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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롯데백화점 추락사 막을 수 있었다

3년 전 리모델링공사 때 보강공사 했다면(?)

김성태 기자 기자  2011.08.30 12:0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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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롯데백화점 광주점에서 발생한 20대 주차요원의 안타까운 죽음이 논란이 되고 있다.

주차요원인 백 모씨가 왜 이 백화점의 고광후 점장의 차량을 운전했는지. 또 하루에도 수백명의 많은 고객들이 찾는 백화점 건물의 안전시설은 허술했고 이런 낭떠러지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사고 이후 비로소 알게 됐다니 기가찰 일이다.

◆외양간 미리 고쳤다면?

지금 롯데백화점은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기에 야단법석이다. 사고로 안타까운 젊은이의 목숨을 잃고서야 주차장 건물 등 취약 부위에 대한 외벽 강화 공사에 들어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롯데백화점 측은 사고 발생 건물이 1997년 지어진 것으로 현행 개정된 주차장법 적용을 받지 않아 관련 규정상 문제는 없으나 사고가 발생한 만큼 신속히 외벽 강화 공사에 들어가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젊은이의 죽음을 미연에 막을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민다.

사고가 발생한 롯데백화점은 첫 완공 이후 10년만인 2008년 10월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를 실시했다. 10년 된 건물로 노후 된 건물을 보강하고 매장을 옮기는 공사였다.

무려 6개월에 걸친 대대적인 리모델링 공사로 새롭게 단장하고 전국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의 명품백화점이라고 홍보했었다.

이런 대대적인 공사도 매장 늘리기에 몰두했지 고객 안전은 뒷전이었던 셈이다.

주차장법 시행규칙이 2008년 2월 개정되었으니 조그만 관심을 뒀다면 이런 사고는 막을 수 있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지금 와서 백화점 측은 “건물 골격을 바꾸는 공사가 아니라 매장을 옮기는 내부 공사였다”고 말하고 있지만 지금 고치는 외양간을 왜 그때는 고칠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묻고 싶다.

◆주차요원이 점장 차 왜 운전했나?

이번 뜻하지 않은 사고로 목숨을 잃은 백 모씨는 몸이 불편한 부모님을 대신해 생활비와 자신의 대학 등록금 등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던 착한 아들이었다.

더욱이 누나의 결혼식을 2달여 앞두고 이 같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주차용역 직원인 백씨가 이 백화점 고광후 점장의 차를 세차하러 지하 3층 스팀세차장으로 가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사고 발생 시 백화점 관계자는 “백씨가 백화점 내부 차량을 대리 주차하다가 사고가 난 것 같다”고 밝혔다.

나중에 취재가 본격화 되고 내부 차량은 이 백화점 고광후 점장이 평소 이용한 업무용 차량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그러면 주차요원이 왜 점장의 차를 몰고 세차까지 해야 했을까. 그의 업무가 분명 아니었다. 예상컨대 이런 경우가 이번이 처음은 아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에 대해 백화점 측은 “차량 기사가 따로 있는데 왜 백씨가 운전했는지 모르겠다. 바쁘다보면 대신 업무를 도와주는 경향이 많아 그런 차원에서 운전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된다.”항변하고 있다.

◆죽은 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갖췄으면?

롯데백화점 광주점이 이날 오전 이 같은 사망사고가 발생했지만 오후 1시가 넘도록 까지 사고 주차장을 통제하지도 않고 고객들을 맞았다 한다.

뒤늦게 알게 된 고객들은 어처구니없다는 반응들이다. 사람이 죽어 나가는데 태연하게 장사를 했다는 사실에 고객들은 화를 내고 있다.

백화점 측은 “사고 사실을 내부 방송을 통해 고객들에게 알렸고, 단순한 사고로 그 부분만 통제하면 되지 영업중단까지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건물 붕괴 위험이 있다든지 긴박한 상황이 아니어서 정상적으로 영업을 계속했다는 것이다.

백번 백화점 측 입장을 이해한다. 그러나 백화점 말처럼 단순한 사고였다지만 착한 아들이 숨졌고, 조금 전까지도 같이 일다던 동료가 주검이 되었다면 영업에 끼치는 영향을 우선하지 말고 발 빠르게 사고를 수습하고 죽은 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췄다면 미움은 덜할 것이다.

◆발뺌하던 것과 달리 빠른 합의 돌출

롯데백화점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유가족들과 도의적인 차원에서 합의했다고 한다.

백화점 측은 “유가족이 원하는 수준으로 합의했으며,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알려왔다.

또 “배려 차원에서 백모 씨 부모들의 직장을 차후에 마련해 줄 예정이며, 직원들 역시 백씨를 돕기 위한 모금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런 사고들 중에 아마 가장 빠른 시일에 합의한 것이다’고 흐뭇해하는 백화점 측 입장을 보면 죽은 백씨가 고광후 지점장의 차량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또 지금까지 롯데백화점에서 이런저런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백화점 직원이 아니라 협력업체 직원이라 관여할 상황이 아니다’ 등 빠져나가기 일쑤였던 것과 비교하면 참으로 대조적이다.

그러나 천만다행이다. 빠른 시일에 사망자와 유가족 등을 위한 충분한 합의가 이루어진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