 측은 이날 인터넷에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가 이내 삭제해 투자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증권가에서는 안철수연구소의 기업 펀더멘털이 탄탄하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지난 7월 회사의 2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29억원, 3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49.5%, 84.8% 급증했다.

   
안철수연구소 측이 지난 7월 발표한 2011년 2분기 실적 현황.
HMC투자증권 최병태 연구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16억원에 그친 네트워크 보안 매출액이 올해 5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며 “최근 보안사고 급증으로 관련 수요가 커진 만큼 연간 실적 역시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 “거품 반드시 꺼진다…섣부른 테마주 투자는 毒”

안철수연구소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또 있다. 회사의 핵심 솔루션인 통합보안위험관리(UTM) 장비는 방화벽 등 기존 장비가 복잡한 보안 위협에 개별적으로 대응해 생기는 비용·관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시장성이 유망하다.

최 연구원은 “국내 UTM 시장은 2009년 49.6%, 2010년 47.4% 성장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유망 시장”이라며 “상반기 대형 보안사고가 잇따라 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추가적인 성장 여지도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번 주가 급등은 회사의 성장 가능성과 펀더멘탈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안 원장이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인 것은 분명하지만 본인이 출마 선언을 한 바 없고 출마해도 100% 당선된다는 보장도 없다. ‘테마주’를 믿고 덜컥 투자를 결심했다가 자칫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최병태 연구원은 “회사 펀더멘탈이 견조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급등은 객관적인 펀더멘탈에 기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코멘트를 하기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과거에도 대선테마, 줄기세포 테마 등 투기적 심리를 자극하거나 전혀 상관없는 종목들까지 급등해 투자자들을 울린 사례가 적지 않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거래량이 늘수록 증권사들은 돈을 벌기 때문에 거품이 많이 낀 주식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실체 없는 테마 보다는 실적 호전종목을 발굴하는 게 훨씬 안정적인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