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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시장 훈훈하다고?…하반기, 청년 일자리 줄어든다

김현경 기자 기자  2011.09.02 10:2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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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양호한 고용지표에 대기업들이 채용을 늘린단 소식이 이어지면서 채용시장은 모처럼 훈훈한 분위기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올 하반기 청년 채용시장은 지난해 대비 부진할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www.incruit.com)는 상장기업 429개사의 하반기 대졸신입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전체 채용규모가 전년대비 3.3%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고 2일 밝혔다.

그나마 대기업은 작년보다 늘어난 인원을 뽑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하지만 중견, 중소기업은 전년보다 큰 폭 줄어든 규모의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나타나 기업규모 간 채용 양극화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 일자리의 대부분이 중소기업에서 나온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 청년 일자리는 2010년 하반기보다 줄어들 전망이며, 최근의 대기업 채용증가 소식은 전체 채용시장 상황을 잘못 판단할 수 있는 착시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7일부터 31일까지 ‘4년제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에 대해 주요 대기업을 포함한 상장기업 채용담당자와의 일대일 전화조사로 진행됐다.

우선 채용계획을 물었는데, 전체의 64.6%가 채용에 나설 것이라고 응답했다. 채용을 하지 않는다는 곳은 26.3%였고 아직 채용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곳도 9.1% 나왔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경우 85.1%가 채용을 실시하겠다고 밝혀 높은 비율을 나타냈고, 채용하지 않겠다는 기업은 8.6%에 불과했다.(미정 6.3%)

중견기업 역시 채용실시율이 60.5%로 높은 수준을 보였고 미채용 27.9%, 미정 11.6%로 각각 각각 집계됐다. 중소기업은 채용에 나서는 기업의 비율이 40.0%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고, 채용을 안 한다는 곳이 49.6%로 더 많았다. 계획을 정하지 못한 기업도 10.4% 가량 있었다.

문제는 채용규모. 채용계획을 확정한 390개사가 뽑을 인원은 모두 2만2557명으로 조사됐다. 이는 이들 기업이 지난해 뽑은 2만3336명보다 3.3%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기업규모별로 나눠보면 양극화가 뚜렷하다. 우선 대기업은 올 하반기 1만8831명의 대졸신입을 채용할 예정으로 지난해 채용했던 1만8040명 대비 4.4% 가량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양호한 경영실적에 더해 청년실업난에 대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감이 강조되고 있는 분위기가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중견, 중소기업은 감소폭이 클 전망이다. 특히 중견기업의 감소폭이 크다. 2472명을 채용해 3717명을 채용했던 지난해 하반기보다 33.5%가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도 사정은 비슷하다. 모두 1254명을 뽑을 것으로 나타나 지난해 하반기(1579명)보다 20.6%가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중견, 중소기업 전체를 비(非)대기업으로 봤을 때, 비대기업군(群)은 2010년 하반기 5296명을 뽑았지만 올 하반기에는 3726명 채용에 그친다는 것.

비율로 따지면 전년동기 대비 29.6% 감소다. 지난해 채용규모의 약 3분의 1이 증발한다는 얘기가 된다.

결국 올 대졸신입 채용시장 기상도는 대기업은 ‘맑음’, 중견·중소기업 등의 비(非)대기업은 ‘흐리거나 비’로 요약된다.

인크루트 이광석 대표는 “하반기 채용규모 감소는 최근 들어 국내·외 경제상황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에 따른 요인을 우선 꼽을 수 있으며, 지난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미 충분한 인력을 충원한 데 따른 기저효과(Base Effect)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