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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삼구 구자관 대표 “석사논문, 근로자분들에 대한 보답”

삼구아이앤씨 구자관 대표 68세 나이로 경제대학원 석사학위 취득

이지숙 기자 기자  2011.08.30 14:5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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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빠른 정년퇴임으로 향후 인생을 고민하는 근로자 분들을 보고 그분들을 위해 뭔가 사회적 이슈가 될 수 있는 아젠다를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이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삼구아이앤씨 구자관 대표가 바로 그 주인공. 올해 68세인 구 대표는 2004년 용인대학교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2009년 서강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해 올해 석사학위를 받았다. 68세 나이에 졸업하면서도 논문이 ‘우수논문’으로 선정되는 등 뜻깊은 졸업을 맞은 구자관 대표를 만나 만학도의 길을 걷게 된 배경에 대해 들어 보았다.

   
구자관 대표는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정년퇴임 제도에 따라 퇴임 후 20년을 직장 없이 보내게 된다”며 “고령인력 활용방안을 모두가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구자관 대표의 학업에 대한 도전은 어린시절 학업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아쉬움이 가장 컸다. 구 대표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야간고등학교를 졸업한 것이 학력의 전부였던 만큼 대학이라는 곳에 한번쯤 다녀보고 싶었다”며 “2004년 그 기회가 찾아왔고 수시모집을 통해 용인대학교 경찰행정학과에 입학하게 됐다”고 전했다.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파견기업과 연관된 경찰행정학과에서 4년간 공부하며 구 대표는 근로자들의 실질적인 삶에 대해 더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 그리고 ‘삼구아이앤씨’를 지금까지 이끌어준 청소, 경비, 비서 등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을 위해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고 싶었다. 그가 찾아난 가장 큰 문제점은 고령화세대임에도 너무 빠른 정년과 고령인력 활용에 대한 정책이 전무하다는 것이다.

그는 “평균연령이 80.3세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58세에서 65세 사이에 정년을 두고 있어 퇴임 후에도 20년을 직장 없이 보내게 된다”며 “우리 같은 파견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은 얼마 되지 않는 퇴직금으로 80세까지 살아나간다는 것 자체가 준비돼있지 않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장수가 재앙’이 될 수 있는 현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사회, 국가, 지역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시작했다. 그리고 사회적인 이슈가 될 수 있는 아젠다를 제시하기 위해 66세에 또다시 대학원에 도전했다.

“석사학위에 대한 욕심보다는 1만2000명의 삼구아이앤씨 직원들이 회사를 떠난 뒤 겪는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도전을 시작했다”고 밝힌 그는 “그것이 하나의 논문이라면 더 좋을 것 같아 경제대학원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시작된 구 대표의 논문 ‘고령인력의 활용방안에 관한 연구’는 좋은 평가를 받고 지난 17일 열린 학위수여식 때 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그는 논문을 통해 노인에 대한 인식이 전환돼야 하고, 임금피크제ㆍ정년폐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노인을 위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를 위해 노인케어, 실버사업, 노인 아르바이트 등의 분야해서 일자리 창출, 고령자 취업교육, 임금구조 개선, 정년제 폐지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구 대표는 “우리 회사 직원 가운데도 50세 이상이 4000명에 달하며 이들이 능력, 갖고 있는 경험 등이 매우 중요함에도 파견업 특성상 해당 기업의 나이제한을 따를 수밖에 없다”며 “이들을 위한 고령인력 활용방안을 모두가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