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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유형과 가족력, 상관관계 있을까?

최근 5년간 탈모환자 25% 증가, 예방 효과는…

조민경 기자 기자  2011.08.30 16: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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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5년간 국내 탈모환자가 2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는 국민건강보험관리공단이 집계한 것으로 보험대상 환자만 포함돼 실제 환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통상 탈모는 나이가 들수록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 환자 과반수가 20~30대로 젊은 층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중장년층은 탈모가 질환이 아닌 노화의 일부분이라고 생각, 의학적 치료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외모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의 탈모환자가 많이 발생하면서 적극적인 치료 의지를 보이고 있다.

   
대한모발학회 강진수 회장.
이에 대한모발학회는 적절한 탈모 치료를 위해 국내 탈모환자의 유형을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국내 13개 대학병원과 공동으로 1220명의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탈모 유형 및 가족력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결과는 남성이 아버지 쪽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47.1%) 여성은 가족력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것(47.9%)으로 나타났다.

또, 부계 영향이 많은 남성의 경우도 가족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경우가 41.8%로 나타나 남녀 모두 가족 중에 탈모환자가 없어도 탈모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놀라운 점은 30세 이전의 조기 남성 탈모환자의 경우 31.5%가 가족력이 없음에도 조기탈모가 나타났다는 것. 부계 영향도 30.4%로 높았지만 모계 쪽은 조기탈모 발생과의 연관성은 적었다.

이번 조사를 총괄한 대한모발학회 총무이사 이원수 교수는 “지금까지 탈모는 유전적인 영향이라고 알려졌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가족 중 탈모환자가 없어도 탈모가 나타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탈모를 유발할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한모발학회는 또한 남성과 여성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탈모증 분류법인 BASP(BAsic & SPecific Type) 분류법을 제시했다.

이 분류법은 크게 ‘기본유형(Basic type, BA type)’과 ‘특정유형(Specific type, SP type)’으로 나뉜다. 기본유형은 탈모환자 앞머리선(이마선)을 기준으로 L형, M형, C형, U형의 4가지로 나뉘며, 심한 정도에 따라 1~3단계로 분류한다.

특정유형은 윗머리 탈모 부위에 따라 V(Vertex)형, F형(Frontal or Female) 두 가지로 분류되며 심한 정도에 따라 1~3단계로 나눈다.

학회가 국내 탈모환자를 BASP 분류법으로 나눈 결과, 이마선이 후퇴하는 앞머리선 탈모의 경우 남성은 전반적으로 M자형이 가장 많았으며 부계의 영향(36.7%)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버지가 M자형 탈모라면 아들도 다른 유형에 비해 M자형 탈모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여성의 경우에는 전반적으로 가족력의 영향이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마선의 경우 L형이 많았고, 윗머리 탈모의 경우 숱이 적은 형태의 전형적인 여성형 탈모(F형)가 50.5%로 정수리 정중앙의 탈모유형인 V형(14.0%)보다 높았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는 향후 환자의 탈모 진행을 예측하고 그에 따라 적절한 치료계획을 세우는데 있어 의미가 크다”며 “가족력이 없더라도 탈모의 징후가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고 적절한 의학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대한모발학회는 아직까지 탈모(증)를 질환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자가 치료로만 해결하려는 환자들이 많음에 따라 탈모에 대한 인식과 치료 등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제1회 그린헤어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대한모발학회 강진수 회장은 “가을은 호르몬 변화와 여름철 야외활동으로 인한 모발손상으로 탈모가 심해지는 계절”이라며 “탈모가 심해지는 가을이 ‘그린헤어 캠페인’을 시작하기에 적절한 때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어 “올바른 탈모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많은 환자들과 질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대한모발학회 강진수 회장, 이원수 총무이사, 최광성 재무이사와의 일문일답.

-많은 환자들이 탈모방지 샴푸 등 자가 치료 방법을 이용하고 있는데 실제 탈모방지 효과가 있나.
▲약물치료를 동반하거나 두피 청결, 영양 공급 측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탈모방지 샴푸만으로는 탈모 치료 효과는 없다고 본다. 특히 탈모 진행 속도가 빠른 경우 모발 재생은 더욱 어려워진다. 탈모치료에 대한 이해 부족과 자가 치료 선호로 전체 탈모방지 시장에서 의학적으로 검증된 치료방법이 차지하는 비율은 미비한 수준이다. 탈모치료에 있어 효과가 입증된 약은 먹는 약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알파트리디올, 바르는 약 미녹시딜뿐이다.

-탈모 치료약은 성욕을 감소시키고, 먹다가 중단하면 머리가 더 빠진다고 하는데 사실인가.
▲피나스테리드(경구용)로 실험한 결과, 위약(가짜약)을 복용한 사람과 부작용의 큰 차이가 없었다. 성욕감퇴로 복용을 중단한 경우는 1%에 불과했다. 또 치료 중단 시 탈모가 심해진다고 느끼는 것은 환자들이 약물 복용 전 탈모 상태가 아닌 약물 복용 후 모발이 자라난 상태와 비교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